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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없는 세상
비폭력의 의미를 묻는 당신에게
오월의봄 | 부모님 | 202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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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전면전이 발발한 지 2025년 2월 24일로 만 3년이다. 러시아의 침공에 우크라이나는 무력 방어 전쟁에 나섰고, 끝날 줄 모르는 전쟁에 양국의 사상자는 100만 명을 넘어섰다. 한편 수십년 동안 이어진 이스라엘의 폭력과 학살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또 다른 전쟁을 불러왔다. 현대에도 전쟁은 반복되고 있지만 국제질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각국 정부는 평화를 위한 노력보다 전쟁으로 인한 자국의 손익을 계산하기에 급급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상황을 경제적 ‘특수’로 바라보며 ‘K방산’의 성장과 호황을 전망하는 한국 정부도 그다지 멀리 있지 않다.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하는 전쟁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사라질 수 없는 것일까? 언제까지 군사력을 키우는 것으로 평화를 수호해야 할까? 시민사회는 이 새로운 시대의 전쟁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비폭력 시민 저항을 말하는 한 평화주의자와 이에 비관적 시각을 가진 회의론자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폭력으로 평화를 지킨다는 오래된 환상을 깨뜨려줄 대화다.

  출판사 리뷰

전쟁은 왜 계속될까?
비폭력 시민 저항에 무슨 힘이 있을까?
폭력으로 평화를 지킨다는 오래된 환상을 깨뜨려줄 대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도 4년째에 접어들었다. 그사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또 한번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다. 세계 어딘가에서는 지금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군사주의의 지배 아래 인류의 시대는 언제나 전쟁의 시대다. 힘으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으며 이에 따라 강한 군사력을 국가의 주요 목표로 두는 군사주의는 많은 사람에게 당연한 상식처럼 여겨진다. 한국만 해도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지난 5년간 국방비 예산은 줄곧 정부 재정의 12~14퍼센트를 차지해왔다.
그러나 군사주의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평화는 도래하지 않았다. 힘은 갈등을 해결하기보다는 또 다른 폭력을 불러왔을 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처럼 군사력에 군사력으로 대응하는 방어 전쟁의 논리도 결국은 군사주의를 벗어나지 못한 방법론이다.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고, 세계 평화도 도래하지 않는다. 지난 수 세기 동안 벌어진 그 무수한 전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하는 게 아닐까? 폭력 없이도 평화를 수호했던 사례가 역사 속에 있지는 않을까? 《전쟁 없는 세상》은 그 답을 들려줄 책이다. 평화주의, 비폭력 시민 저항에 관한 회의론자와의 이 짧은 대화록은 군사주의 아닌 평화주의에, 폭력 수단이 아닌 비폭력 수단에, 지배자의 논리를 따르지 않는 시민 저항에 정말로 힘이 있느냐는 가슴속 깊은 우리의 의심을 하나하나 해소해준다. 어쩌면 우리를 대변할지 모르는, 비폭력에 비관적인 회의론자의 원초적인 의문들에 대해 저자는 현대 평화주의의 주요 쟁점들을 검토하는 식으로 친절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반박한다. 평화주의에 대한 지극히 현실적인 의문들을 정면으로 다루면서 평화주의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명쾌한 책이다.

비폭력 저항의 이론적 토대, 역사적 사례,
현재 전쟁상황에 대한 평화주의 관점의 이해,
그리고 구체적인 대안과 실천 방안까지

200쪽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짧은 책이지만 저자는 이 한 권에 비폭력 시민 저항의 이론적 토대는 물론이고 참고할 만한 역사적 사례,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평화주의적 관점의 이해, 나아가 이런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과 실천 방안까지 압축적으로 담아냈다. 회의론자와 저자의 대화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이라는 현 상황을 배경으로 이뤄진다. 회의론자의 현실적인 의문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이런 시기에 어떻게 평화주의자가 될 수 있습니까?
우크라이나에 무장 방어가 아닌 다른 대안이 있습니까?
비폭력 저항으로 정말 점령자를 몰아낼 수 있습니까?
실제로 성공한 비폭력 저항의 사례들이 있습니까?
시민 저항에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누가 위험을 감수하려고 할까요?
무장 투쟁과 비무장 투쟁을 병행하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습니까?
비무장한 사람들도 폭력을 행사할 수 있고, 그런 폭력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지 않습니까?
무기도 없이, 공격자에게 위해를 가할 의사도 없이 누군가를 보호하겠다는 건 너무 순진한 발상 아닌가요?
만약 자신이나 사랑하는 사람이 폭행을 당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당하기만 할 건가요?

회의론자의 질문은 평화주의와 비폭력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과 크게 다른 것 같지 않다. 저자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한 사람의 평화주의자로서 차근차근 답해간다. 두 사람의 대화를 읽다보면 많은 의문이 걷히고 평화주의와 비폭력 시민 저항을 매우 현실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특히나 이 대화가 지극히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지점은 도덕주의적 차원에서 비폭력의 옳고 그름을 논하는 차원을 벗어나 저항의 성공률 비교 등 매우 실용주의적인 차원의 논의를 이어가기 때문이다.

