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시리즈 12권. 판소리 「배비장 타령」을 바탕으로 한 소설답게 시종일관 웃음과 해학이 넘치는데, 이야기를 풀어 가는 말과 글의 형식이 판소리계 소설임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당시 관리들이 관례적으로 치르던 신고식 장면이나 허위와 위선에 빠진 양반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담겨 있다.
한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한문소설을 쉽게 접하게 할지 고민하며, 낯설고 어려운 어휘는 쉽게, 긴 문장은 짧게 다듬고, 갖가지 유래는 맛깔스럽게 풀어내기 위해 애를 썼다. 고전의 맛을 더해 주는 그림과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유익한 정보 쌈지, 그리고 ‘<배비장전> 깊이읽기’는 이 작품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을 충분히 해결해 줄 것이다.
출판사 리뷰
절개 높다 큰소리치던 배비장,
제주 목사와 기생 애랑의 계략에 놀아나
알몸으로 동헌 마당을 헤엄치게 되는데……
양반들의 허위와 위선을 꼬집는 민초들의 유쾌한 반란, 배비장전!
조선 후기의 시대상을 반영한 세태소설, 『배비장전』
『배비장전』은 『춘향전』, 『심청전』, 『흥부전』과 같은 판소리계 소설입니다. 판소리 「배비장 타령」을 바탕으로 한 소설답게 시종일관 웃음과 해학이 넘치는데, 이야기를 풀어 가는 말과 글의 형식이 판소리계 소설임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또한 배비장전』은 세태소설입니다. 배비장전』에는 당시 관리들이 관례적으로 치르던 신고식 장면이나 허위와 위선에 빠진 양반들을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조선 후기, 사회 변화에 따른 시대상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는 것이지요.
절개 높다 큰소리치는 배비장 골려먹기 프로젝트
여기 한 사내가 있습니다. 작은 벼슬자리를 얻게 되어 기분이 좋은데, 게다가 벼슬살이를 하러 가는 곳이 경치 좋기로 소문난 제주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태산 같은 파도가 덮치는 바닷길을 건너 어렵게 제주도에 닿은 사내의 눈에 가장 먼저 띈 것이 벼슬살이를 마치고 뭍으로 떠나는 정비장과 기생 애랑의 모습입니다. 애랑한테 홀딱 빠져 옷까지 훌훌 벗어 주는 정비장의 모습을 본 사내는 혀를 끌끌 찹니다. ‘저런 속없는 놈을 봤나!’ 했겠지요. 그러면서 자신은 천하의 미인이 와도 거들떠보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큰소리를 칩니다. 잘난 척하는 사내를 보다 못한 사람들이 ‘어디 두고 보자.’ 하고는 골려 먹을 궁리를 합니다. 애랑은 아름다운 자태로 사내를 유혹하고, 방자는 유혹에 넘어간 사내의 애간장을 태웁니다. 자, 앞으로 이 사내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풍자와 해학이 어우러진 풍성한 말잔치, 『배비장전』
「배비장전」의 얼개를 들여다보면, 제주 사또와 벼슬아치들을 풍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양반이랍시고 근엄한 척 거들먹거리고 큰소리를 치다가도 위기가 닥치면 체면이고 뭐고 내팽개쳐 버리는 별 볼 일 없는 존재일 뿐이라는 것을 보여 줍니다. 「배비장전」 첫 장면부터 그렇습니다. 제주도로 가는 길에 풍랑을 만나자 다들 우왕좌왕하다가 급기야 울면서 신세 한탄까지 합니다. 그러다가 제주도에 닿으니 또 어떤 장면이 기다리고 있나요? 기생 애랑한테 반해 뭍으로 떠나는 길에서도 속옷은 물론 가죽이라도 벗겨 달라고 하면 당장이라도 벗겨 줄 것처럼 구는 정비장. 배비장이라고 다를 바가 있겠습니까? 나는 남다르다고 큰소리치지만, 애랑을 보자마자 마음을 빼앗겨 버립니다. 그런데도 배비장은 끝까지 양반 행세를 하려고 듭니다. 배비장의 시중을 들던 방자는 그런 배비장을 은근히 놀립니다. 이때 배비장과 방자가 주고받는 말을 곱씹어 보면,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됩니다. 그게 바로 「배비장전」이 지니고 있는 해학입니다. 심각한 상황인데 웃음이 터져 나오게 만드는 「배비장전」! 이제 풍자와 해학이 어우러진 풍성한 말잔치를 기대하세요.
