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일상 언어생활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돌아본다. 오늘날 사회 전반에 난무하는 혐오와 갈등은 결코 우리의 언어생활과 무관하지 않다. 이 책의 저자는 청소년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가는 말들의 톡톡 튀는 재치와 창의적 변주에 놀라고, 편의성과 경제성이 높은 방향으로 언어가 진화되는 것에는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던지는 말 한마디의 무게를 과소평가함에 안타까워한다.
특히 무분별하게 복제되는 혐오와 차별의 언어들이 사회구성원의 사고를 조금씩 물들이는 데 주목하였다. 또 표현의 자유를 방패막이 삼아 막말을 정당화하거나 진지함을 조롱하는 세태도 함께 돌아본다. 말에 담긴 뜻을 한번쯤 되새긴다면 혐오의 말들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들의 아픔에 조금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언어 감수성을 높여가는 동안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고, 우리 사회도 더 아름답게 만들어갈 것이다.
출판사 리뷰
말, 시대를 비추다!
언어생활에 고스란히 투영된 우리 사회의 민낯세간에 유행하는 말들을 살펴보면 당대의 사회 분위기나 주목할 만한 이슈 등을 충분히 짐작해볼 수 있다. 그만큼 말은 시대상을 민감하게 반영한다.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함께 최근 수년간 언어생활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대표적으로 띄어쓰기의 무시, 줄임말, 자음만으로 이루어진 단어표기, 이모티콘 사용의 증가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인터넷에는 요즘 세대가 열광하는 ‘재미’ 추구와 맞아떨어진 온갖 말장난과 신조어들이 빠르게 생성 및 확산되고 있다. 이렇듯 인터넷에 ‘말’을 이용한 온갖 놀이들이 가히 폭발적으로 양산되는 이유는 재밌다고 느끼면 너도나도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가운데 무섭게 복제되고 전파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파 양상이 마치 유전자가 자기 형질을 복제하여 대물림하는 모습과 닮았다 하여 ‘밈(meme)’ 현상으로 불린다. 최근 도쿄올림픽 배구 대표팀의 주장 김연경 선수의 사진을 여러 가지로 재미있게 해석한 말놀이의 유행 또한 전형적인 ‘밈’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청소년과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다채롭게 이루어지는 한글의 재미난 변주들은 그 자체로 한글을 좀 더 풍성하게 한다거나 한글의 위대함이나 창의성을 새삼 느끼게 되는 등의 장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때론 말의 뜻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은 채 오직 재미만 앞세워 너도나도 무한 복제하는 가운데 알게 모르게 차별이나 편견을 조장하고 있는 측면도 있어 우려되는 바이다.
말, 갈등의 싹을 틔우다!
#텍스트밈 #아묻따즐겨 #야민정음 #말장난대잔치무엇보다 청소년들은 또래 친구들을 서로 모방하려는 특성이 강하다. 여기에 ‘재미’까지 있으면 자발적으로 달려들어 무섭게 몰입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언어생활을 넘어 ‘말’을 통해 그들만의 차별화된 문화를 만들어가려는 현상도 두드러진다. 여기에 온라인이라는 환경적 조건은 ‘말’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퍼져나갈 수 있는 최적의 플랫폼이 되고 있다. 마치 게임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듯 너도나도 표현을 복제하여 유행시키는 데 기꺼이 동참하는 동안 다양한 ‘밈(meme)’ 현상이 확산되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청소년뿐만 아니라 최근 다양한 세대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다만 세대별 선호하는 플랫폼이나 언어표현의 차이가 나아가 세대 간 언어분절로 이어지는 양상을 띠는데, 이는 오늘날 세대 간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신구세대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점점 더 첨예해지는 모습이다. 기성세대는 여전히 과거에 갇힌 채 신세대를 어리고 뭔가 가르침이 필요한 대상으로만 생각하며 못마땅해한다. 한편 신세대는 기성세대가 원치 않는 잔소리 폭격에 트집만 잡고 말꼬리 잡기에 급급하다며 때론 무작정 꼰대로 규정하는 식이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이러한 갈등이 비단 세대 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남녀 간의 갈등은 물론, 사회적 약자나 특정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어느새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을 가중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언어’에 있다.
말, 의식을 바꾸다!
