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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쇼의 하이쿠
민음사 | 부모님 | 202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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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민음사 세계시인선 35권. 마쓰오 바쇼 대표 시선집. 세상에서 가장 짧은 운문의 형식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일본의 '하이쿠'는 열일곱 자의 정형시다. 5·7·5의 음수율로 이루어진 이 짧은 시를 보고 작품의 제목이나 시구의 하나로 오해하는 일도 있다. 그러나 가장 함축된 문장으로 이끌어 내는 상상력과 단어를 갑작스레 툭 던져 일으키는 감각은 무엇보다도 풍성하다. 그 안에서 저절로 떠오르는 삶과 자연의 진리는 읽는 이로 하여금 방 안에 앉아서도 우주를 느끼게 한다. 마쓰오 바쇼는 이러한 하이쿠를 완성한 '시성(詩聖)'이라 불린다.

짧은 길이 외에 하이쿠의 두 가지 특징은 바로 계절을 나타내는 '계어'와 작중 한 부분을 끊어 의도적인 단절을 만들어 내는 조사 혹은 조동사 '기레지'(切字, 끊는 글자)다. 이러한 단절은 뜬금없고 어리둥절할 수 있으나, 문장 사이에 커다란 빈 공간을 만들어내 곱씹어 볼수록 상상력을 극대화한다. 이 책은 작품을 사계절로 분류하여 배치하고, 작품마다 계어와 시에 대한 해설을 덧붙여 처음 하이쿠를 접하는 독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출판사 리뷰

"바쇼의 하이쿠는 '정적(靜寂)의 꽃'이다." ― 옥타비오 파스(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 하이쿠를 완성한 '시성' 마쓰오 바쇼 대표 선집
열일곱 글자에 담긴 인간과 자연의 진리

● 영국의 셰익스피어, 스페인의 세르반테스가 있다면, 일본에는 마쓰오 바쇼가 있다


"바쇼의 하이쿠는 정적의 꽃이다."
―옥타비오 파스(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민음사 세계시인선 35번으로 마쓰오 바쇼 대표 시선집 『바쇼의 하이쿠』가 출간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운문의 형식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일본의 '하이쿠'는 열일곱 자의 정형시다. 5·7·5의 음수율로 이루어진 이 짧은 시를 보고 작품의 제목이나 시구의 하나로 오해하는 일도 있다. 그러나 가장 함축된 문장으로 이끌어 내는 상상력과 단어를 갑작스레 툭 던져 일으키는 감각은 무엇보다도 풍성하다. 그 안에서 저절로 떠오르는 삶과 자연의 진리는 읽는 이로 하여금 방 안에 앉아서도 우주를 느끼게 한다. 마쓰오 바쇼는 이러한 하이쿠를 완성한 '시성(詩聖)'이라 불린다.

고요한 연못
개구리 뛰어드는
물소리 퐁당
― 본문에서

수선화와
새하얀 장지문의
화사한 반광
― 본문에서

16세기부터 17세기는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는 역사적 전환기였고, 세계 문학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작가들이 갑자기 나타났다. 스페인에서 세르반테스가 등장하여 종전의 기사도 문학을 비틀며 불후의 걸작 「돈키호테」를 남겼고, 영국의 셰익스피어는 자신이 속한 시대를 넘어서는 인간의 모든 원형을 담았다고 일컬어진다. 특히 셰익스피어는 14세기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소네트라는 정형시 형식을 가져와 150여 편의 소네트를 남겼는데, 이후 이 형식 자체가 '셰익스피어 소네트'로 완성되었다. 일본의 마쓰오 바쇼는 이들보다 한 세대 정도 늦게 태어났으나, 그 역시 '하이쿠'라는 장르를 완성하였고 이후 일본은 물론 영미권을 비롯한 세계의 여러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바쇼도 사회문화 관계가 큰 변화를 겪는 에도 시대 초기라는 역사적 격랑 속에서 태어날 수 있었던 거장인 것이다.
평범한 하이쿠 시인으로 시작하였으나, '인생 자체가 방랑'이라 여기며 거칠고 소박한 방랑 시인으로서 인생의 후반부를 살아 낸 바쇼는 "마음을 늘 수양하여 사물을 대한다면 그 마음의 빛깔이 바로 하이쿠가 된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바쇼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하이쿠는 얕은 언어 유희의 수준을 벗어나, 내용과 형식의 모든 면에서 한 단계 높은 차원의 문학 형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꽃에 들뜬 세상
내 술은 허옇고
밥은 거멓다
― 본문에서

