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시민의 ‘선한 마음’에만 기대지 않는
평등을 향한 스웨덴의 법과 제도『평등한 세상이 너무 멀어』는 모두가 존중받는 평등한 세상을 위해서 좋은 법과 제도가 꼭 필요함을 알려 주는 책이다. 이 책에는 어린이, 여성, 노인, 장애인, 반려견, 난민과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들이 어떤 제도를 통해서 독립적이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 다름을 인정받고, 복지 혜택을 받으며, 평등한 삶을 누릴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스웨덴의 따뜻하고 희망찬 사례를 통해 우리도 평등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 - [다정한 하루] 시리즈 4권
못된 사람도 다정한 행동을 하게 만드는 비결뉴스를 보면 차별과 혐오를 일삼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댓글들은 읽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특정 연령층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이상한 말을 하고,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한다. 장애인을 비하하고, 소수자를 경멸하고, 중국인을 혐오하고, 동물을 학대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함부로 대하고, 노인을 무시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별히 나쁠 것 같지는 않은데, 인간이 원래 그런가 생각하다가, 복지 국가 북유럽은 어떨까 싶은 궁금증이 들었다.
스웨덴에서 17년째 살고 있는 필자는 “못된 사람도 어쩔 수 없이 다정한 행동을 하게 만드는 스웨덴의 비결이 있는데, 바로 좋은 법과 제도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스웨덴에서는 운이 좋아서 착한 사람을 만나야만 잘 지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운이 나빠도 좋은 제도가 있어 누구나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니, 이주 노동자에게 욕하고 급여를 착취하는 나쁜 사장이 많은 것은 ‘고용 허가제’처럼 나쁜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오래전 드라마 <송곳>에서도 주인공이 프랑스 사회는 노조에 우호적인데, 한국에 진출한 프랑스 회사는 왜 노조를 거부하냐고 묻자, “여기서는 그래도 되니까.”라는 답을 듣는다. 결국 평등과 존중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강력한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세상이 변화할 수 있다.
밝고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가득사회적 약자 이야기를 하면서 이렇게 재밌게 쓰기는 쉽지 않다. 글 곳곳에 유머가 넘쳐 나고, 밝고 따뜻한 기운이 감돈다. 어렸을 때 가난했던 제시카는 엄마가 샌드위치에 치즈와 햄을 함께 넣어 먹는 게 아니라고 말해서 항상 둘 중에 하나만 넣어 먹었는데, 어느 날 친구 집에 놀러 갔더니 치즈와 햄뿐 아니라 삶은 달걀까지 넣어 먹어 깜짝 놀랐다고 말한다. 그후에도 여전히 가난했지만 대학 등록금이 무료라서 대학에 들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스웨덴에서는 국왕이 100세 생일 축하 카드를 보내는데, 생일 축하 카드를 쓰느라 바빠 휴가를 못 간다는 농담이 돌 정도로 노인들이 장수하면서 신나고 즐겁게 산다. 불장난한 딸을 때린 필리핀 엄마가 ‘아동 학대’로 경찰서에 불려 가자, 필리핀에서는 불장난하는 아이를 내버려두는 걸 아동 학대로 본다고 항변하지만, 체벌은 절대 금지이다. 남성 정치가들이 어느 날 갑자기 여성들이 가엾게 여겨져서, 남성과 여성이 평등해야 한다는 좋은 마음을 가질 리는 절대 없고, 노동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여성들을 불러낸 거라고 알려 준다. 난민 가족이 추방당할 위기에 처하자 몇 달, 몇 년을 잠에 빠진 아이들이 난민 자격이 인정되자 눈을 뜬 감동적인 이야기도 들려준다.
작가의 경험이 오롯이 녹아 있고,
생생한 취재까지 곁들인 스웨덴 이야기작가 나승위는 스웨덴에서 17년을 살면서, 아들 셋을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보냈다. 스웨덴 교육 정책을 직접 접할 수 있었고, 여러 혜택을 받았음을 구체적으로 알려 준다. 또 처음에는 단점으로 느꼈던 부분이 나중에는 장점으로 받아들이기까지의 변화도 보여 준다. 지금은 스웨덴 말뫼에서 작은 한국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데, 식당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스웨덴 정부가 이민자를 어떻게 지원하는지 알 수 있었으며, 자신의 식당에 난민 청년들을 인턴으로 채용하면서 통합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저자는 2개 단체의 회원이기도 한데, 그중 한 단체는 할머니 회원들이 많아 스웨덴 노인들의 삶을 생생히 접할 수 있었으며, 노인 복지 정책을 세세히 설명하고 있다.
쉽게 설명하는 평등 이야기이 책에서는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평등을 쉽게 설명하고, 평등한 세상을 위해 다정한 마음을 키워 가자고 말한다. “평등은 사회적으로 약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복지가 제공되는 것을 의미한다. 진정한 평등이란 모두에게 똑같이 나눠 주는 것이 아니라 각자 필요한 만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즉 모두에게 똑같이 계단만 이용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회의에 참석할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것이다. 평등이란 인간의 존엄성과 관련이 있다. 부자이건 가난하건 사회적 지위나 학력과 상관없이 누구나 존엄한 존재로 평등하게 존중받아야 한다. 빈곤이 개인의 책임으로 떠넘겨지지 않고, 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지는 사회가 평등한 사회이다.”
다정한 시민이 되는 법,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이 책에는 [다정한 시민이 되는 법]이 나온다. 친구들과 시험 점수를 묻지 않기, 집안일에서는 “도와줄게요” 대신 “같이해요”라고 말하기, 할머니의 어렸을 적 이야기를 듣기, 반려견의 마음을 읽어 보기, 장애인 친구에게 작은 배려를 실천하기, 이주해 온 친구들에게 “신기하다” 대신 “멋지다”라고 말하기 등이다. 전혀 어렵지 않고,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간단한 내용이다. [저, 질문 있어요!] 코너에서는 궁금한 이야기와 명쾌한 답변을 통해, 어떤 경우에도 어린이 체벌은 안 되며, 여성들이 정치 참여를 적극적으로 할 때 세상이 어떻게 바뀌는지 알려 준다. 또 장애인도 노동할 권리가 있음을 알려 주고, 난민 여성들과 연대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왜 중요한지 알려 준다. 빈부 격차가 작은 스웨덴의 사례를 통해, 직업 간 임금 차이가 작아야만 모두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시리즈 소개][다정한 하루] 시리즈는 모두가 존엄한 세상을 꿈꾸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버리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도록 기획한 책이다. 1권 장애, 2권 차별, 3권 동물권, 4권 평등, 5권 빈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앞으로의 세상에서는 많은 이주민과 더불어 살아가야 할 텐데, 우리는 차별하고, 무시하고, 함부로 대한다. 의심과 두려움으로 가득 찬 내 안의 인종 차별이 큰 문제이다. 또 사회적 약자는 누구나 될 수 있는데, 무관심하거나 불편하게 여긴다.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동물에게 다정한 사람이 인간에게도 다정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아이들이 “밝고 따뜻하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 봄날의 햇살 같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