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1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사이타마에서 엿장수를 하던 조선인 청년 구학영이 자경단에 의해 학살당한 사건을 사료와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쓴 창작 이야기이다. 글을 쓴 김종수(1923한일재일시민연대 대표)가 수차례 현장을 방문하여 연구자들과 추도위원회와 인터뷰를 하고, 구학영에 관한 학살을 기록한 사료들과 연구물을 바탕으로 글을 썼으며, 그림을 그린 한지영 작가도 직접 현장을 찾아가 구학영의 묘소를 참배하고 당시의 그림 자료들을 참고하여 삽화를 그렸다.
출판사 리뷰
1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사이타마에서 엿장수를 하던 조선인 청년 구학영이 자경단에 의해 학살당한 사건을 사료와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쓴 창작 이야기이다.
사이타마현의 작은 여관 마시타야(眞下屋)에 장기 투숙하며 엿을 판매하던 구학영은 자경단의 습격을 염려하여 자발적으로 경찰에 보호를 요청한다. 1923년 9월 5일 심야, 요리이 마을 사람들이 구학영을 보호하고 보호하려는 의도를 알아차린 이웃마을 요도무라(用土村)의 자경단이 경찰서로 난입하며 유치장으로 피해 있던 구학영에게 괴성을 지르며 돌을 던지고, 죽창으로 찌르고, 현관까지 끌어내어 살육하였다. 구학영의 온 몸에는 60여 곳의 치명상이 남아 있었다. 구학영은 자신의 피로 유치장 벽에 있던 포스터에 "罰, 日本, 罪無"라는 다섯 글자를 써서 남겼다.
구학영과 마을에서 친하게 지냈던 맹인 안마사 미야자와 기쿠지로는 온몸이 피투성이인 구학영의 시신을 수습하고 마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쇼쥬인(正樹院)에 묻고 묘비를 세웠다. 수천명의 학살피해자 중 오직 사이타마에만 실명의 故강대흥, 故구학영 묘비가 세워져 있다. 지금도 매년 9월 5일에는 구학영과 억울하게 학살당한 조선(한국)인을 추도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 책은 글을 쓴 김종수(1923한일재일시민연대 대표)가 수차례 현장을 방문하여 연구자들과 추도위원회와 인터뷰를 하고, 구학영에 관한 학살을 기록한 사료들과 연구물을 바탕으로 글을 썼으며, 그림을 그린 한지영 작가도 직접 현장을 찾아가 구학영의 묘소를 참배하고 당시의 그림 자료들을 참고하여 삽화를 그렸다.
8월의 마지막 날, 요리이寄居 거리의 저녁 날씨는 여전히 더웠다.
기쿠지로는 지난 해(1922년)부터 수평사 모임에서 구학영을 만난 뒤로 더욱 친해졌다. 구학영이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줄 때마다 늘 기쿠지로는 구학영의 손과 어깨를 안마해 주었다. 하루 종일 엿판을 어깨에 메고, 두 손에 든 큰 가위로 장단을 넣으며 다녔기 때문에 피곤해진 어깨와 손을 주물러 주었다. 구학영과 미야자와 키쿠지로는 그야말로 단짝친구였다.
물놀이를 하다가 허기가 져서 집으로 돌아와 보니 어머니는 옆집 연이의 손톱에 봉숭아 꽃을 백반과 함께 으깨어 아주까리 잎으로 싸매고 무명실로 꽁꽁 묶고 있었다네.
“학영아 너도 해 봐라”하고 연이가 권하길래 “사내가 남사시럽게…”하고 대꾸했지, 그랬더니 어머니는 “백반을 빼고 새끼손톱만 물들이면 금방 물이 빠진단다.”하시며 연이에게 눈을 찡긋하였고, 연이는 내 손을 끌어당겨 양쪽 새끼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여 주었다네. 콩닥거리는 심장소리가 연이에게 들릴까 봐 숨도 제대로 못 쉬었지. 그 시간이 영원했으면 좋았을 것을....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종수
기억과 평화를 위한 1923역사관 관장, 1923한일재일시민연대 상임대표, (전)아힘나평화학교 교장.개여울이 큰 바다의 물결이 되는 것은 멈추지 않는 흐름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간토학살사건 100년에 즈음하여 감추어진 역사를 드러내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 일도 중단되지 말아야 합니다. 진실의 물결을 만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담아내고 싶습니다.
목차
작가의 말
단짝 친구
새벽의 징조
불마귀火魔로 뒤덮힌 도쿄의 거리
바람보다 빨리 퍼지는 유언비어流言蜚語
익숙한 비명, 겹겹이 쌓인 주검들
유언비어를 사실로 둔갑시킨 일본당국
쥬고엔 고짓센 해 봐라!
벌레처럼 죽어가는 조선인
학살의 좀비가 된 요도무라 자경단
센징을 감싸는 걸 보니 서장도 빨갱이다!
‘罰日本罪無’ - 구학영이 남긴 다섯 글자의 의미는?
쿠짱! 여기를 떠나지 말게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