모란 꽃술 깊숙이
헤집고 나오는 벌의
아쉬움이여
― 본문에서

20세기 초 미국의 대표 모더니스트 시인이자 '이미지즘'을 주창한 에즈라 파운드는 하이쿠에 깊은 영향을 받은 작가 중 하나다. 그의 대표 시 「지하철 정거장에서」는 "군중속에서 유령처럼 나타나는 이 얼굴들,/ 까맣게 젖은 나뭇가지 위의 꽃잎들."이라는 단 두 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하이쿠를 차용하여 시적 상상력을 극대화한 것이다. 파운드 외에도 옥타비오 파스를 비롯한 스페인어권 작가들과 비트 제너레이션 작가들 역시 하이쿠를 읽는 데서 나아가 직접 짓기까지 하는 등 큰 영향을 받았으며, 『호밀밭의 파수꾼』의 작가 J. D. 샐린저는 자신의 단편에 바쇼의 작품을 직접 인용하기도 했다.

달은 빠르다
가지 끝은 빗물을
머금은 채로
― 본문에서

파초에 태풍 불고
물대야에 빗소리
듣는 밤이여
― 본문에서

● 혼란스러운 시대에 던지는 가장 단순한 삶의 진실

"소나무에 관한 것은 소나무에게 배우고 대나무에 관한 것은 대나무한테 배워라."
―마쓰오 바쇼

짧은 길이 외에 하이쿠의 두 가지 특징은 바로 계절을 나타내는 '계어'와 작중 한 부분을 끊어 의도적인 단절을 만들어 내는 조사 혹은 조동사 '기레지'(切字, 끊는 글자)다. 이러한 단절은 뜬금없고 어리둥절할 수 있으나, 문장 사이에 커다란 빈 공간을 만들어내 곱씹어 볼수록 상상력을 극대화한다. 이 책은 작품을 사계절로 분류하여 배치하고, 작품마다 계어와 시에 대한 해설을 덧붙여 처음 하이쿠를 접하는 독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녹초가 되어
여숙 찾을 무렵이여
등꽃송이
― 본문에서

고양이 사랑
끝날 적 침실에는
으스름 달빛
― 본문에서

계절의 변화는 일본 전통 문학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소재인데, 바쇼는 이를 한 차원 끌어올려 자연의 삼라만상이 변화하는 것을 찰나로 잡아 영원으로 삼고자 했다. 그리고 모든 변화하는 것의 본질은 바로 살아 있다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하이쿠로 읊었다. 그에게 자연은 어떠한 상징의 소재가 아니다. 소나무와 대나무를 앞에 두고 절개라는 관념을 덧씌워 볼 것이 아니라 사물 그 자체에 파고들어 세상에 존재한다는 그 자체의 고귀함을 보는 것, 이것이 바쇼의 하이쿠다.

자세히 보니
냉이꽃 피어 있는
울타리로다
― 본문에서

파를 하얗게
씻어서 쌓아 놓은
매운 추위여
― 본문에서

사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벗어 던지고 보면, 고귀하고 천한 것의 차이는 없으며 늘 접하는 작은 존재, 속하디 속한 일상의 아름다움이 보인다. 본질을 글로 남기는 것은 고대부터 지금까지 매 시대 글 쓰는 이들의 영원한 바람이고 과제다. 정보가 너무 많은 시대, 읽어야 하고 보아야 하는 것이 너무 많아질수록 사람들이 진정으로 느낄 수 있는 진실은 오히려 일상적인 곳에 가장 단순한 모습으로 깃든다. 바쇼는 모든 꾸밈과 부연을 덜어 내어 아주 작고 단단한 고갱이만 남겼다. 지금 읽고 쓰는 모든 이들에게 300여 년 전의 짧은 시편들이 여전히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이유다.

이 가을엔
왜 이리 늙는가
구름에 가는 새
― 본문에서

산 채로다가
한 덩이로 꽁꽁 언
해삼이여
― 본문에서

동양 사상을 통해 당대의 미니멀리즘의 한계를 돌파한 세계적인 화가 이우환은 이 책을 추천하며 "바쇼의 하이쿠는 마치 하늘이 어느 순간 살짝 열렸다가 닫히는 것을 본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며 "일상의 광경을 반짝 열어 보이는 문"이라고 했다. 또한 소박하고 힘 있는 화풍으로 잘 알려진 민중 목판화가 이윤엽의 작품이 함께 있어, 하이쿠의 풍미를 더욱 풍부하게 즐길 수 있다.

