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모니터 뒤에 사람이 있다는 걸 기억해!
안전한 온라인 공간을 만드는 법
#트위터 #사이버불링 #인스타그래머블 #팬덤 버스에서 유튜브를 보는 지금, 나는 온라인에 있는 걸까 오프라인에 있는 걸까? 김수아 교수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로 온라인 세계에 대한 우리의 감각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한때는 현실과 먼 별개의 세상, 그래서 ‘가상 공간’이라고 불렸던 온라인 세상은 이제 현실과 분리할 수 없게 되었다. 저자는 오늘날 온라인에서 ‘나’는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지, 어떤 관계 속에 있는지 설명한다. 특히 청소년들이 자주 이용하는 여러 SNS의 특징과 온라인 커뮤니티 문화를 분석하며, 매일같이 디지털 미디어를 이용하면서도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관계들과 그 안에 담긴 감정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저자가 계속해서 강조하는 것은 ‘디지털 안전’이다. 악성 댓글과 혐오 표현, 가짜 뉴스 등 온라인 공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청소년이라고 해서 비껴가지는 않기 때문이다. 지금의 청소년들은 24시간 온라인에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만큼 청소년들이 온라인이라는 일상에서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법을 터득하도록 안내한다. 저자는 ‘모니터 뒤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힘주어 말한다. ‘비대면’이라는 온라인의 특성은 종종 그 사실을 잊게 만드는데, 바로 그 지점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안전은 모니터 너머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통해 가능하다고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디지털 시민성에 대한 논의로 나아간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SNS를 통해 공유된 순간은 타인의 생활 중에서 매우 행복하고 특별한 순간이라서 이를 기준으로 내 일상을 비교하고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반응 편향이 일어나면 저 사람은 돈이 많아서 늘 행복하고 여유롭고 여행을 다닌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속 모습을 그 사람의 속성 자체로 생각해 버리고는 상대적 박탈감이나 질투를 느끼지요. (44~45면)
온라인 공간이 오프라인 공간과는 다른 해방감을 주는 것은 분명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침해해도 괜찮다고 여겨져서는 안 됩니다. 단순히 온라인에서 바른말 고운 말을 쓰자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말의 문제라기보다, 내가 온라인에서 어떤 사람인가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60면)
알고리즘 너머를 고민하는
능동적인 수용자가 되려면
#필터버블 #에코체임버 #딥페이크 #가짜뉴스 청소년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비판적이고 능동적인 이용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온라인 공간의 주요 특징을 설명한다. 유튜브 등의 개인 방송이 기존의 언론과 어떻게 다른지, 가짜 뉴스는 어떤 특성을 가졌는지, 알고리즘이 어떻게 정보를 편향적으로 제공하는지 등 오늘날 온라인 공간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들을 세세히 알려 준다. 특히 청소년들이 주로 접하는 SNS 기반의 뉴스 사이트와 유튜브를 비판적으로 살펴본다. 온라인 공간의 정보를 분별 있게 받아들이는 법을 안내하며, 청소년들이 온라인 공간의 위험은 피하고, 장점은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이끈다.
사람들은 온라인 공간에서 내 취향에 맞는 콘텐츠, 비슷한 주장을 담은 콘텐츠를 계속해서 접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는 유튜브 알고리즘 기술의 영향도 크지만, 갈등을 피하고 싶어 하는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선택도 있다. 그러나 저자는 청소년들에게 온라인에서 정보를 얻을 때에는 다양한 의견을 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하고만 소통하는 것이 취향의 영역에서는 문제가 없겠지만,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의 경우라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이기에, 알고리즘이 이끄는 대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대신,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다양한 생각을 접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추천 알고리즘은 도처에 존재합니다.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등의 서비스는 취향 기반의 추천을 통해 내가 보고 싶어 할 만한 영화와 드라마를 알려 줍니다. 내 취향에 맞추어 추천된 콘텐츠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다른 것에 눈 돌릴 틈이 없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계속 보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세계를 좁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요. 단순히 취향의 범주만이 아니라 정치적 의견이나, 사회적 판단에 있어서 생각의 범주가 좁아진다면 정말로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107면)
함께 만드는 온라인 공간
저항과 참여의 디지털 시민성
#AI #딥러닝 #정보격차 #집단지성 최근 국내 스타트업이 개발한 AI 챗봇이 혐오 발언을 내뱉어 논란이 되었다. 해외의 한 이미지 AI는 남성 이미지를 출력할 때는 정장을 입은 이미지를 내보내지만, 여성은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모습을 출력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은 AI가 학습하는 것이 결국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세계를 기초로 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에서 보듯, 저자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자동적으로 멋진 세계를 가져다줄 수는 없다고 말한다. 더 나은 온라인 공간, 행복한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수아 교수는 온라인 공간에서 시민 정신이 발휘된 사례들을 소개하며, 디지털 시민성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제도가 폐지되고, 연예와 스포츠 뉴스의 댓글 기능이 사라진 데에는 온라인 문화를 비판적으로 고민한 시민들의 역할이 컸다. 미투 운동과 아이스버킷 챌린지 또한 시민들이 디지털 미디어를 긍정적으로 활용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처럼 디지털 공간에서 시민으로 산다는 것은 미디어 산업의 부당한 행위에 저항하고, 차별과 혐오에 대항하며, 더 나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참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전한다.
한편,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청소년이 어떤 세계에 접속해 있는지 막연히 불안해했던 성인에게도 일독을 권한다. 온라인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나면, 온라인 공간이 장밋빛 전망으로 가득한 곳도, 무조건 조심하고 경계해야 할 곳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공간의 모습은 우리 디지털 시민들의 역할에 달려 있다. 이 책을 읽은 모두가 서로에게 든든한 동료 시민이 되어 주기를 희망한다.
최근 페이스북은 혐오 표현과 가짜 뉴스의 진원지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틱톡은 선정성 논란으로 문제가 되고 있지요. 각 업체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자율 규제 장치를 마련하지만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시민들이 이를 비판하고 개선하는 데 열심히 참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시민인 우리는 미디어 산업이 윤리 기준을 만들고 문제를 개선하도록 비판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디지털 시민은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자신의 안전을 보호할 줄 아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디지털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민주적 정치를 위해서 노력할 줄 아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167면)
인터넷 문화가 막 발달하기 시작하던 무렵인 1993년, 미국 잡지『뉴요커』에는 컴퓨터 앞에 앉은 개의 그림이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