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흐린 여러 날 동안 당신을 못 뵈올 제 주룩주룩 비가 내리고 온몸이 젖었는데도 마음은 떠돌이 구름 돌아올 줄 모릅니다.
나는 당신을 잊어도 당신께선 나를 못 잊어 하늘 밖 땅 끝까지도 지켜보고 계시면서 언젠간 돌아올 날의 그 기약에 목맵니다.
천둥치고 벼락 때려도 놀랄 줄 모르던 내가 문득 어느 날 밤 밝혀 듣는 말씀으로 오늘은 당신을 따라 지친 발길 옮깁니다.
바람 따라 구름 보내고 새 하늘 맑힌 후에 당신은 그 옛날처럼 미소 지어 반기오니 한낮 꽃으로 해를 쫓아 돌렵니다.
참숯처럼 달아오른 비탈진 밭 잔돌 골라 한 뼘 땅 고추밭을 가꾸시던 어머니 그 정성 곱게 일어 서산 낙도도 탑니다.
바람이 밀어올린 청 하늘, 별빛에서 쏟아져 내린 햇살 열매마다 단물 넣고 잠자리 나래 끝에서 낙엽 한 잎 떨어진다.
자주색 노란색 국화는 이미 왔건만 흰 이슬과 단풍은 그늘을 바꾸지 않았네. 그늘져 있다.
기러기들 강물에 그림자 지나는 손님 바라보고 잉어가 바람에 뛰어오르니 바다 가을이 깊었네.
냄새가 나서 보물이 아니나 빛을 발해서 보물인데 불의 정신이 물을 능히 이기구나.
이슬 같은 모양새를 내고 때때로 번갯불처럼 번쩍이며 불타 불빛이 달과 함께 머물러 밤새 새벽까지 비치네.
온 세상에 널리 퍼져 파는 장사가 떠들고 옛날에는 어느 곳에도 손님이 만날 수 없었는데 머리 꼴은 둥글고 기름등잔 모 옷 심지는 타고 심지의 실은 잘라져도 불빛은 더욱 오래 새롭네.
산은 점점 붉게 물들고 들판은 푸르고자 하며 지난해 화초는 다시 나서 푸릇한데 고금의 사람들 발자취는 모두 다하고 없는데 봄을 알아 쓸데없이 세상사정을 느끼네. 한탄하네.
바닷가 산에서 잔 들고 깊이 시름하니 하늘은 멀리 푸르고 찬데 사람들은 새 무덤에 곡하고 손은 난간위에 있구나.
해질 때까지 불을 금하여 아침에 불씨를 내던졌고 어젯밤 지은 밥이 오늘 낮에 상에 올라 실 같은 국수를 드리니 정기가 무덤에서 소생하고 꽃향기를 투기하고 즐길 여지가 있어 아름다운 난초에 싹이 돋네.
막걸리초 주석잔 계자후추를 불려 일천 봄날 명절 지금에서 보는구나.
목차
책을 엮으며 · 4
1~5
1. · 15
2. · 24
3. 외조부 지은 글 · 36
4. 김영 김씨 외조부 지은 글 · 45
1) · 45
2) 정월보름밤 송죽 풍을 듣다 · 46
3) · 46
4) · 47
5. · 55
1) 나의 소설이라 · 55
2) 모친이 자식에 대해서 지은 글 · 56
6~9
6. · 64
1) · 64
2) · 65
7. 사철꽃 지은 글 · 72
1) · 72
2) · 73
3) · 73
8. 송정이라 · 78
1) · 78
2) · 78
3) · 79
4) 모친이 자식에 대해서 지은 글 · 79
9. 팔십 다섯 (85세에 쓴 글) · 96
1) 신혼시절의 생이별 · 96
2) · 98
3) · 99
4) · 101
10~14
10. 소설가 · 123
11. 한평생 소설가 · 129
12. 유충렬전 · 140
13. 서울 필운동 사는 이항복 이덕형전 · 156
14. 칠십 둘에 쓴 글 심청전 · 175
15. 멀리 가신 사돈 말로서는 전송 못하고 전으로서 두어 자 기리리다. · 188
16. 최병수 아버지께서 쓰신 사성 (막내 재신 혼사) · 193
17. 한평생 산 소설가 2. · 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