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미생물학 박사이자 과학 저널리스트 브린 넬슨의 『똥』이 필로스 시리즈 제31권으로 출간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천대받는 자원이자 가장 많이 낭비되는 똥의 과학적 가치와 무한한 잠재력을 탐구한 이 책은, 우리가 무시하고 혐오해 온 똥에 얽힌 놀라운 과학을 생생하고 재치 있게 조명한다. 의학, 법의학, 고고학, 환경 및 자원 문제 등 똥이 담당할 수 있는 다양한 역할을 심도 있게 다루며, 독자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근본부터 흔든다.
저자는 똥에 대한 사회적 혐오가 과학적 근거가 아니라 문화적 편견에서 비롯되었음을 지적하며, 똥이 건강의 중요한 지표이자 미래의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오늘날 중요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은 기술의 부족이 아니라 일상적인 생리 현상에 대한 우리의 편견과 혐오다. 이 책은 그 오래된 금기를 과감히 깨부수며, 우리가 알지 못했던 똥의 놀라운 가능성을 낱낱이 밝혀낼 것이다.
출판사 리뷰
“우리는 똥에 대해 개똥도 모른다!”(We don’t know shit!)
모두가 누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위대한 유산, 똥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많이 낭비되는 자원이자 가장 천대받는 천연자원인 ‘똥’에 얽힌 과학을 탐구하는 『똥: 뜻밖의 보물에 숨겨진 놀라운 과학』(원제: Flush)이 필로스 시리즈 31번 도서로 출간되었다. 똥을 터부시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그 잠재력을 제대로 인식할 것을 제안하는 이 책은, 흥미진진한 취재와 방대한 과학적 지식, 유쾌한 문체로 똥의 가치와 가능성을 생생하고 재치 있게 풀어낸다.
미생물학 박사이자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 브린 넬슨(Bryn Nelson)은 신작 『똥』에서 배설물의 다각적인 면모를 탐구한다. 생태계 순환에서의 똥의 물질적 역할(1장)을 시작으로, 똥에 대한 혐오감의 역사적·문화적 배경(2장)을 살피며, 의학의 혁신(3장)이자 범죄 수사와 고고학의 귀중한 증거(4장)로서 똥의 잠재력을 조명한다. 이어 건강의 지표(5장)와 질병 추적과 방역의 핵심 도구(6장)로서 똥의 가치를 살피고, 배설물을 통해 드러나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국민의 장내 생태계 차이(7장)를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재생 가능한 미래 자원이자 환경문제 해결의 열쇠로서 똥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8-12장)을 제시한다.
우리는 평생 몸 안에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물질을 품고 살아간다. 그 잠재력의 실현을 막는 것은 기술 부족이 아닌 우리의 냉대다. 이제 우리 안에 자리 잡은 뿌리 깊은 혐오감을 뒤집고, 마찬가지로 우리 안에 자리 잡은 냄새 나는 챔피언에게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우리가 더 ‘똥 같은’, 그래서 더 행복한 미래를 찾아낼 수 있을까?
넬슨은 가능하다고 믿는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신도 그렇게 될 것이다.”
― 댄 페이긴(Dan Fagin), 저널리스트, 퓰리처상 수상작 『톰스 리버』 저자
볼일을 봤다고 똥에 볼일이 끝나지 않는다!
매일 아침 당신의 똥이 말해 주는 것들
터무니없게 들릴지 모르지만, 당신의 똥은 매일 당신에게 당신의 건강 상태를 말해 주고 있다. 포도송이 모양과 소시지 모양 똥 중 어떤 것이 더 건강할까? 정답은 소시지 모양 똥이다. 만약 매일 포도송이 모양 똥을 눈다면 변비 초기 단계일 수 있으니 주의하자. 똥의 색깔도 중요한 단서가 된다. 녹색 똥은 음식물이 당신의 대장을 너무 빨리 통과하고 있다는 신호이며, 노란 똥은 지방 소화에 문제가 있음을 나타낸다.
