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뜨거운 욕망과 차가운 지성이 공존하는
흥미진진한 냉장고 인문학
불처럼 뜨겁게 시작된 인류 문명,
차갑게 꽃피우다!인류의 문명을 이야기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불’이다. 그리스신화에서 인간에게 불을 전달한 대가로 끔찍한 신의 형벌을 받아야 했던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문명을 가르친 상징적 존재로 묘사된다. 이처럼 인류의 문명은 불과 함께 시작되었고, 불을 통제한 역사도 그만큼 유구하다. 하지만 기나긴 불의 역사에 비해 인류가 차가움을 제대로 통제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어디에든 쉽게 옮겨붙는 불의 특성과 달리 차가움을 다루는 데는 훨씬 더 복잡한 메커니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인류사를 돌아보면 바라는 것을 어떻게든 이뤄내기 위한 치열한 도전들이 켜켜이 쌓여 있는데, 본능적으로 차가움을 갈망했던 인류는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긴 노력을 이어갔다. 드디어 인류는 근대 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루었고, 차가움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으며, 문명의 발전 또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차갑게 꽃피웠고, 이제 새로운 도전을 모색하고 있다.
인간의 뜨거운 욕망과 차가운 지성
자연의 도움 없이 얼음을 얼리다!역사적으로도 인류의 욕망은 늘 끈기와 지성을 발휘함으로써 성취되어왔다. 특유의 집념을 바탕으로 창의성과 유연성, 종합적 문제해결력 등 고도의 지성을 발휘해온 것이다. 그래서인지 위대한 성공의 근원에는 항상 인류의 뜨거운 욕망과 차가운 지성이 공존한다. 우리 인류는 지금껏 뭔가를 갈망하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 수많은 실패 속에서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끈질긴 인내를 발휘해 결국 문제를 해결해왔다. 또 누가 시키지 않아도 조금이라도 더 나은 답을 찾기 위해 자발적으로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지적 호기심 또한 문제해결의 주요 동력이 되어왔다.
예컨대 인류는 무려 수천 년에 이르는 기나긴 세월 동안 날씨라는 자연의 힘으로 만들어진 얼음을 채취하는 것에서 시작해, 계절이 바뀌어도 녹지 않게 얼음을 보관할 수 있게 되었고, 또 아주 먼 곳으로 얼음을 옮기기 위한 다양한 운송 방안을 생각해냈다. 더 나아가 자연의 도움 없이도 언제나 얼음을 얼릴 수 있게 되었고, 결국 냉장고도 세상에 선보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차가움에 대한 인류의 갈망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고, 지금도 끊임없이 도전을 이어가고 있으며, 냉장고 또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차가움에 대한 인류의 갈망,
냉장고를 넘어 과연 어디까지 확장될 것인가?이제는 각 가정은 물론, 어디에서나 쉽게 냉장고를 볼 수 있다. 사계절 내내 원하면 아이스 음료를 즐길 수 있고, 아무리 더워도 시원한 공간에서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다. 또 먹거리나 의약품 등의 장거리 운송 시 낮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함으로써 바다 건너 세계 구석구석을 이동할 수 있는 콜드체인 시스템을 촘촘히 연결했으며, 블록체인과 결합한 냉동기술, 종자를 영구 보관하는 초저온 냉각기술, 생명윤리 논란까지 일으킨 냉동난자, 냉동인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순수연구는 물론 영리 추구를 목적으로도 끊임없이 발전 및 확장되고 있다. 냉장고의 역할이 식재료의 보관을 넘어 생명의 영역에까지 이른 지금, 앞으로 차가움에 대한 인류의 갈망이 냉장고를 넘어 과연 어디까지 확장될지 사뭇 기대되는 바이다.
이 책은 인류가 자연의 힘에 의존해 차가움을 다루던 과거부터 기술의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현재,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 대한 상상까지 모두 아우른다. 그 과정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다양한 질문에 답하며 스스로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가게 될 것이다. 단지 냉장고의 기술적 원리를 설명하려는 목적의 책이 아니기 때문에 전문지식이 없더라도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동안 생겨나는 다양한 질문에 답을 찾아보며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냉장고는 왜?”
