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민주주의와 인권이 실종된 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질문하는 한국사 5 현대』는 8·15 광복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를 다룬다. ‘현대’ 하면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독재 정권이 떠오르고,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운 4월 혁명, 5·18 민주화 운동, 6월 항쟁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하지만 시민 혁명으로 민주주의를 쟁취한 정치사가 우리 역사의 전부는 아니다. 조국과 가족에 보탬이 되고자 서독으로 떠난 광부와 간호사들이 있었고, 16시간 노동을 감내해야 했던 여공들이 있었다. 장발과 미니스커트로 정권에 대항했던 젊은이들이 있었고, 국민교육헌장을 달달달 외워야만 했던 어린이들이 있었다. 지붕을 고치고, 마을길을 넓히는 데 참여한 농민들이 있었고, IMF 위기 때는 금 모으기 운동에 동참한 시민들이 있었다. 이 책은 굵직한 정치·경제사는 물론 생생하고 감동적인 서민들의 삶의 진면목을 보여 준다.
친일파 청산이 흐지부지 된 이유는? / 대통령을 또 하려고 헌법을 바꾸었다고?
간호사와 광부가 독일로 간 이유는? / IMF 위기는 왜 일어났을까?
가족법 개정을 위해 여성들이 거리로 나갔다고? / 금강산 관광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독재 정권이 고문, 납치를 자행한 참혹한 역사우리 국민에게 해방 후 50년은 어떤 역사로 기억될까? 이승만 독재, 박정희 군사 쿠데타, 유신헌법, 전두환 광주 학살 등 숨 막히는 사건들이 연이어 떠오른다. 이 시기에 권력을 가진 자들은 수많은 사람들을 간첩으로 누명 씌워 사형했고, 정적을 살해했고, 노동 운동을 탄압했으며, 대학생들을 붙잡아 고문했다. 이 책에서는 그 시대의 사건들을 분노에 가득차거나, 원망과 격정에 차서 울분을 토로하며 서술하지 않는다. 슬픔과 부끄러움에 빠져 탄식을 내뱉지도 않는다. 그저, 어떻게 가진 자들이 정의롭지 못한 선택을 했는지, 어떻게 헌법을 고쳐서 영구집권을 꾀했는지 차분한 어조로 설명하고 있다. 불타오르는 분노는 식어 버리기도 쉬우나, 냉철한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면 진실에 더 깊게 접근하고, 쉽게 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민주주의와 인권이 실종된 참혹한 시대에 어떻게 사람들이 살아갔을까 싶은데, 그 시절에도 사람들은 가족과 함께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생일, 졸업식 등 특별한 날에는 온가족이 중국 음식점에 가서 짜장면을 먹었고, 경찰의 단속을 피해 머리를 기르고, 미니스커트를 입었다. 뭐가 잘못된 줄도 모르고 국민교육헌장을 달달달 외웠으며, 일류 중학교에 가기 위해 잠 안 오는 약을 먹어 가며 공부하는 어린 학생들이 있었다. 이렇듯 서민들은 또 하루하루를 살아갔고, 이런 삶들이 모여 우리의 역사가 되었다. 정치사에 편중되어 현대사를 바라보면 역사가 참으로 암울하지만, 사회, 문화, 교육, 경제 등을 통해 역사를 바라보면, 역사가 따뜻하게 느껴지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장점을 잘 살리고 있다.
역사를 통해 현재를 바라본다가난한 가족에게 보탬이 되기 위해, 낯선 땅 서독으로 떠난 광부와 간호사들이 있었다. 그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피땀 흘려 일했고, 외화를 벌어들였다. 그 외화는 가족을 부양하고 나라 경제를 일구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지금,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들어와서 일하고 있는데, 불과 몇 십 년 전 우리나라도 똑같았다는 걸 생각하고, 무시하거나 핍박해서는 안 된다. 베트남 전쟁에 참여하는 건 정의롭지 않은 일이었지만, 한국 군인들은 그런 줄도 모르고 반공에 세뇌되어 애국심을 갖고 전쟁터로 떠났다. 그렇지만 한국 군인이 베트남 양민을 학살한 것은 사실이고, 베트남 전쟁 특수로 우리나라의 경제가 발전했다. 베트남 사람들에 대해 가슴 깊이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다양한 견해를 제시, 판단은 독자의 몫차도 별로 없는데 무슨 고속도로가 필요하냐고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지만, 박정희 대통령은 고속도로 건설을 밀어붙였다. 고속도로 건설로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한 건 사실이지만 너무 급하게 건설해서, 이후에 보수 비용이 건설 비용보다 많이 드는 어처구니없는 현상이 발생했다. 또 새마을 운동을 잘살기 운동으로 알고 있지만, 과연 농촌이 잘살게 되었는지는 의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많은 농민들이 살기가 어려워 낯선 도시로 떠났기 때문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역사책에서 한쪽의 시각으로 사건을 서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 책은 청소년 스스로 여러 견해를 접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질문하는 한국사 1~5권』 시리즈의 특징
1. 역사는 외울 게 넘 많은 과목? 흐름을 꿰면 돼!역사 과목은 구체적인 사실, 지엽적인 정보에 매달릴 필요가 없으며 흐름을 잡는 게 중요하다. 흐름을 잡아서 전체적인 상을 꿰뚫고 있으면 자신감이 생기며, 자신감을 가져야 앞으로도 더욱 재미나게 역사 공부를 할 수 있다. 이 시리즈는 5천 년 역사의 흐름을 꿸 수 있도록 시기별로 굵직한 사건들을 배치하여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2. 역사는 지루한 과목? 흥미진진한 에피소드가 가득!이 시리즈는 총 200개의 질문과 다양한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정보를 많이 제공하는 것을 지양하고, 재미있는 스토리를 담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지식과 정보는 기억에서 사라지기 쉽지만, 극적인 스토리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차례대로 읽을 필요가 없으며, 더 관심이 가는 시대부터, 눈길이 가는 흥미로운 질문부터 먼저 뽑아서 읽으면 된다.
3. 역사는 다 똑같은 거 아냐? 전문가의 디테일을 믿어 봐! 중요한 역사적 사실은 물론 똑같다. 신라가 삼국 통일을 이루고, 왕건이 고려를 세우고,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회군한 사실이 다를 수는 없다. 하지만 전문가가 집필을 하였기에 훨씬 더 디테일이 뛰어나며, 역사학자의 관점도 명확히 드러난다. 이 시리즈에는 전문가만이 쓸 수 있는 참신한 내용이 많이 담겨 있어,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이 보아도 새롭고 흥미롭다.
4. 외워도 자꾸만 까먹는데? 그래서 “왜?”가 중요해!객관적인 사실도 중요하지만, 맥락을 살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사실만을 단순 암기하면 지루한 역사 공부가 되며, 금방 잊어버리기 쉽다.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체화하려면 역사적 사실에 대해 궁금증을 가져야 한다. 청소년들이 단순 사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왜?”에 대해 궁금증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하고, 명쾌한 해답을 준다.
5. 과거 일을 왜 알아야 해? 현재와 미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과거에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고, 시련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잘 알아야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 과거를 배운다는 것은 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익힌다는 뜻이다. 이 시리즈는 특히 현재와의 연관성을 중요하게 느낄 수 있도록 서술하였으며, 어떤 미래를 꿈꾸어야 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