무심코 사용하는 말들이 변화시키는 것들에 관하여세간에 떠도는 혐오의 의미가 담긴 유행어들의 상당수는 별다른 악의 없이 복제되는 경우도 많다. 다시 말해 말에 담긴 속뜻에 주목하는 사람이 그만큼 드물다는 뜻이다. 그저 입에 착착 붙고 재미있으면 너도나도 사용하고, 또 내 주변에서 그런 말을 다 사용하면 혹시 내가 그 집단에서 소외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자연스럽게 그 말을 사용하게 되는 식이다.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되었는지 모르는 채 그렇게 혐오의 표현들이 점점 더 일상화되고 문제의식조차 무뎌지는 점은 심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혹여 주변에서 문제제기를 하면 재미로 한 일에 죽자고 달려든다며, 소위 ‘진지충’이나 ‘십선비’ 취급과 함께 조롱을 당하기도 한다. 그저 재미삼아 아무 뜻 없이 한 말에 피곤하게 트집을 잡는다는 이유이다. 하지만 이런 변명은 언어가 가진 힘을 간과한 측면이 적지 않다. 비록 폄하나 혐오의 뜻 없이 재미로 던진 말이라고 해도, 말은 사용하는 사람의 의식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친다. 가랑잎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혐오의 말들은 어느새 우리의 의식마저 혐오로 물들이기 때문이다.
말, 생각하는 힘을 좌우하다!
빈약한 말은 빈약한 사고로 이어진다또래 사이에서 유행하는 몇몇 특정 표현에 매몰된 언어생활로 인해 상대적으로 크게 빈약해진 청소년의 어휘력도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EBS에서 방송된 〈당신의 문해력〉에서도 최근 청소년의 어휘력 저하 문제를 지적하였다. 주로 유행하는 몇 가지 유행어 중심으로 한정된 언어표현, 각종 줄임말들, 이모티콘 사용 등에 익숙해진 나머지 청소년들의 어휘력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장문의 텍스트를 읽어내는 문해력, 독해력 등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외국어도 아니고 태어나 줄곧 사용해온 모국어의 독해력이 떨어지는 것은 실로 심각한 문제다. 어휘력의 부족은 단순히 긴 문장을 읽어내는 능력의 저하로 그치지 않는다. 부족한 어휘력이 진짜 심각한 이유는 이것이 곧 빈곤한 사고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주 사용하는 몇 안 되는 언어에 담긴 편견이나 혐오의 의미가 알게 모르게 의식에 물들어 편협한 사고를 조장하고 차별적 행동으로까지 이어진다면 이는 실로 중대한 사회문제이다. 이 책은 문제 있는 언어표현들을 스스로 정화시킬 수 있는 언중(言衆)의 자정 능력을 훌쩍 넘어선 오늘날 오염된 언어생활의 면면을 들여다보는 한편, 청소년들이 톡톡 튀고 참신하고 창의적인 언어생활을 즐기면서도 품격 있는 개념 충만한 언어생활을 해나갈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해준다.
말, 위대한 힘을 자각하라!
호환마마보다 치명적이고 무서운 설화이제 우리는 말이 가진 위대한 힘에 좀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재미삼아 너도나도 던진 말 한마디에 누군가는 마음에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입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언어표현들은 ‘낙인찍기’, ‘프레임’ 등의 형태로 소수자나 사회적 약자와 같은 특정 집단을 무리에서 소외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리고 그렇게 낙인이 찍힌 사람들은 세상 사람들의 욕받이 역할을 감수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러한 규정짓기, 낙인찍기가 결코 어느 특정 집단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누군가를 향한 말화살은 돌고 돌아 언젠가는 우리 중 누군가에게 다시 돌아올지 모른다는 뜻이다. 이 책의 저자는 아무리 악의 없이 던진 말이라고 해도 누군가는 상처를 입고, 그러한 상처가 결국 나 자신에게 돌아올지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어쩌면 말 한마디의 무게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안 그래서 복잡하고 골치 아픈 세상에 골칫거리 하나를 더 보태는 귀찮은 일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차별과 혐오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누구도 그러한 차별과 혐오의 공격에서 온전히 자유로울 순 없는 법이다. 이 책은 너와 내가 모두 존중받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각자가 한번쯤 말에 담긴 의미들을 곰곰이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말, 세상을 바꾸다!