고전의 맛을 더해 주는 그림과 정보 쌈지!
「배비장전」은 원전의 맛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누구라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풀어 쓴 〈국어시간에 고전읽기〉의 열두 번째 책입니다. 한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한문소설을 쉽게 접하게 할지 고민하며, 낯설고 어려운 어휘는 쉽게, 긴 문장은 짧게 다듬고, 갖가지 유래는 맛깔스럽게 풀어내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고전의 맛을 더해 주는 그림과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유익한 정보 쌈지, 그리고 ‘『배비장전』 깊이읽기’는 이 작품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을 충분히 해결해 줄 것입니다.
“제주라 하는 곳이 비록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곳이나 예쁜 기생이 많은 곳이라 하옵니다. 그곳에 가 계시다가 술과 여자에 빠져 돌아오지 못한다면 부모께도 불효요, 첩의 신세 또한 애통해질 것입니다.”
“그 문제라면 염려 마오. 아리따운 여자의 몸이 희고 보드랍다 하나, 본바탕이 간사한지라 어리석은 사내의 등골을 빼먹는다 하였으니, 내가 계집질에 빠진다면 종놈의 아들일세.”
“정비장은 이미 마음을 온통 빼앗긴 터라 속옷이 아니라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 달라고 하면 벗겨 줄 기세였다. 속옷마저 애랑에게 벗어주고 알몸 신세가 된 정비장은 벌건 아랫도리를 감출 길 없어 방자를 불렀다.
“방자야!”
“예.”
“가는 새끼줄 두 발만 가져오너라.”
정비장은 새끼줄을 둘러 간신히 아랫도리를 가린 다음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어허, 매우 추운 날씨로다! 바다 한가운데 있는 섬이라 바람이 더욱 차구나.”
작가 소개
저자 : 박일환
1992년 전태일문학상 단편소설 부문을 수상했으며, 1997년 《내일을 여는 작가》에 시를 추천받았다. 시집 《푸른 삼각뿔》, 《끊어진 현》, 《지는 싸움》, 청소년시집 《학교는 입이 크다》, 동시집 《엄마한테 빗자루로 맞은 날》, 청소년소설 《바다로 간 별들》 , 교육 산문집 《나는 바보 선생입니다》와 《미친 국어사전》 등 여러 권의 우리말 관련 책을 펴냈다. 1987년에 장훈여상과 장훈고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하여 삼선중, 오류중, 구일중, 오남중, 개웅중을 거쳐 영남중에서 교사 생활을 마무리했다.
목차
'국어시간에 고전읽기'를 펴내며
『배비장전』을 읽기 전에
하나. 바다 건너 제주로 떠나는 배비장
- 제주 기행_머나먼 외딴섬이라 얕보지 마오!
둘. 상투를 자르지 못하겠으면 이빨을 빼 주오
셋. 누가 배비장을 사로잡아 보겠느냐?
- 거부할 수 없는 여인들_내게 무릎 꿇지 않을 자신 있는 남자 어디 없소?
넷. 눈앞에 어른거리는 저 여인이 누구냐?
다섯. 편지 한 장에 마음을 실어 보내고
- 조연을 말하다_방자야, 나는 너만 믿는다!
여섯. 기다리던 임을 만나 즐겁게 놀아 보세
일곱. 벌거벗고 땅바닥에서 헤엄치는 배비장
여덟. 한양 가는 배가 어디 있더냐?
- 조선 피디 수첩_참뜻은 사라진 신고식을 고발합니다!
아홉. 애랑이를 얻고 원님도 되었으니 경사 났네
- 세태 소설로 본 조선_일편단심 뽐내던 양반들 다 어디 갔소!
『배비장전』 깊이읽기
『배비장전』을 읽고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