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온 성장소설과는 품이 다른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따까리, 전학생, 쭈쭈바, 로댕, 신가리>로 제5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신설 작가의 작품이다. ‘조선 봉래산에 외계인이 살고 있다’라는 독특한 설정을 지닌 <조선 요괴 추적기>에서 작가는 그간 참아온 입담을 거침없이 풀어낸다.
사방에 신(神)이 있고 다른 사방에는 요괴가 있다고 믿는 세상. 막동이와 구랍 법사는 요괴에 납치된 아이를 찾아 나선다. 허당기 가득한 두 사람이 아이를 되찾고 요괴의 정체를 밝힐 수 있을까?
출판사 리뷰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가 신설 신작★
요괴가 신출귀몰하는 세상
푸른 피부가 아이를 납치했다!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온 성장소설과는 품이 다른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따까리, 전학생, 쭈쭈바, 로댕, 신가리』로 제5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신설 작가가 새 장편소설로 돌아왔다. ‘조선 봉래산에 외계인이 살고 있다’라는 독특한 설정을 지닌 『조선 요괴 추적기』에서 작가는 그간 참아온 입담을 거침없이 풀어낸다.
사방에 신(神)이 있고 다른 사방에는 요괴가 있다고 믿는 세상. 막동이와 구랍 법사는 요괴에 납치된 아이를 찾아 나선다. 허당기 가득한 두 사람이 아이를 되찾고 요괴의 정체를 밝힐 수 있을까?
신통한 법사를 꿈꾸는 막동이
은둔 고수를 자청하는 구랍 법사
정체불명 존재를 쫓는 그들의 기묘한 모험담
19세기 조선, 주인공 막동이는 구랍 법사와 함께 신통한 능력으로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일을 하고 있다. ‘요괴를 잡는 법사’로 알려진 구랍 법사는 그 외에 별다른 능력이 없어서 찾는 이가 많지 않다.
어느 날 지호 선비라는 자가 구랍 법사를 찾아온다. 요괴가 자신의 조카를 납치해 갔다며 구해 달라고 청한다. 구랍 법사와 막둥이는 이리저리 수소문하며 요괴의 뒤를 쫓는다.
두 사람은 모험 중에 염매를 하는 자도 만나고, 산속에서 수련하는 방사(方士)도 만나며 요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요괴의 소굴을 찾은 둘은 마침내 요괴를 만나지만 어디서도 보지 못한 모습에 당황하고 마는데…….
“그자는…… 아니 그 요괴는 분명 철골귀요.”
법사님의 주장이 간절하면서도 단호했던 것이다
“조카를 납치했다는 그것은 철골귀입니다. 물론 내가 두 눈으로 확인해 봐야겠지만 요괴인 것은 확실합니다.”
선비를 앞에 둔 법사님은 턱없는 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비웃음을 남기고 손님이나 나가 버릴까, 나는 내내 조마조마했다. 그런데 웬일인지 선비는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그러다가 고개를 끄덕이기까지 했다.
“사실 내가 법사를 찾은 이유도 그 때문이요.”
선비는 윗대의 명성이 아니라 요괴 잡는 구랍 법사의 소문을 듣고 왔다고 했다.
“지호를 아시지요?”
“암요, 알다마다요!”
법사님은 듣자마자 지호 선비를 기억해 냈다. 훼훼귀 잡는 구랍 법사, 별명을 지어 준 그 선비였다.
“그 친구에게 법사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잘 오셨습니다. 잘 오셨어요.”
법사님은 감격한 얼굴이었다.
“나는 결코 귀신을 믿지 않습니다. 요괴라고 다르겠소? 한데 내가 직접 본 그것은 설명이 되지 않으니…….”
법사님은 큰소리를 땅땅 쳤고 나는 말마다 맞장구를 쳤다. 그렇게 시시덕대느라 우리는 밤늦게야 잠들었다. 그런데도 새벽같이 일어났는데 그만큼 의욕이 가득해서였다. 법사님은 아홉 마디짜리 대나무 지팡이를 들었고, 나는 일곱 켤레의 짚신을 어깨에 걸쳤다.
“무겁지?”
생전 없던 일로 법사님이 내 짐을 들어 주기까지 했다. 아니에요, 하면서 나는 하하 웃었다. 하지만 법사님의 배려나 나의 웃음은 딱 거기까지였다. 그러니까 딱 화석골에 닿을 때까지였다.
들은 대로 화석골은 꽤 먼거리였고, 그곳에 있는 광산업자의 집은 커다랗고 은밀했다. 그런데 그뿐이었다. 높은 담장과 넓은 집터와 가득한 잡초를 빼면 밥그릇 하나, 천 조각 하나 없는 그냥 빈집이었다.
집에서 뭐라도 찾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그것이 꺾이자 몇십 리 길의 피곤함이 한꺼번에 들어왔다. 가득했던 의욕을 쫓아내면서였다. 괜히 주변을 서성인 우리는 터벅터벅 주막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요괴를 풀어 준다고 한 적 없다. 사람을 풀어 준다고 했지.”
“예?”
“그놈은 사람이 아니야.”
괜한 억지였다. 훼훼귀 잡는 법사님은 자신의 전과에 또 다른 요괴 하나를 추가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우길 걸 우기세요. 아무리 봐도 사람인데.”
“막동아.”
법사님은 또다시 나를 그윽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사람의 마음이 없으면 요괴다.”
법사님은 잔뜩 점잔을 뺐다. 그러고는 묻지도 않은 말이 술술이었다.
“마음이 괴물이라서 요괴야. 괴물 짓을 했으니까 요괴고. 다시 사람이 될 수가 없어. 돌아오고 싶어도 못 돌아온다. 이미 요괴거든.”
법사님은 끝내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했다. 그러고는 휘적휘적 앞서갔다. 자기 말이 마음에 들었는지 뽐내는 표정을 하면서였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신설
『따까리, 전학생, 쭈쭈바, 로댕, 신가리』로 제5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리기부터 모으기까지 취미가 많다. 학창 시절의 취미는 단연코 독서였다. 특기를 물으면 멋쩍게 웃고 말았는데 글쓰기라고 말하는 날을 소망했다. 지금은 사랑하는 딸이 훌쩍 자랄 날을 기다린다. 그래서 아빠의 글이 재밌다고 씨익 웃어 주기를 바란다.
목차
훼훼귀 잡는 구랍 법사
둘 중에 진짜 사람
사람은 엄마의 열매
요괴를 보았다
저주, 염매, 고독
염력은 믿음의 힘
봉래산 방사들의 비밀
요괴의 소굴로
우리는 돼지의 열매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