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는 과거 어느 때보다 풍요롭고 편리해졌지만, 동시에 예측 불가능한 위기와 복잡다단한 문제들로 가득 차 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은 특히 아동과 청소년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그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협하는 다양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가정 내 갈등과 폭력, 학교에서의 따돌림과 경쟁, 예기치 않은 재난과 사고, 그리고 미디어와 온라인 환경을 통한 유해 정보 노출 등, 아이들은 크고 작은 트라우마 경험에 무방비 상태로 놓여있다. 이러한 경험은 아이들의 섬세한 내면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정서, 행동, 학습, 그리고 관계 형성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파장을 일으킨다.
교육 현장은 이러한 사회적 변화의 최전선에 있다. 교사들은 매일 교실에서 다양한 배경과 어려움을 가진 학생들을 마주하며, 특히 트라우마를 경험한 학생들의 학업 부진, 정서적 불안정, 갑작스러운 분노 폭발, 위축, 사회성 부족 등 복합적인 문제 행동에 직면하곤 한다. 이러한 도전적 행동은 교사의 교육 활동을 어렵게 만들 뿐만 아니라, 학급 전체의 분위기를 저해하고, 나아가 학교 공동체의 안전과 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기존의 훈육 방식이나 행동 수정 기법만으로는 트라우마 학생들의 근본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교육계에서는 새로운 접근 방식에 대한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트라우마 기반 행동 지원: 회복탄력성 개발을 위한 실용적 가이드" (안혜경, 윤송하, 정유진 옮김)는 어둠 속 등대처럼 교육 현장에 명확한 방향과 실질적인 지침을 제시하는 귀중한 역작이다. 이 책은 트라우마가 아동 및 청소년의 뇌 발달, 정서 조절, 행동 양상, 학습 능력, 그리고 대인관계에 미치는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영향을 신경과학적 근거와 풍부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명쾌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학교와 교실에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트라우마 기반 행동 지원(Trauma-Informed Behavior Support, TIBS)의 핵심 원리와 구체적인 전략을 체계적으로 제시한다.
출판사 리뷰
왜 지금 우리에게 '트라우마 기반 접근'이 절실한가?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는 과거 어느 때보다 풍요롭고 편리해졌지만, 동시에 예측 불가능한 위기와 복잡다단한 문제들로 가득 차 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은 특히 아동과 청소년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그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협하는 다양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가정 내 갈등과 폭력, 학교에서의 따돌림과 경쟁, 예기치 않은 재난과 사고, 그리고 미디어와 온라인 환경을 통한 유해 정보 노출 등, 아이들은 크고 작은 트라우마 경험에 무방비 상태로 놓여있다. 이러한 경험은 아이들의 섬세한 내면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정서, 행동, 학습, 그리고 관계 형성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파장을 일으킨다.
교육 현장은 이러한 사회적 변화의 최전선에 있다. 교사들은 매일 교실에서 다양한 배경과 어려움을 가진 학생들을 마주하며, 특히 트라우마를 경험한 학생들의 학업 부진, 정서적 불안정, 갑작스러운 분노 폭발, 위축, 사회성 부족 등 복합적인 문제 행동에 직면하곤 한다. 이러한 도전적 행동은 교사의 교육 활동을 어렵게 만들 뿐만 아니라, 학급 전체의 분위기를 저해하고, 나아가 학교 공동체의 안전과 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기존의 훈육 방식이나 행동 수정 기법만으로는 트라우마 학생들의 근본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교육계에서는 새로운 접근 방식에 대한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트라우마 기반 행동 지원: 회복탄력성 개발을 위한 실용적 가이드" (안혜경, 윤송하, 정유진 옮김)는 어둠 속 등대처럼 교육 현장에 명확한 방향과 실질적인 지침을 제시하는 귀중한 역작이다. 이 책은 트라우마가 아동 및 청소년의 뇌 발달, 정서 조절, 행동 양상, 학습 능력, 그리고 대인관계에 미치는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영향을 신경과학적 근거와 풍부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명쾌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학교와 교실에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트라우마 기반 행동 지원(Trauma-Informed Behavior Support, TIBS)의 핵심 원리와 구체적인 전략을 체계적으로 제시한다.