방랑에 병들어
꿈은 마른 들판을
헤매고 돈다
― 본문에서, 마쓰오 바쇼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시




따갑게 쬐는

햇살은 무정해도

바람은 가을

  작가 소개

지은이 : 마쓰오 바쇼
하이쿠의 완성자이며 하이쿠의 성인이라 불리는 마쓰오 바쇼는 에도 시대 전기에 해당하는 1644년 일본 남동부 교토 부근의 이가우에노에서 하급 무사 겸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본명은 마쓰오 무네후사이고, 어렸을 때 이름은 긴사쿠였다.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뜨자 곤궁한 살림으로 인해 바쇼는 열아홉 살에 지역의 권세 있는 무사 집에 들어가 그 집 아들 요시타다를 시봉하며 지냈다. 두 살 연상인 요시타다는 하이쿠에 취미가 있어서 교토의 하이쿠 지도자 기타무라 기긴에게 사사하는 중이었다. 친동생처럼 요시타다의 총애를 받은 바쇼도 이것이 인연이 되어 하이쿠의 세계를 접하고 기긴의 가르침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요시타다가 25세에 갑자기 병사하자 충격을 받은 바쇼는 고향을 떠나 교토로 갔다. 이후 20대 후반까지의 행적은 밝혀진 바가 없다. 교토의 절에 머물며 불교 공부와 참선 수행을 했다는 설도 있다. 31세에 바쇼는 스승 기긴에게서 하이쿠 작법서를 전수받음으로써 독립된 하이쿠 지도자가 될 자격을 인정받았으며, 이해에 교토 생활을 접고 걸어서 지금의 도쿄인 에도로 향했다. 에도의 번화가 니혼바시에 도착한 그는 상점의 서기 일을 하거나 다른 시인의 하이쿠 문집을 필사해 주며 생계를 이었다. 에도 시내의 상수도 공사장에서 4년간 일하기도 했다. 이 사이에 하이쿠 습작생들이 하나둘 그의 밑에 모이기 시작했다. 언어유희에 치우친 기존의 하이쿠에서 탈피해 문학적인 하이쿠를 갈망하던 이들이 바쇼에게서 진정한 하이쿠 시인의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산푸, 기카쿠, 란세쓰, 보쿠세키, 란란 등 수십 명의 뛰어난 젊은 시인들이 바쇼의 문하생으로 모임으로써 에도의 하이쿠 문단은 일대 전기를 맞이했다. 이 무렵 시가 궁정의 귀족들 사이를 떠나 무사와 상인들 속으로 파고들었기 때문에 바쇼의 문하생들은 다양했다. 왕실의 일원이나 의사들도 있었으며, 전직 무사, 화가, 쌀장수, 감옥에 갇혔다 나온 이들도 있었다. 본격적으로 하이쿠 지도자의 삶을 시작한 바쇼는 에도의 하이쿠 문단에서 나날이 명성이 높아 갔다. 부유한 문하생들의 후원으로 더 이상 노동을 할 필요가 없었고, 문학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안정된 생활이 보장되었다. 서른일곱 살에 '옹'이라는 경칭을 들을 정도로 하이쿠 지도자로서 성공적인 삶을 누렸다. 그러나 37세에 바쇼는 돌연 모든 지위와 명예를 내려놓고 한겨울에 에도 접경을 흐르는 스미다가와 강 건너 후카가와의 작은 오두막으로 은둔해 들어갔다. 그곳은 해수면과 높이가 같은 저지대로 도쿄 만에서 끊임없이 불어오는 바람과 거친 물결에 노출된 지역이었다. 심한 태풍이 불 때는 대피해야 하고, 식수도 배로 실어다 주는 물에 의지하는 거칠고 척박한 땅이었다. 성공의 궤도에 오르기 시작할 무렵 갑자기 모든 것을 버리고 변두리로 은둔해 들어간 것은 하이쿠 지도자로서 자살행위나 다름없었다.문하생 한 명이 파초 한 포기를 마당에 선물함으로써 오두막은 '파초암(바쇼안)'으로 불리게 되었고, 바람에 잘 꺾이는 파초를 무척 사랑해 바쇼는 자신의 호를 그때까지의 '도세이'에서 '바쇼(파초)'로 바꾸었다. 해학의 재치와 능란한 언어유희를 겨루는 작품들만 인기가 높던 시대에 바쇼가 목표로 한 것은 정적 속에서 느껴지는 감성, 인생의 고독과 허무, 그리고 영혼의 구원을 시 속에 담는 일이었다. 웃음과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탐구하는 시였다. 그래서 에도의 번화가를 떠나 오직 진정한 문학에 대한 갈구만을 가슴에 품고 파초암으로 들어간 것이다. 다른 하이쿠 지도자들의 눈에는 ‘패배’로 보였지만 바쇼의 문하생들은 후카가와로의 이사를 크게 환영하며 힘을 합쳐 스승의 생활을 지원했다. 