또 한 번 터무니없게 들릴지 모르지만, 똥은 당신의 식단과 생활환경에 대해서도 놀라운 단서를 제공한다. 저소득 국가의 똥은 부유한 국가의 똥보다 평균적으로 두 배 더 무겁다. 도시 지역의 하수에서는 약물 농도가 시골 지역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며, 고령자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하수는 모르핀, 고혈압 치료제, 항우울제의 농도가 특히 높다.
여전히 터무니없게 들릴지는 몰라도, 현대 의학은 이미 이런 똥의 의학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의 똥은 건강의 표지로 활용될 뿐 아니라, 전염병의 확산을 추적하고 통제하는 중요한 도구로도 활용되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하수 검사는 지역사회의 감염 추세를 예측하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으며, 폐수 역학은 단 2년 만에 주요 의료 기술로 급부상했다.
『똥』은 대변의 모양을 분석하는 ‘브리스톨 대변 척도’부터, 건강한 사람의 분변을 환자에게 이식하는 논란 많은 치료법인 ‘대변 미생물총이식(FMT)’, 그리고 폐수 기반 역학까지 똥의 의료적 가치를 심층적으로 조명한다. 저자가 말하듯, 사회적 금기 때문에 유방암 환자의 가슴에 대해 침묵해선 안 되는 것처럼, 건강의 중요한 메신저인 똥 역시 거침없이 이야기되어야 할 것이다.
미래는 똥이다! 아니, 똥이 미래다!
과학이 재발견한 기후위기의 새로운 열쇠, 똥
전 세계 곳곳에서 똥은 이미 귀중한 자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빌 게이츠와 같은 영향력 있는 혁신가들이 물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면서, 이 분야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적극적으로 제고하고 있다. 브린 넬슨은 『똥』에서 직접 발로 뛰며 이 혁명적인 변화의 현장을 생생하게 취재했다. 미국과 노르웨이의 폐수처리장부터 지속가능한 유기농 농장, 전 세계 곳곳의 물 재활용 시설까지, 『똥』은 과학 혁신의 현재를 생생한 내러티브로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하수에서 에너지를 추출하고 폐기물로 비료를 만드는 기술은 이미 현실이 되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하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포집해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똥』에 등장하는 주요 도시의 하수처리장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기술이 더 이상 실험실 단계가 아니라 실용화 단계에 본격 진입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똥의 활용 가능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황폐화된 토양을 소생시키는 유기농법과 천연 비료, 우주 개발의 새로운 에너지원, 혁신적인 퇴비화 화장실에 이르기까지 그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아끼다 똥 된다”라는 옛말이 있지만, 이제 우리는 똥을 소중한 자원으로 보존하고 아껴서 후대에 전달해야 할 것이다.
내 똥 냄새보다 모르는 사람의 똥 냄새가 더 역겨운 이유는?
혐오의 맹점, 그리고 무심히 떠나보낸 우리 뱃속 천연자원을 위한 변론
우리는 역사와 문화, 그리고 어린 시절의 경험을 통해 우리 항문에서 나오는 것들에 대해 말하거나 깊이 생각하지 않도록 훈련받아 왔다. 똥은 오랫동안 혐오와 기피의 대상으로 여겨졌으며, 이는 단순한 개인적 감정을 넘어 문화적·사회적으로 깊이 뿌리박힌 금기가 되었다. 하지만 브린 넬슨은 똥을 향한 이러한 혐오가 과학적 사실이 아닌 문화적 편견에 기반하고 있을 수 있음을 지적한다.
예를 들어, 연구에 따르면 엄마들은 자기 아이의 똥 냄새를 다른 아이의 똥 냄새보다 덜 역겹게 느낀다. 연구자들이 기저귀 라벨을 의도적으로 바꿔 붙여도 반응은 동일했다. 이는 피할 수 없거나 함께 살아야 하는 대상에 대한 혐오감이 점차 둔화되는 ‘습관화(habituation)’ 때문이라고 설명된다.