본 서의 가장 큰 미덕은 문제 행동의 피상적인 통제나 교정을 넘어, 트라우마 경험 학생들의 내면에 숨겨진 고통과 필요를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며, 그들의 내재된 힘과 회복탄력성을 증진시켜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는다는 점이다. 안혜경, 윤송하, 정유진 번역가의 섬세하고 전문적인 번역은 원서의 깊이 있는 통찰과 따뜻한 시선을 국내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하며, 학교 현장의 교사, 상담가, 관리자뿐만 아니라, 트라우마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자녀 혹은 주변 아이들을 돕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영감을 주는 필독서라 할 수 있다.
본 서의 내용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트라우마의 본질과 영향에 대한 과학적이고 포괄적인 이해를 제공한다. 둘째, 트라우마 기반 행동 지원(TIBS)을 관통하는 핵심 원리들을 명확하게 제시한다. 셋째, 이러한 원리들을 학교와 교실이라는 실제적인 맥락에서 구현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전략들을 풍부하게 안내한다.
트라우마의 그림자: 아동 발달에 미치는 다층적 영향
저자들은 먼저 트라우마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를 바로잡는 것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트라우마는 단순히 충격적인 단일 사건(예: 자연재해, 큰 사고)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아동이 감당하기 어려운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스트레스 경험(예: 가정폭력, 방임, 또래 괴롭힘, 빈곤, 차별)이 누적되어 발생하는 ‘복합 트라우마(Complex Trauma)’의 개념을 강조한다. 이러한 복합 트라우마는 아동의 발달 과정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책은 트라우마가 아동의 뇌 발달, 그중에서도 생존과 정서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편도체(amygdala), 해마(hippocampus), 전전두피질(prefrontal cortex)의 구조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신경생물학적 관점에서 상세히 설명한다. 만성적인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된 아동의 뇌는 끊임없이 위협을 감지하고 생존 모드로 작동하게 되어, 편도체는 과활성화되고 해마의 기능은 저하되며, 합리적 사고와 충동 조절을 담당하는 전전두피질의 발달은 지연될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아이들이 사소한 자극에도 쉽게 흥분하거나(과잉 각성), 감정적으로 무뎌지거나(과소 각성), 위험 상황에서 얼어붙거나(투쟁-도피-동결 반응), 현실감을 잃어버리는(해리) 등의 다양한 반응 양상을 보이게 만든다.
저자들은 이러한 신경생물학적 변화가 학습, 기억, 주의 집중, 자기 조절, 대인관계 기술 등 학교생활에 필수적인 능력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트라우마를 경험한 학생은 교실에서 집중력을 유지하기 어렵거나, 지시를 따르지 못하거나, 갑자기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혹은 극도로 위축되어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러한 행동들은 종종 반항적이거나 게으른 것으로 오해받기 쉽지만, 실제로는 트라우마로 인한 생존 반응의 표현일 수 있음을 책은 역설한다. 독자들은 이 부분을 통해 문제 행동의 표면 아래 숨겨진 트라우마의 상처와 아이들의 절박한 신호를 읽어낼 수 있는 깊이 있는 이해와 공감 능력을 기를 수 있다.
트라우마 기반 행동 지원(TIBS)의 여섯 가지 등대: 핵심 원리
트라우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저자들은 트라우마 기반 행동 지원(TIBS)을 실천하는 데 있어 반드시 견지해야 할 여섯 가지 핵심 원리를 제시한다. 이 원리들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학교와 교실의 모든 상호작용과 시스템을 관통하는 구체적인 행동 지침으로서 기능한다.
안전(Safety): 신체적 안전뿐만 아니라 정서적, 심리적, 문화적 안전감을 최우선으로 보장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는 예측 가능하고 일관된 규칙과 일과, 물리적으로 편안하고 안정감을 주는 교실 환경, 그리고 위협이나 비난 없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를 포함한다. 교사는 학생에게 안정감을 주는 존재(safe base)가 되어야 한다.