모두의 개념 있는 언어생활을 위하여 예로부터 유독 ‘말’과 관련된 격언들이 많이 전해진다. 대표적으로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반대로 “세치 혀를 잘못 놀리면 멸문지화를 당한다.”는 무시무시한 말까지 전해진다. 그만큼 ‘말’ 한마디의 무게감을 선조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잘 알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저 재미삼아 아무 말이나 툭툭 던지고 함께 까르르 웃고 끝날 뿐이라고 생각하는 청소년에게 말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라는 과제는 어쩌면 너무나 불편하고 피곤한 과제처럼 여겨질지 모른다. 하지만 언어 감수성은 우리 모두가 함께 풀어가야 할 시대적 과제이다. 일단 무심코 사용하고 있는 다양한 말속에 담긴 혐오나 편견의 뜻을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이다. 정확한 뜻을 알고 나면 예전처럼 단지 ‘재미’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표현을 선뜻 쓰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다른 재미있는 표현을 찾기 위한 노력이라도 하게 되지 않을까?
언어생활에서 시작되는 작은 변화는 나 자신을 바꾸고, 주변 친구들을 바꾸고, 나아가 사회와 세상 전체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힘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오늘부터 너와 나의 언어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보면 어떨까? 이제 세계는 갈등과 경쟁보다는 화합과 연대에 주목한다. 하지만 혐오와 편견이 가득한 언어생활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화합과 연대는 요원한 일이다. 우리 모두의 언어 감수성이 좀 더 절실히 요구되는 때이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던지는 말 한마디의 무게를 잊은 채 살아가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넘쳐나는 막말과 혐오의 표현들은 사실 위험수위를 넘은 지 오래고, 이는 교실 언어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느낌적 느낌’이라는 유행어처럼, 지금은 느낌의 시대입니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신중을 기하기보다 느낀 대로 툭툭 내뱉고, 재밌으면 깔깔 웃으며 너도나도 열광적으로 호응합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정정희
24년간 국어 교사로서 생각이 자라는 즐거운 국어 수업을 위해 노력하였고, 2021년 현재는 장학사로서 다양한 분야의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학생이 행복한 교육을 만드는 데에 힘을 보태겠다는 작은 꿈을 꾸고 있다. MZ세대를 자처하는 두 아들 앞에서는 꼰대가 되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십대들을 위한 맛있는 인문학》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말의 힘은 위대하다
PART 01 차라리 귀를 닫고 싶은 어른들의 말
“아오, 진짜 도덕책!”
01 어른들은 오늘도 말하지, “라떼는 말이야…”
02 정말 우리 잘되라고 하는 말 맞죠?
03 시키는 대로 하면 정말 자다가 떡이 생기나요?
04 어리다고 무시하지 말아주세요…
05 엄마 친구의 아들, 딸들은 왜 그리 잘난 걸까요?
PART 02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가는 우리들의 말
“재밌거나 단순하거나!”
01 전염성 강한 휴먼급식체를 아시나요?
02 맞춤법? 그게 뭐예요? 혹시 먹는 거예요?
03 말은 팍팍 줄여 써야 제맛이지
04 원래 뜻 그대로 쓰는 말은 지루하고 따분해
05 장황한 텍스트보다 한 방에 정리하는 이모티콘이 좋아!
PART 03 혐오와 차별에 저항하는 용기
“이런 말은 왜 문제일까?”
01 혐오의 탄생 _내가 벌레라니... 내가 벌레라니!
02 세대갈등 _꼰대와 싸가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03 남녀혐오 _남자애들끼리 왜 “이년아, 밥 먹었니?”라고 말할까?
04 양성평등 _사내자식은 쩨쩨하게 굴면 안 되는 법 있나요?
05 수저계급론 _돈도 실력이야, 네 부모를 원망해!
06 외모지상주의 _미모가 후덜덜한데?
07 다문화차별 _쟤, 다문화라며? 어쩐지…
08 장애인비하 _와, 이거 완전 병맛이네!
09 스티그마와 희생양 _무분별한 낙인찍기는 제발 이제 그만!
PART 04 소통의 물꼬를 트는 언어 감수성
“우리, 통하였느냐?”
01 신조어에 반영된 우리 사회의 모습
02 언어유희와 언어파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03 우리에게는 혐오를 혐오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04 너는 아느냐, 세 치 혀의 무서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