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아이들이 타인을 이해하고 사회 현상을 다각도로 보는 통찰력과 생각의 깊이를 심어 주려고 기획된 '역지사지 생생 토론 대회' 시리즈 제 2권, 《환경논쟁》이 발간되었다.
'역지사지 생생 토론대회' 시리즈는 토론과 논쟁을 통해 한 주제에 대한 다양한 견해와 이론을 만나보고 그에 대한 시각을 넓혀 준다는 점에서 초등학생 필독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분명히 밝혀야만 하는 토론 수업이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지금의 교육 현실에서 '역지사지 생생 토론대회'는 올바른 토론의 방법을 알려주는 좋은 참고서라 하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흐름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토론의 진행 방법을 익힐 수 있으며, 그와 함께 자신의 생각과 지식을 정리하고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권 《역사논쟁》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를 둘러 싼 치열한 역사논쟁이 펼쳐졌다면, 이번 2권 《환경논쟁》에서는 원자력 발전, 지구 온난화, 대체에너지 개발 등의 주제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환경과 관련된 논쟁이 벌어진다.
환경 문제와 환경 위기를 바라보는 다양한 견해와 이론을 만난다환경 문제가 중요하고 환경 위기가 심각하다는 얘기를 우리는 자주 듣는다.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원과 자원의 고갈, 숲·들·강·바다·공기 등과 같은 자연 생태계의 파괴와 오염, 생물종 다양성 감소 등이 환경 위기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런데 환경 문제나 환경 위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다. 같은 현상이나 사안을 두고서도 서로 다른 다양한 견해와 이론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한쪽에서는 지구 온난화가 인간 활동에 따른 온실가스 대량 배출로 아주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그 결과 지구와 인류에게 엄청난 재앙을 일으킬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지구 온난화가 꼭 인간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탓만은 아니며, 과학 기술의 발달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너무 호들갑을 떨 일은 아니라고 한다.
석유 고갈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한편에서는 인류의 지나친 에너지 사용으로 석유가 빠르게 바닥나고 있기 때문에 석유를 대신할 재생 에너지 중심의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으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석유가 지구 곳곳에 많이 묻혀 있고, 새로운 기술 개발과 더 많은 투자로 석유를 계속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석유 고갈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다.
다른 사안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환경 문제와 깊은 연관이 있는 원자력 발전, 개발 및 경제 성장과 같은 현실적인 쟁점은 물론, 사람과 자연 그리고 동물을 어떻게 볼 것인가와 같은 철학적인 쟁점에서도 서로 다른 견해들이 부딪히며 뜨거운 논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역지사지 생생 토론 대회' 시리즈 제 2권 《환경논쟁》에서는 이런 다양한 견해와 이론들을 만나보고 그것이 가지는 문제와 오류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에 따른 해결책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해 준다.
토론과 논쟁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지식을 가다듬는다무릇 환경 문제뿐만 아니라 어떤 주제나 쟁점도 그것을 제대로 알고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토론과 논쟁이 꼭 필요하다. 내 생각만 옳다고 일방적으로 고집하는 것은 현명한 태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내 생각과는 다른 이야기,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이야기, 새로운 관점과 지식과 상상력을 불어넣어주는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만나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의 생각과 지식을 더욱 세련되게 가다듬고 풍성하게 채워나가는 것이야말로 참공부의 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러한 의미에서 토론과 논쟁은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환경논쟁》의 밑바탕에는 바로 이런 뜻이 깔려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을 때 책에 담긴 이야기를 그냥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책의 흐름에 따라 자신의 생각을 능동적으로 펼쳐 나가야 한다. 나라면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얘기를 할까, 나라면 이런 질문이나 반론에 어떻게 답변할까, 나라면 저런 주장을 어떻게 반박할까, 나라면 저런 의견을 좀 더 논리적으로 멋지게 펼칠 수는 없을까 같은 생각을 염두에 두고서 말이다.
그러는 과정에서 환경 문제를 더욱 폭넓고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것은 물론,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여러 환경 관련 주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스스로 정리해 보면 더욱 좋다. 그럼으로써 이 책이 단순히 지식과 교양을 쌓는 것을 넘어서 논리력과 사고력을 높이고 상상력과 창의력 그리고 판단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가 편리하고 쾌적하게 살 수 있는 건 전기가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전기의 30퍼센트 이상을 우리나라에서는 원전이 공급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원전은 오히려 고맙게 여겨야 할 좋은 것이죠. 이런 원전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친환경적이라는 겁니다. 요즘처럼 지구 온난화가 심각한 때에 원전은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습니다. 석유나 석탄 같은 화석연료와는 달리 환경보호에 큰 도움이 되는 깨끗한 에너지라는 거죠.”
“그렇다고 해서 원자력이 친환경 에너지인 건 아닙니다. 가장 큰 이유는 사람은 물론 환경과 생명 전체에 치명적으로 위험한 방사능 물질을 만들어내기 때문이죠.”
곧장 반박하고 나선 건 유림이었다. 유림의 얘기가 이어졌다.
“그리고 단순히 전기를 만드는 과정만 따로 떼어서 볼 게 아니라 원자력 발전이 이루어지는 과정 전체를 보는 게 중요합니다. 원자력 발전을 위해서는 먼저 연료인 우라늄을 캐내고 운반하고 가공해야 합니다. 또 거대한 발전소를 건설해야 하고, 수명이 다하면 그것을 해체하고 철거해야 합니다. 전기를 만들고 나서는 각종 방사성폐기물을 처리할 시설도 만들고 운영해야 합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됩니다. 또한 방사성폐기물 자체가 아주 위험한 물질이죠. 이런 걸 종합적으로 따져 보면 원자력을 친환경 에너지라고 하는 건 무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1장 '원자력 발전이 대안이다?' 중에서
“환경 문제의 특성을 잘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환경 문제를 다룰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이 ‘사전예방’이라는 겁니다. 어떤 일이 터지기 전에 미리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거죠. 왜냐면 환경이라는 건 한 번 파괴되거나 손상되면 다시 회복하기가 불가능하거나 아주 어렵기 때문입니다. 설사 나중에 회복을 하더라도 사전에 미리 대처하는 것에 비해 비용과 시간도 훨씬 더 많이 들고요. 지구 온난화도 마찬가지죠.”
“그렇다 하더라도 온난화만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는 아니잖아요? 돈이든 시간이든 뭐든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은 한정돼 있습니다. 온난화 대비에 전 세계가 막대한 비용을 들이기보다 예를 들면 그 돈을 아프리카의 가난한 사람들이 굶어 죽거나 질병으로 죽어가는 현실을 개선하는 데 쓰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저는 이런 문제가 더 절박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양쪽의 공방이 이어졌다.
-2장 '지구 온난화, 과연 재앙인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