■ 신뢰(Trustworthiness)와 투명성(Transparency): 학생, 교사, 학부모, 학교 구성원 간의 상호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의사 결정 과정, 규칙 적용, 기대 수준 등에 있어 명확하고 투명하게 소통하며, 약속을 지키고 일관된 태도를 유지함으로써 신뢰를 쌓아간다. 특히 트라우마 경험 학생들은 신뢰에 민감하므로, 작은 약속이라도 반드시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 또래 지지(Peer Support): 트라우마 경험은 종종 고립감과 수치심을 동반한다. 학생들이 서로의 경험을 안전하게 공유하고, 공감하며, 지지할 수 있는 또래 관계 및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도록 돕는다. 협동 학습, 멘토링 프로그램, 소그룹 활동 등을 통해 긍정적인 또래 상호작용을 촉진한다.
■ 협력(Collaboration)과 상호성(Mutuality): 권위적인 관계가 아닌, 학생과 교사가 동등한 파트너로서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목표를 설정해나가는 협력적 관계를 지향한다. 학생의 의견을 경청하고 의사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시켜, 학생이 문제 해결의 주체이자 변화의 동반자라는 인식을 갖도록 한다.
■ 역량 강화(Empowerment), 목소리(Voice), 선택(Choice): 모든 학생은 강점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학생 스스로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을 발견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격려한다. 학생에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 필요를 표현할 수 있는 안전한 통로(목소리)를 제공하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선택)를 부여하여 자기 주도성과 자기 효능감을 증진시킨다.
■ 문화적, 역사적, 성별 문제에 대한 존중(Cultural, Historical, and Gender Issues): 학생들의 다양한 문화적 배경, 가족사, 개인적인 경험, 성별 정체성 등을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며, 이러한 차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편견이나 차별 없이 모든 학생이 공정하게 대우받고 지원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교육과정, 교수법, 상호작용 방식 등 모든 측면에서 문화적 민감성을 반영한다.
이 여섯 가지 원리는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학교와 교실 환경을 트라우마에 민감하게 재구성하고, 모든 구성원이 서로 존중하며 지지하는 치유적 공동체를 만드는 데 있어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론을 현실로: 학교 및 교실에서의 구체적인 실천 전략
본 서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이론적 논의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교육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다채롭고 구체적인 실천 전략과 도구들을 풍부하게 제공한다는 점이다.
트라우마 민감 환경 조성: 물리적 환경(조명, 소음 수준, 공간 배치, 안정감을 주는 색상 활용, 예측 가능한 시각적 단서 제공), 일과 운영(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스케줄, 변화에 대한 사전 예고), 관계적 환경(따뜻하고 수용적인 분위기, 존중하는 언어 사용) 등을 트라우마 민감하게 조성하는 방법을 상세히 안내한다. 예를 들어, 교실에 '안전 지대(safe zone)'나 '진정 공간(calm-down corner)'을 마련하여 학생들이 압도감을 느낄 때 스스로를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 긍정적 의사소통 및 관계 형성 기술: 학생과의 신뢰 관계 구축을 위한 반영적 경청, 공감적 반응, 나-전달법(I-message) 사용법, 비폭력 대화법 등 구체적인 의사소통 기술을 예시와 함께 설명한다. 또한, 학생의 작은 노력과 성장을 인정하고 격려하는 방법, 긍정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기술 등을 제시하여 교사가 학생과의 관계를 강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 감정 조절 및 사회성 기술 교육: 학생들이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명명하며, 감정의 강도를 조절하고, 스트레스 상황에 건강하게 대처하는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활동과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감정 온도계, 마음챙김 활동, 이완 기법, 문제 해결 기술 훈련, 분노 조절 전략 등을 교실에서 어떻게 가르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단계와 예시를 들어 설명한다.
■ 도전적 행동의 이해와 지원 (FBA & PBS): 문제 행동을 단순히 억압하거나 처벌하는 대신, 그 행동이 가진 기능(예: 관심 끌기, 특정 과제나 상황 회피, 감각적 만족 추구, 의사소통의 수단)을 파악하는 기능적 행동 평가(Functional Behavior Assessment, FBA)의 중요성과 과정을 상세히 설명한다. FBA 결과를 바탕으로 문제 행동을 줄이고 긍정적인 대체 행동을 가르치는 긍정적 행동 지원(Positive Behavior Support, PBS)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방법을 단계별로 안내하며, 관련 양식과 예시를 제공한다.
