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셋이 있으면 왜 불안한 줄 알아?
꼭 나만 혼자가 되거든.”열두 살 혜슬이는 집에서도 학교에서 외롭다. 나만 사랑할 줄 알았는데 임신한 새엄마, 새엄마 걱정에 나에게는 관심 없는 아빠, 새 친구랑 어울리느라 나를 종종 잊는 단짝 민송이, 나와 민송이 사이에 끼어든 얄미운 전학생 희수! 혜슬이는 ‘셋 중 하나는 외롭다’는 공식을 깨고, 관계 속에서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이 집에서 나만 사라지면 되잖아.”
“나보다 희수가 더 좋아진 거야. 절교해!”
절대 변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던 관계가 달라질 때
흔들리고 불안한 열두 살의 성장통!사람과 친구가 된 인공 지능 로봇을 통해 ‘마음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로봇 친구 앤디》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박현경 작가가 새로운 동화 《셋 중 하나는 외롭다》로 돌아왔다. 이 책은 누구나 공감하는 삼각관계를 통해 절대 변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던 관계가 달라질 때 흔들리고 불안한 열두 살의 성장통을 치밀한 심리 묘사와 빈틈없는 문장으로 담았다.
오랜 친구나 가족처럼 절대 변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 관계가 있다. 그런데 모든 관계는 늘 예상하지 못한 순간 달라진다. 열두 살 혜슬이는 단짝 민송이에게 새로운 친구가 생기면서 민송이의 마음이 달라진 것 같아 불안하다. 게다가 자신만 사랑할 줄 알았던 새엄마가 임신하면서 아빠의 관심마저도 빼앗긴 것 같아 속상하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시시때때로 입 밖으로 끄집어내긴 자존심 상하고 부끄러운 원망과 질투의 마음이 계속 떠올라 괴롭다. 내 마음인데도 잘 모르겠고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도 없다.
작가는 혜슬이의 마음을 미화하거나 순화하지 않고 그대로 드러낸다. 오랜 친구인 자신보다 새로운 친구 희수를 더 챙기는 민송이에 대한 서운함, 민송이 옆에 딱 붙어서 히죽거리는 희수에 대한 얄미움, 진짜 엄마처럼 구는 새엄마에 대한 불편함, 새엄마와의 달콤한 행복에 빠져 친엄마를 아예 잊어버린 듯한 아빠에 대한 원망 등 솔직하고 거침없는 혜슬이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처음에는 혜슬이가 못된 아이라고 생각했던 독자들마저도 혜슬이의 흔들리고 불안한 마음에 공감해 함께 울게 된다.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아이들을 철없고 못된 아이라고 쉽게 규정한다. 하지만 작가는 혜슬이의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선을 예리하게 담아내 독자들이 충분히 공감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모든 행동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음을 들려준다. 특히 이 시기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이제 막 사춘기가 시작된 아이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또한 관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차분히 들여다보고 숨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우리는 내 마음이 왜 그런지 모른 채 화를 낸다.”
글쓰기를 통해 내 마음 들여다보기작가는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놀이터에서 보았던 작은 일화를 통해 들려준다. 놀이터에서 한 아이가 찰흙으로 공룡을 만든다. 아이는 완성된 공룡을 들고 엄마에게로 달려가다 그만 떨어뜨린다. 순간 아이는 애꿎은 엄마를 마구 때리며 운다. 그런데 엄마는 그런 아이를 혼내지 않고 다정하게 다독인다. 너는 엄마가 미운 게 아니라 엄마에게 보여 주려고 만든 공룡이 망가져서 속상한 거지?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금방 울음을 멈춘다.
사실 우리도 이 아이처럼 자신이 왜 속상한지 정확히 이유를 모른 채 화를 낸다. 혜슬이도 왜 자신이 그토록 화가 나는지 모른 채 마구잡이로 감정을 쏟아낸다. 그러다 보니 소중한 관계들이 엉망진창이 되면서 혼자라고 느낀다. 다행히 혜슬이는 변함없이 사랑해 주는 새엄마 덕분에 한결 차분해진 마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한 글을 쓴다.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간 글을 통해 자신이 왜 그토록 화가 났는지를 알게 되자 친구에게 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용기까지 생긴다.
작가는 어린이 독자들에게도 마음이 혼란스럽고 복잡할 때, 차분히 글을 써 보라고 권한다. 내 마음을 솔직하게 담은 글은 복잡한 생각을 정리해 주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있다. 가정이나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어 보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한 글쓰기를 해 보는 것도 좋겠다.
마음이 혼란스럽고 복잡할 때, 왜 그런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고 그걸 글로 표현해 보세요. 글은 아이의 엄마처럼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다독여 주는 힘이 있어요. 그 힘을 통해서 뿌리 깊고 단단한 나무처럼 굳건하게 자기를 키워 나갈 수 있습니다. _작가의 말
십대를 위한 문학 시리즈 <파란 이야기><파란 이야기>는 십대를 위한 문학 시리즈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눈부시게 푸른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를 예리한 시선과 섬세한 감성으로 담는다. 아이들이 읽고 싶은 이야기,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를 차곡차곡 담아 간다.
[001] 굿바이 6학년(최영희 외 글 | 최보윤 만화 | 안경미 그림)
7인 7색 작가들이 맛깔나게 그린 때론 찬란하고 때론 험난한 우리들의 6학년!
[002] 사랑은 처음(이송현 글 | 박냠 그림)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하다가도 복잡한 수학 문제보다 풀기 어려운 우리들의 본격 로맨스!
[003] 비누 인간(방미진 글 | 조원희 그림)
평범한 사람으로 살고 싶은 비누 인간과 낯선 존재가 두려운 평범한 사람들의 슬프고도 치열한 싸움!
[004] 셋 중 하나는 외롭다(박현경 글 | 나오미양 그림)
나, 단짝, 단짝의 새 친구! 삼각관계 속에서 갈등하는 열두 살 혜슬이의 불안한 성장통!

민송이가 요전번에 어디서 들었다면서 얘기해 주었다. 고아원에 들어온 애들 중엔 아빠 엄마 있는 애들도 많단다. 이혼하는 부모 중 누구도 아이를 키우고 싶어 하지 않아서 고아원에 맡겨진 거란다. 들으면서 설마 저 얘기가 진짜일까 했다. 그런 일이 있더라도 우리 부모님은 절대 그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절대 그러지 않을 거라고 자신할 수 있나?
어깨가 축 내려가는 게 느껴진다. 자신 없다.
왜냐하면 내 엄마는…… 새엄마니까.
나는 빽 소리를 질렀다.
“싫어! 난 지금 5학년이야. 5학년에 갓난아기 동생이 생기는 걸 누가 좋아해? 그리고 내가 좋아할지 안 좋아할지 엄마가 어떻게 알아?”
엄마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졌다. 아빠는 난처한 듯 큼큼 기침을 하더니 말했다.
“어허, 윤혜슬, 무슨 말버릇이 그래? 엄마가 아기를 가졌잖아. 이건 경사고 축하할 일이야. 그러니까 혜슬이 넌 지금 축하의 인사말을 해야 하는 거야. 자, 얼른 사과하고 엄마한테 축하한다고 말씀 드려. 어서!”
나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아빠를 쳐다보았다.
“아니, 안 해! 내가 왜 사과를 해야 돼? 난 동생 생기는 거 안 좋아. 싫다고! 난 솔직하게 말한 건데 그게 뭐 어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