바쇼가 문하생들로부터 존경받은 것은 단순히 시적 재능 때문만이 아니라 스승으로서의 실천적 자세 때문이었다. 이 무렵 오니쓰라, 라이잔, 신토쿠, 곤스이 등 뛰어난 시인들이 바쇼의 새로운 하이쿠 운동에 합류했다. 그리하여 바쇼를 통해 본격적인 하이쿠 문학이 탄생하고, 단순한 경구나 번뜩이는 재치가 아니라 시인의 마음에 깃들인 깊은 시상을 17자의 제한된 형식 안에 응축해 표현하는 새로운 세계가 열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일본 문학에서 바쇼는 '방랑 미학의 창시자'로 불린다. 그의 근본 사상은 안주의 거부였다. 문하생들의 후원으로 자신이 원하는 곳에 한적한 거처를 마련하고 시인으로서의 명성도 얻었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그것이 불행으로 작용했다. 화재로 전소된 첫 번째 파초암 자리에 두 번째 파초암이 지어졌을 때가 40세, 그 이듬해부터 바쇼는 오두막을 거점으로 '인생은 곧 여행'이라는 사상을 행동에 옮기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방랑은 생을 마칠 때까지 10년 동안 수천 킬로미터나 반복되었으며, 이 기간에 대표 하이쿠 대부분이 탄생했다. 41세의 가을, 바쇼는 은둔 생활을 박차고 방랑에 나섰다. 42세 여름까지 아홉 달이나 걸린 긴 도보 여행이었다. 이 여행의 핵심만을 기록한 짧은 기행문이 『노자라시 기행』이다. ‘노자라시’, 즉 ‘들판에 버려진 해골’이라고 제목이 붙은 까닭은 여행기 서두에 실린 하이쿠에 있다. '들판의 해골 되리라/ 마음먹으니/ 몸에 스미는 바람'. 44세의 늦가을에 바쇼는 또다시 6개월 동안의 『오이노코부미』 여행을 떠났다. 이제 바쇼의 이름은 일본 전역에 알려졌고, 가는 곳마다 문인들과 습작생들이 모여 그를 중심으로 하이쿠 모임을 열었다. 그리고 46세의 봄, 바쇼는 또다시 긴 방랑을 계획했다. 오쿠, 즉 일본 동북부의 깊숙한 지역들을 도는 대장정이었다. 지난번 여행들에서 가 보지 않은 내륙 오지들을 가기로 한 것이다. 바쇼를 바쇼로 만든 것은 바로 이 여행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2,400킬로미터에 이르는 150일간의 여정을 기록한 『오쿠노호소미치』는 일본 기행문학의 꽃이라 일컬어지며 바쇼의 저서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시와 마음의 여정 『오쿠노호소미치』 여행은 바쇼의 문학 인생의 정점이었다. 여러 대표 시가 이 여행 중에 탄생했으며, 자연과 합일된 순간들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건강은 나빠졌지만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졌다. 속세의 소유와 이름을 버리고 운명을 바람에 맡긴 채 출가자처럼 떠돈 방랑이었다. 여행을 마친 바쇼는 고향과 교토 부근의 여러 장소에서 여행기를 수정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여행의 구체적인 기록이 아니라 시와 산문이 어우러진 독특한 장르의 탄생이었다. 여행기에 실린 하이쿠들은 5·7·5 열일곱 자의 하이쿠가 독립된 시로 훌륭하게 자리 잡는 역사적인 출발이 되었다. 교토 부근의 여러 장소를 전전하던 바쇼는 여행을 떠난 2년 후인 48세의 겨울, 에도로 돌아왔다. 이 무렵 시인으로서 명성을 얻은 문하생들의 세력 다툼과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으로 지친 그는 오두막 문을 닫아걸고 한동안 세상과 절연했다. 51세의 여름, 다시 오두막을 떠나 방랑길에 오른 바쇼는 여행 도중 오사카의 길 위에서 생을 마감했다. 시신은 그의 유언에 따라 생전에 좋아하던 비와코 호수 부근의 절 기추지 마당에 묻혔다.

  목차

1부 봄
2부 여름
3부 가을
4부 겨울
작품에 대하여: 하이쿠와 바쇼(유옥희)
추천의 글: 바쇼의 시(이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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