이 결과는 혐오 민감도가 높은 사람은 정치적으로 보수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에 비추어 봤을 때 더욱 의미심장하다. 실제로 보수 정치인들은 성소수자, 불법 이민자, 유색인종을 배척하는 데 혐오감을 전략적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똥은 인간의 혐오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흥미로운 점은 모든 문화권이 똑같은 수준의 혐오를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일부 토착 문화에서는 똥을 자연 순환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농업과 의료에 적극 활용해 왔다. 저자는 “무엇이 당신을 역겹게 하는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며 우리의 고정관념에 도전한다. 과학적 호기심과 창의적 발상이 만나는 지점에서 똥은 단순한 폐기물이 아니라, 미래를 바꿀 수 있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
이 책을 쓰기 시작할 때 나를 사로잡은 질문은 “어떤 것이 가치를 가지는가?였다. 혈액, 장기, 정자, 난자 등을 기증하는 일의 가치를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생명을 구하거나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데 도움을 주는 일은 이타적인 행동의 전형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어떤 사물이 일단 쓸모없거나 가치가 없다고(또는 역겹다고) 규정되면 그때부터는 그 사물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기 힘들어진다.
물 내림 버튼을 한 번 누르는 것만으로 똥이 사라지게 만드는 현대의 위생 시설은 사실 대부분 사치품이라고 할 수 있다. 변기 물이 하수구로 소용돌이치면서 빠질 때 정확하게 무엇이 빠져나가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곰이나 고래 또는 새와는 달리 우리 인간은 자기 배설물을 자연 세계에서 격리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은 지구에서 가장 쓰임새가 많은 천연자원 중 하나를 사실상 낭비한다.
심리학자 트레버 케이스가 2006년에 발표한 논문 「내 아기는 당신의 아기만큼 나쁜 냄새가 나지 않는다: 혐오의 가소성」에 따르면 가족, 특히 자신의 아이를 돌보는 엄마는 혐오감이라는 장애물을 쉽게 뛰어넘는다. 케이스는 실험을 통해 엄마 13인에게 자기 아기가 찼던 기저귀와 다른 아기가 찼던 기저귀의 냄새를 맡고 냄새를 비교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 이 엄마들 대부분은 자기 아기가 찼던 기저귀의 냄새가 덜 역겹게 느껴진다고 대답했다. 연구진이 기저귀에 라벨을 의도적으로 바꿔 붙였을 때, 심지어는 기저귀에 라벨을아예 붙이지 않았을 때도 엄마들은 같은 대답을 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브린 넬슨
과학 저널리스트 겸 편집자. 워싱턴대학교에서 미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생물을 연구하는 것보다 미생물에 관한 글을 쓰는 것에 더 흥미를 느끼고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크루즈 캠퍼스(UCSC) 대학원에서 과학 저널리즘 전문 과정을 수료한 후,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 《네이처(Nature)》 등 여러 언론 매체와 학술 저널에 기고했다.《뉴스데이(Newsday)》에서 7년간 과학부 기자로 일하며 유전학, 줄기세포 연구, 생태 및 환경 등 다양한 분야를 다뤘고, 그 공로로 보건의료기자협회상(Association of Health Care Journalists Awards)과 뉴욕프레스클럽상(New York Press Club Award) 등을 수상했다. 이후 프리랜서 작가 겸 편집자로 전향하여 베스트셀러 『모더니스트 퀴진(Modernist Cuisine)』에서 미생물학과 식품 안전을 다룬 두 챕터의 편집 등을 맡았다.현재 전미과학작가협회(NASW), 환경저널리스트협회(SEJ), 성소수자언론인협회(NLGJA)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시애틀에서 남편 제프, 에너지가 넘치는 반려견 파이퍼와 함께 즐겁게 살고 있다.
목차
CHAPTER 1 물질 MATTER 025
CHAPTER 2 공포 HORROR 067
CHAPTER 3 구원 SAVIOR 104
CHAPTER 4 기억 MEMORY 148
CHAPTER 5 징후 PORTENT 194
CHAPTER 6 모니터 MONITOR 257
CHAPTER 7 전형 EPITOME 306
CHAPTER 8 자원 SOURCE 350
CHAPTER 9 촉매 CATALYST 392
CHAPTER 10 선물 BOUNTY 443
CHAPTER 11 위안 BALM 498
CHAPTER 12 모멘텀 MOMENTUM 559
감사의 말 607
크레디트, 심화 읽기 611
참고 문헌 612
찾아보기 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