냉장고를 길잡이 삼아 떠나는 통섭 여행
평범한 이야기에서 시작해 분야를 넘나들며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질문의 향연평소 냉장고를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청소년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최근 들어 냉장고에 추가된 이런저런 부가기능과 훌쩍 업그레이드된 모습에 잠시 잠깐 시선이 머물 수는 있으나, 말 그대로 잠깐일 뿐이다. 나아가 냉장고를 통해 생겨난 작은 호기심을 또 다른 호기심으로 확장시켜본 경험도 아마 드물 것이다.
하지만 인류의 위대한 발견은 평범한 일상에서 “왜?”라는 의문을 제기한 데서 시작된 것들이 많다. 목욕 중 욕조에서 흘러넘친 물에서 깨달은 아르키메데스의 부력 원리, 흔들리는 샹들리에의 모습에서 주기성을 깨달은 갈릴레오, 땅으로 떨어지는 사과에서 깨달은 뉴턴의 중력 등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 “왜?”라는 의문이 위대한 발견으로 이어진 사례는 이 밖에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냉장고처럼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물을 매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소소한 질문거리를 발견하고, 이에 답하다 보면 점점 확장된 질문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금껏 나의 삶과 무관하게 여겨졌던 세상의 수많은 이치들이 실은 우리의 삶과 얼마나 맞닿아 있으며, 또 긴밀히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예컨대 개인의 사고나 습관, 행위 등은 오롯이 개인적인 영역이라고 생각할 수도 하지만, 한편으론 어느 집단이나 사회의 구성원임을 드러내는 특성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
불확실성 시대의 경쟁력을 넘어 생존 무기가 되다!엘리스가 시계토끼를 쫓아 미지의 세계로 나가는 길을 발견한 것처럼 이 책에서는 평범한 냉장고를 길잡이 삼아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두루 살펴본다. 즉 냉장고가 배움의 마중물이 되어 사회, 문화, 과학, 경제, 역사, 철학을 넘나드는 통섭(consilience)을 통해 어떤 현상을 융·복합적으로 이해하는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냉장고와 인류의 이런저런 발전사를 살펴보고, 이것들이 서로 어떻게 얽히고설켜 있는지를 탐색하다 보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한층 유연한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인류의 발전이 과거에서 현재로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 성찰하는 한편, 앞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예측한다거나, 자신이 원하는 미래사회를 마음껏 상상해볼 수도 있다.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와 냉장고와의 관련성을 찾아가는 재미도 남다를 것이다. 특히 냉장고는 모두에게 친근하고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만큼 냉장고에서 시작된 이야기들은 책 속에 갇힌 이론에 머물지 않는다. 삶과 밀접한 좀 더 쓸모 있는 지혜와 생각의 장을 제공하는 한편, 창의성과 유연한 사고를 자극한다. 2022 개정교육과정도 창의성과 다양성에 주목하는데, 인공지능이 활약하는 미래사회일수록 기계와 차별화된 인간의 고유한 역량 강화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코로나 이후 우리의 삶은 빠르게 변화했고, 불확실성 또한 짙어졌다. 이러한 시대에 유연한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은 역량을 넘어 강력한 생존 무기가 될 것이다.
획일화된 관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도록새로운 시각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을 발견하게 도와준다. 짧은 에피소드들을 가볍게 읽어나가는 동안 냉장고 탄생 이전 인류의 삶에서 시작하여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룬 현재 우리의 삶을 이전과 조금 다른 시각에서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새롭게 알게 된 이야기도 있을 것이고,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도 있을 것이다. 때론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관한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해보도록 권유하기도 한다. 또 바꾸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어떻게 미래를 설계하고 실천하면 좋을지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도 마련해준다.