비폭력 저항이 만드는 현재진행형의 변화

비폭력 시민 저항의 힘은 비단 전쟁상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내란상황을 맞이한 한국사회에서도 무수히 많은 시민이 비폭력 저항의 힘을 보여주었다. 공무원, 계엄군, 경호처 인원들의 항명, 태업, 의도적 외면은 비폭력 시민 저항의 주요한 사례가 된다. 한국의 평화주의/반군사주의단체 전쟁없는세상의 활동가이기도 한 옮긴이 최정민은 해제를 통해 이 책의 대화를 한국사회의 상황과 아울러 더욱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그리고 제3국의 시민들이 이미 비폭력 저항을 실천해왔다. 옮긴이는 그러한 저항의 사례들을 함께 아우르며 이러한 움직임이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라고 짚는다. 전쟁이 어떠한 결말을 맞게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전쟁을 마주한 당국의 시민들이 아니더라도 비폭력 저항에 힘을 보탤 다양한 연대 활동의 방법들이 있다. 실제로 한국의 평화운동은 한국산 무기의 우크라이나 수출 및 이전에 반대하는 한편,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따른 한국군의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에도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다. 러시아의 병역거부 난민들을 지원하는 활동도 전개 중이다.
전쟁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군사주의에 대한 강한 믿음일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믿음을 차분히 돌아보도록 하며, 비폭력 저항이 만들어낸 과거의 변화는 물론이고 현재진행형의 변화들, 나아가 앞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변화들까지 알려주고 있다. 폭력에는 폭력으로 대응해야 하며 무력으로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오래된 환상에 청쾌한 균열을 일으킬 책이다.

저는 평화를 연구하는 학자이자 평화주의자로서 비폭력 저항과 분쟁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2023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년을 맞이했을 때 저는 제 자신의 평화주의 신념을 깊이 고민했습니다. 고민 끝에 제가 여전히 평화주의자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고 그 생각들을 책으로 담아내기로 했습니다. 이 책은 평화주의에 의문을 제기하는 가상의 ‘회의론자’와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이 회의론자는 실제 인물이 아니라 그동안 제 평화주의적 입장에 의문을 제기했던 모든 사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대리인’ 역할을 합니다. (이 책에 대하여)

회의론자: 선생님께서는 스스로를 평화주의자라고 하시는데요. 제가 알기로, 평화주의자란 모든 전쟁과 전쟁 준비에 반대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지금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격에 맞서 벌이고 있는 방어 전쟁까지도 포함해서 말입니다. 이런 시기에 어떻게 평화주의자가 될 수 있습니까?
마이켄: 저는 반대의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런 시기에 어떻게 평화주의자가 ‘아닐’ 수 있을까요? 현대 전쟁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이토록 잘 알면서도 왜 우리는 전쟁이 아닌 다른 대안을 고려하지 않는 걸까요? (들어가며)

회의론자: 전쟁이 끔찍하다는 점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우리는 전쟁을 피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하죠. 하지만 2022년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일을 보면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기 위해서는 무장 방어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어 보이는데요. 정말 다른 대안이 가능한가요?
마이켄: 러시아의 침공은 정말 끔찍한 행위였어요.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이 침략에 맞서 싸우고 싶어 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무기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싸울 수 있어요. 장기적으로 보면 비무장 방법이 인권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생명을 구하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미래에 평화로운 관계를 만들기도 더 수월할 거고요. 매일같이 전쟁이 계속되고 총성이 울리고 로켓이 발사되고 집이 파괴되고 인명이 손실될수록 재건과 화해는 더 오래 걸릴 겁니다. 이것이 제가 평화주의자이며 전쟁을 비인도적 범죄로 보는 이유입니다.
(들어가며)

  작가 소개

지은이 : 마이켄 율 쇠렌센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영국, 호주 등 5개국에서의 생활과 학업 경험을 통해 다양한 문화적 관점을 형성한 국제적 학자. 학문적 여정은 덴마크에서 사회교육가 과정을 시작으로, 노르웨이 트롬쇠대학교에서 사회학 학사를, 영국 코번트리대학교에서 평화학 석사를 취득하며 발전했다. 2014년 호주 울런공대학교에서 ‘유머를 활용한 정치적 퍼포먼스와 시민 저항’이라는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2016년 스웨덴 칼스타드대학교 교수로 임용되었으며,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울런공대학교 명예 박사 후 연구원으로도 활동했다. 국제 평화주의단체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에서 활동했다. 평화운동에 기여하기 위해 꾸준히 글을 쓰며 사람들에게 평화에 대한 꿈과 비전을 전하고 있다.

  목차

이 책에 대하여

들어가며
비무장 투쟁의 논리
위험한 실험, 비무장 투쟁
평화주의, 군사주의, 무기 수출
더 큰 그림, 나토
푸틴을 끌어내리는 방법
비무장 투쟁, 그 준비와 가능성
더 읽을거리: 비폭력 저항의 힘과 전략을 탐구하는 주요 문헌들

옮긴이 해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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