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한국 누아르란 무엇인가. 한국 누아르는 한국 사회를 어떻게 표상하고 있는가. 『누아르의 타자들』은 이 두 개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한국 누아르 영화의 시간적·공간적 맥락을 적극적으로 확장한다. 유럽과 할리우드는 물론, 일본과 홍콩의 누아르 영화들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전 지구적 혼종성의 산물인 한국 누아르 영화의 계보와 계열을 정리하는 것이다. ‘정신분석’과 ‘사회비평’의 경계에 있는 그 명징한 언어는 독자들을 필름 누아르라는 어둡고 위협적인 만큼이나 아름답고 매혹적인 심연으로 잡아당긴다.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한국 누아르는 무엇인가. 둘째, 한국 누아르는 한국 사회를 어떻게 표상하는가. 첫 번째 질문인 한국 누아르는 무엇인가 하는 질문은 두 가지 의제를 경유한다. 하나는 한국 누아르는 왜 20년간 단절되었다가 1990년대 이후에 다시 등장했는가 하는 의제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 누아르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하는 의제이다. 두 번째 질문인 한국 누아르는 한국 사회를 어떻게 표상하는가 하는 의제는 개별적인 텍스트들의 분석을 통해 접근한다. 각각의 텍스트 속의 인물들을 통해 당대 한국 사회의 증상들을 읽고, 시대의 경과에 따라 이 징후들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추적한다. 한국 누아르 속 주체들이 재현하는 한국 사회는 어떤 모습인가. 영화 속 인물들이 표상하는 파국은 어떤 양상인가. 한국 누아르 영화 속 인물들의 죽음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던진다.- “1. 책을 열며” 중에서
필름 누아르 영화들은 이 위기에 대한 강박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 영화의 남자 주인공들은 가부장적 질서를 다시 가동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남성과 여성에게 각각 적절한 사회적 장소를 부여했던 시스템이 재가동되려면 전시에 부여했던 여성의 사회적 역할은 축소되거나 반환되어야 한다. 그러나 새로운 시민적 질서 안에서 이러한 시도는 성공하지 못한다. 남성들은 가정의 영역에서 그리고 일터에서 시민의 역할을 적절히 수행하지 못한다. 자신들이 문화의 원동력이라는 이전의 자부심과 자의식은 침해되고 전치된다. 필름 누아르 영화들은 문화 영역에서의 남성들의 분투이다. 그러나 이들의 힘겨운 싸움은 자신의 취약한 정체성만을 드러낼 뿐이다. 남성들의 분투는 새로운 질서 안에서 모순들만 부각한다. 필름 누아르의 서사는 이 위기에 대한 징후이자 강박의 노정이다.- “2. 필름 누아르의 풍경” 중에서
대기업의 영화시장 진출과 젊은 기획자들의 유입으로 인해 한국의 영화산업은 본격적인 산업으로서의 체제를 만들어 나가게 되었다. 대기업 자본과 기획 영화의 등장과 함께 한국 영화 시장 점유율은 1994년부터 반전되었고, 1997년에는 25%를 넘어서고, 〈쉬리〉가 나오는 1999년에는 30%를 넘어서게 된다. 대기업 자본과 젊은 영화인들의 부상은 제작 자본의 투명화와 제작 환경의 합리화를 견인했고, 이는 2000년대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로 이어진다. 한국 누아르 영화가 등판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3. 무대의 뒤편”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강봉래
연세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영상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영상학 석사학위를, 미디어문화연구 전공으로 문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석사논문은 「1960년대 후반 한국영화 속에 드러난 모더니티의 표상들」이고, 박사논문은 「한국 누아르 영화의 위상과 표상」이다. 임상수의 〈눈물〉(2001)과 허진호의 〈외출〉(2005) 프로듀서를 했고, 허진호의 〈행복〉(2007)을 제작했다. 연구 분야는 한국 영화, 장르 영화, 문화연구 등이다. 연세대학교 매체와예술연구소 전문연구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