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깊은 산골 마을, 혼자 살면서 옹기를 굽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마을에는 일곱 장승만 남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마을 장승들은 밤만 되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 단, 해가 뜨기 전까지 꼭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키다리, 주먹코, 뻐덩니, 멋쟁이, 짱구, 퉁눈이 등 일곱 장승들은 낮에는 콩당콩당 말싸움을 하고, 밤에는 팔 다리가 생겨나, 옹기나르기 시합을 하고, 낚시도 가고, 수영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놀다가 새벽까지 돌아오지 못한 멋쟁이는 개울에 발이 붙어 버렸다. 앞으로 영영 움직일 수 없게 된 것.
설상가상으로, 사람들이 몰래 멋쟁이와 귀한 옹기를 훔쳐 달아난다. 남은 여섯 장승들은 멋쟁이를 구하기 위해 머리를 짜고, 그 작전은 멋지게 성공한다. 전통 문화와 환경의 보호, 친구간의 우정 등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그 주제는 절대 이야기 위로 떠오르지 않는다. 아름다운 밤풍경을 보는 즐거움과 개성 만점의 장승들의 말장난을 듣는 즐거움이 있다.
30년 동안 어린이책 편집자로 일한 손정원과
<갯벌이 좋아요>를 그린 일러스트레이터 유애로가 함께 만들었다. 느림보 그림책 첫번째 권으로, 장승과 옹기, 한국의 자연이 지닌 투박한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살려낸 그림과 익살맞은 장승들의 대화가 간결하게 담긴 글이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