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우리나라 최고의 생태 작가 이상권,
조선 호랑이 멸종사를 밝히다!
한반도는 호랑이들에게 저주의 땅이었다!
“호랑이를 이 땅에서 몰아낸 것은 누구인가?”
우리가 외면해온 조선 호랑이 멸종사의 불편한 진실!자연과 환경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여 온 우리나라 최고의 생태 작가 이상권은 이번에 ‘조선 호랑이 멸종사의 불편한 진실’을 담은 청소년 인문교양 『위험한 호랑이 책』을 출간했다.
작가가 된 이후, 호랑이에 대한 책을 쓰는 것이 자신의 ‘숙명’이라고 생각한 이상권 작가는 그간 강한 민족의식 때문에 호랑이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했음을 되새기며 최대한 객관적인 태도로 이 책을 펴냈다. 호랑이의 역사를 제대로 알려주는 책이 없기 때문에 그 누구도 호랑이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한 그가 밝힌 조선 호랑이 멸종사의 ‘불편한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국립생물자원관에서 1만 3,5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동물’ 1위는 바로 호랑이였다. 호랑이는 단군신화부터 평창올림픽 마스코트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동물일 뿐만 아니라 한민족의 얼이 담긴 상징이자 수호신으로 우리 삶에 함께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 호랑이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에 의해 멸종한 것으로 알려져, 지금으로서는 ‘한반도에 호랑이가 살았다’는 사실이 옛날이야기처럼 전해져 내려올 뿐이다.
이상권 작가는 이처럼 우리가 의심 없이 받아들였던 ‘조선 호랑이 멸종’에 관한 믿음을 ‘불편한 진실’로 깨뜨린다. 호랑이를 한반도에서 몰아내고 멸종시킨 가장 큰 원인은 다름 아닌 조선이며, 조선 호랑이 멸종사에 우리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쓰는 내내 마음이 아프고 불편했지만, 그럼에도 이 땅에서 사라져간 호랑이를 생각하며 펜을 들 수밖에 없었다는 이상권 작가의 용기는 독자로 하여금 외면해온 과거에 대한 반성과 미래를 향한 다짐을 불러일으킨다.
모든 생명체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과거를 낱낱이 밝히다!『위험한 호랑이 책』은 다양하고 객관적인 사료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시골에서 나고 자란 작가가 직접 겪은 어린 시절의 이야기와 옛 어른들의 이야기를 곁들여 조선 호랑이 멸종사를 흥미진진하고 무겁지 않게 풀어냈다.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에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가 어떻게 호랑이를 억압하고 멸종시켰는지 다양한 근거를 들어 설명한다.
착호군과 정호군을 편성해 ‘국가적으로’ 호랑이를 사냥했고, 호랑이 사냥을 독려하기 위해 호피공납제를 만들었으며, 호랑이를 타도의 대상으로만 여겼던 시대에 호랑이 멸종을 예상하고 후손을 위해 박제로 남긴 이가 조선인도 아닌 일본인 사업가였다는 사실 등을 밝힌 책을 읽어나갈 때, 어딘지 불편하면서도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호랑이를 가장 사랑한다고 하지만, 호랑이를 멸종시킨 것 역시 우리였다. 부끄럽지만, 그럼에도 모든 생명체가 함께 살아갈 미래를 위해 이 불편한 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불편한 진실을 이제는 밝혀야 해. 우리는 그동안 불편한 진실을 감추려고만 했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 이제부터라도 모든 야생동물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존중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 -작가의 말에서
『위험한 호랑이 책』은 조선 호랑이 멸종사에 우리 책임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히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러한 과거를 기억함으로써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굳은 다짐과 반성의 메시지로 나아간다. 외면해 온 진실을 받아들일 때, 이 땅에 야생동물과 인간이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호랑이들에게 한반도는 저주의 땅이었다는 말로 용기 있게 적어 내려간 『위험한 호랑이 책』, 그 슬픈 멸종사를 함께 따라가 보자.
개간할 땅이 없는 조선 사람들은 물가에 있는 숲을 적극적으로 파헤치기 시작했다. 홍수가 걱정되기는 했지만, 보를 만들거나 둑을 높이 쌓자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다. 문제는 호랑이였다. 그곳은 태초부터 호랑이의 땅이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무조건 땅에 불부터 놓았다. 호랑이한테 선전 포고를 하는 셈이었다.
“이제부터 이 땅은 우리가 접수할 테니, 죽기 싫으면 다른 곳으로 물러나라!”
갑작스러운 불 공격을 받은 호랑이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연기에 질식해 목숨을 잃었고, 불길이 털에 달라붙어 목숨을 잃었다.
호랑이들은 놀라서 달아난 뒤에야 정신을 가다듬고는, 어떻게 해서든 살기 좋았던 자신들의 땅을 되찾으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개간지에서 호랑이와 인간이 자주 충돌했다. 충돌로 인간이 다치면 ‘호환虎患’이라고 하며 모두 호랑이 탓으로 돌렸다.
‘호환’은 조선시대에 가장 많이 쓰인 말인데, ‘호랑이한테 당하는 피해’라는 뜻이다. 그러니 호랑이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당신들 입장 바꿔놓고 생각해보시오. 평화롭게 살고 있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나타나서 당신 집에 불 질러 쫓아냈다고 생각해보시오. 당신들이라면 어떻게 하겠소?”
『조선왕조실록』에는 호환에 대한 기록이 600여 차례 등장한다. 물론 철저하게 인간들 입장에서 작성되었기 때문에 ‘호랑이는 가해자’고 ‘인간은 피해자’라는 식으로 왜곡되어 있다.
조선의 각 마을에서는 겨울이 오면 세금으로 바칠 호피를 마련하기 위해 호랑이 사냥에 나섰다. 사냥하다가 다치면 무조건 호환이라고 기록했으니, 호랑이 입장에서는 아주 부당한 일이었을 것이다.
원래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양측의 의견을 다 들어보고 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인간들은 무조건 호랑이의 포악성만을 과장되게 퍼트리며 자신들의 행위는 정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만약 호랑이가 역사책을 작성했다면 ‘한 해에 인간들 공격으로 죽어간 호랑이가 수천 마리이니, 대체 그 포악한 인간들을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라고 했을 것이다. 심지어 인간들은 덫이나 함정에 걸린 호랑이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상처를 입어도 당국에 호환이라고 신고했다. 그러니 단순하게 ‘17세기에 호환이 가장 많았다’는 식의 통계는 별 의미가 없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17세기에는 조선 인구가 폭발적으로 불어났으며 그와 더불어 전국에서 농지 개간이 실시되었다. 농지 확충은 호랑이들의 땅을 빼앗는 전쟁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러니 인간들도 많이 다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을 두고 ‘호환이 늘어 백성들이 부들부들 떨었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