도서 소개
아파트가 빽빽하게 서 있고 시끄럽게 빵빵거리는 자동차가 다니는 도시를 푸근하게 안아주듯 단단하게 버티고 있는 산. 그 산은 도시에 지친 아이와 아빠의 마음을 달래주는 푸근한 고향과도 같은 곳이고 도토리 나무와 청설모의 삶터이기도 하다. 그 산에 찾아온 가을을 솔이와 아빠가 만나러 간다.
저녁 노을보다 더 선명한 단풍잎의 붉은 빛, 여름내 타오르던 노란 햇빛을 닮은 눈부신 은행잎, 그리고 서서히 잎과 열매를 떨구며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들의 갈색빛, 흙색깔을 닮아가는 일년초 풀잎들의 황토빛까지 가을을 감싸고 있는 풍부한 색채들이 제일 먼저 눈을 반긴다.
조용하던 산은 솔이와 아빠의 등장으로 온갖 소리로 가득찬다. 즐거운 솔이와 아빠의 이야기 소리, 와사삭와사삭 밟히는 낙엽들, 인기척에 후다닥 도망가는 청설모의 파득거리는 소리, 아빠가 흔드는 나뭇가지들이 내는 웃음소리, 나무들을 찾아와 긴 소식을 전하는 가을 바람의 목소리까지... 흥겹기 그지없다.
읽고 나면 아이의 손을 잡고 근처의 약수터라도 함께 올라가 아름다운 색과 소리로 가득찬 가을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그림책이다. 거친듯 하지만, 산의 오밀조밀한 모습을 세밀하게 표현한 장면들과 연필선이 그대로 살아있는 그림이 유쾌한 웃음 소리를 담고 있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