■ 회복탄력성 증진 전략: 학생들의 내재된 강점을 발견하고 강화하며, 역경을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는 힘인 회복탄력성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접근법을 제시한다. 여기에는 긍정적 자기 인식 형성 돕기, 유능감 경험 제공, 지지적인 관계망 구축, 의미 있는 목표 설정 격려, 희망 심어주기 등이 포함된다. 이야기 치료, 미술 치료, 놀이 치료 등 트라우마 치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창의적인 치료적 접근법의 기본 원리와 교실 적용 아이디어도 간략히 소개한다.
이처럼 본 서는 교사들이 트라우마 학생들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도구와 전략들을 종합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이론을 실제 교육 활동으로 전환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한국 교육 현장에 던지는 깊은 울림: 변화와 성장을 위한 제언
"트라우마 기반 행동 지원"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한국 교육 현장에 다음과 같은 중요한 시사점과 성찰의 계기를 제공한다.
첫째, 학생 행동에 대한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이다. 오랫동안 우리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의 문제 행동을 개인의 기질, 의지 부족, 가정환경의 문제 등으로 치부하며, 처벌이나 통제를 통해 행동을 수정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이 책은 문제 행동의 이면에 숨겨진 트라우마의 상처와 고통을 먼저 살펴보고, 학생의 행동을 '무엇이 잘못되었는가?(What's wrong with you?)'가 아닌 '무슨 일이 있었는가?(What happened to you?)' 그리고 더 나아가 '당신에게 무엇이 필요한가?(What do you need?)'라는 질문으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은 교사의 역할을 단순히 지식 전달자나 훈육자를 넘어, 학생의 내면을 이해하고 치유를 돕는 조력자로 재정립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둘째, 모든 교육 실천의 핵심으로서 '관계'의 중요성을 재확인시킨다. 책은 트라우마 기반 지원의 성공 여부가 기술이나 프로그램 자체보다 교사와 학생 간의 긍정적이고 신뢰로운 관계의 질에 달려있다고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트라우마를 경험한 학생들에게 교사는 세상과 연결되는 중요한 다리이자, 안전하고 의미 있는 관계를 경험할 수 있는 첫 번째 대상이 될 수 있다. 교사의 진정성 있는 관심, 공감, 존중, 그리고 일관된 지지는 학생에게 깊은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고, 훼손된 자존감을 회복하며, 세상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다시 형성하도록 돕는 가장 강력한 치유적 요인이다. 따라서 교사 교육 및 연수 과정에서 관계 형성 기술과 공감 능력 함양을 위한 프로그램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
셋째, 개인적 노력을 넘어선 '학교 전체의 시스템적 접근'을 강력히 요구한다. 트라우마 기반 지원은 특정 교사 한두 명의 헌신이나 노력만으로는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학교장부터 모든 교직원, 상담교사, 행정직원, 그리고 학부모와 지역사회 전문가들까지 학교 공동체 전체가 트라우마에 대한 이해를 공유하고, 트라우마 민감성을 높이며, 일관된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학교 전체 차원의 트라우마 교육 및 연수, 트라우마 민감 학교 정책 및 규정 마련, 위기 학생 지원을 위한 다학제적 팀 운영, 지역사회 자원과의 연계 강화 등 시스템적 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책에서 제시하는 학교 리더십의 역할, 교직원 연수 모델, 위기 대응 프로토콜 등은 이러한 시스템 구축에 유용한 청사진을 제공한다.
넷째, 지원자인 교사의 '자기 돌봄(Self-Care)'과 '소진 예방'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는다. 트라우마를 경험한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과정에서 교사들은 학생들의 고통에 공감하며 감정적으로 소진되거나, 대리 외상(Vicarious Trauma), 이차 외상성 스트레스(Secondary Traumatic Stress), 연민 피로(Compassion Fatigue) 등을 경험할 위험이 매우 크다. 이는 교사의 심리적 안녕은 물론 교육의 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저자들은 교사 스스로 자신의 정서적,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돌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동료 교사들과의 지지 네트워크 활용, 슈퍼비전 기회 확대, 스트레스 관리 기술 습득,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구하는 등의 자기 돌봄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교육 당국과 학교 관리자는 교사들의 소진 예방과 심리적 지원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책의 강점과 독자들을 위한 제언
"트라우마 기반 행동 지원"은 여러 측면에서 기존의 유사 서적들과 차별화되는 다음과 같은 독보적인 강점을 지니고 있다.