저자는 이 모든 과정에서 독자들 스스로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나아가 반론을 제기하기를 바란다. 개인에 따라 좀 더 관심 있는 주제도 다를 것이고, 같은 주제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생각에 대해서는 뜨거운 토론의 장을 마련해봐도 좋을 것이다. 획일화된 사고는 위험하다. 각자가 가진 다양한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며, 때론 치열하게 논쟁하고 각각의 장단점을 분석하여 최선의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회야말로 가장 민주적인 모습이 아닐까? 스스럼없이 질문하고 생각하고 토론하고 더 나은 해결방안을 도출하는 것이야말로 오늘날의 청소년에게 꼭 필요한 삶의 태도이자 배움의 방식이다. 이것은 당장의 쓸모를 넘어 앞으로 다가올 세상에서 더욱 가치 있는 삶의 무기가 되어줄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기술에 지배당하지 않고 인간성을 발휘하여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향으로 인류의 발전을 주도하는 현명한 미래 설계자로서 스스로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사실 우리 인류는 뜨거운 것만큼이나 차가운 것이 매료되었습니다. 뜨거운 불을 통해 음식을 익혀 먹기 시작하면서 인류의 폭발적인 두뇌 성장이 일어났고, ‘불’의 통제는 인류 발전사의 주요 분기점이 되었죠. 한편 차가움에 대한 인류의 갈망은 인류의 창의성을 자극해 생활 혁신에 기여한 바가 지대합니다.
‘차가움’을 다루는 능력은 인간이 이룩한 과학기술의 발전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물론 차가움을 보존하는 기술은 제법 오래전부터 이루어졌다고 봐야 하지만, 불을 옮겨 붙이듯 차가움을 쉽게 다룰 수 있었던 건 아닙니다. 인류가 차가움을 자유자재로 다루게 된 건 근대 과학기술의 발전과 맥을 함께합니다.
목차
서문) 평범한 냉장고에서 시작하는 통섭의 인문학
PART 01 냉장고와 인간
“차가운 것에 매료된 인류!”
01 갈망_ 인류, 본능적으로 차가움을 탐하다
02 탄생_ 냉장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류의 욕망을 사로잡다
03 보급_ 집에 냉장고 있는 사람 손들어!
PART 02 냉장고와 음식문화
“더 멀리, 더 오래, 더 빨리, 더 많이!”
01 자연의 섭리_ 대체 옛날 사람들은 뭘 먹고 살았을까?
02 냉장고의 정신_ 냉장고, 자연법칙을 거스르다
03 음식 세계화_ 글로벌 식자재, 밥상에 활기를 불어넣다
04 인간의 품격_ 어떻게 잘 먹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PART 03 냉장고와 경제발전
“냉장고, 경제를 뒤흔들다!”
01 히트상품_ 냉장고, 여심을 훔쳐 소비 심리에 불을 지피다
02 외식산업_ 냉장고, 다양한 외식업의 붐을 일으키다
03 냉장고의 냉장고_ 냉장고, 콜드체인 전성시대를 열다
04 냉동식품_ 냉동식품, 전 세계의 식품시장을 점령하다
05 부의 불평등_ 초고가 냉장고의 등장이 말해주는 것들
PART 04 냉장고와 과학기술
“냉장고, 과학과 함께 진화하다!”
01 기화열_ 냉장고에 숨은 과학 원리를 찾아라!
02 인공지능_ 냉장고, 인공지능을 만나다
03 생명공학_ 냉동기술, 생명의 영역으로 확장되다
04 상상력_ 냉동인간은 실현 가능할까?
PART 05 냉장고와 환경문제
“다 함께 지구를 지켜라!”
01 오존층 _ 냉장고, 지구의 뚜껑을 위협하다
02 이기심 _ 냉동실을 꽉 채운 고기, 이대로 괜찮을까?
03 부패_ 냉장고가 안전하다는 착각
04 쓰레기_ 쓰레기의 습격에 몸살을 앓는 지구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