■ 이론과 실제의 완벽한 조화: 트라우마와 뇌과학, 발달 심리학 등에 대한 깊이 있는 최신 이론적 배경을 제시하면서도,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수많은 구체적인 전략, 활동 예시, 점검표, 실제 사례 등을 풍부하게 담아내어 이론과 실제 사이의 간극을 효과적으로 메운다.
■ 압도적인 실용성과 현장 적용 용이성: 교사들이 매일 접하는 다양한 상황과 문제 행동에 대해 구체적인 지침과 해결책을 제공한다. 각 장마다 제시되는 성찰 질문, 실행 계획표, 상황별 대처법 등은 독자들이 책의 내용을 자신의 교육 환경에 맞게 창의적으로 적용하고 내재화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 학생 중심의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관점 견지: 트라우마의 심각성과 어려움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결코 학생들을 문제아나 낙오자로 낙인찍지 않는다. 대신 모든 학생이 가진 고유한 강점, 잠재력, 그리고 회복탄력성에 초점을 맞추어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달한다. 이는 독자들에게 좌절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노력할 수 있는 강력한 동기와 에너지를 부여한다.
■ 번역의 탁월함과 가독성: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번역이 매우 매끄럽고 자연스러워 가독성이 뛰어나다. 어려운 학술 용어보다는 현장 교사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내어, 국내 독자들이 원서의 핵심 메시지와 깊은 통찰을 정확하고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다.
물론, 어떤 책이든 모든 독자의 기대를 완벽하게 충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의 고유한 교육 시스템, 입시 중심의 문화, 과밀학급 문제 등 특수한 상황을 직접적으로 반영한 사례나 적용 방안이 더 풍부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다. 또한,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 매우 방대하기 때문에, 한 번 읽는 것으로 모든 것을 소화하고 실천하기보다는, 필요한 부분을 발췌하여 반복적으로 학습하고, 동료 교사들과 함께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논의하며 점진적으로 적용해나가는 과정이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라우마 기반 행동 지원"은 모든 교사와 예비교사, 학교 관리자 및 교육정책 입안자, 학부모 또는 양육자, 아동 상담 전공자 등의 독자들에게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깊은 성찰과 실제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강력한 필독서로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다.
나가며: 상처받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함께 성장하는 여정
이 책이 한국 교육 현장에 널리 읽히고 실천됨으로써, 더 많은 교육자와 관계자들이 트라우마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갖추고, 학생 한 명 한 명을 더욱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모든 아이들이 안전하고 지지받는 환경 속에서 자신의 고유한 빛깔을 마음껏 발산하며 성장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트라우마로 인해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심고 그들이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돕는 이 의미 있고 보람찬 여정에 더 많은 이들이 기꺼이 동참하기를 소망한다. 이 책은 그 여정을 함께하는 모든 이들에게 든든한 길동무이자 지혜로운 스승이 되어줄 것이다.
사건이나 상황에 대한 개인의 경험은 어떤 개인에게는 트라우마로 남고 다른 개인에게는 그렇지 않은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예: 학대 가정에서 분리된 아동은 형제자매가 서로 다른 경험을 하고, 한 난민은 다른 난민과 다르게 자신의 나라를 떠나는 경험을 할 수 있음). 개인이 자신이 경험한 사건을 어떻게 분류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신체적, 심리적으로 혼란을 겪는지에 따라 트라우마로 경험하는지 아닌지가 결정됩니다.
트라우마 사건은 본질적으로 한 개체(개인, 사건, 자연력 등)가 다른 개체에 대해 갖는 힘의 차이를 설정합니다. 이러한 사건은 “왜 나인가?”라는 심오한 질문을 끌어냅니다. 사건이나 상황에 대한 개인의 경험은 무력감과 의문의 맥락에서 형성됩니다.
굴욕감, 죄책감, 수치심, 배신감 또는 침묵이 사건의 경험을 이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체적 또는 성적 학대를 경험하면 굴욕감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자신이 나쁘거나 더럽다는 느낌으로 이어져 자책감, 수치심, 죄책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전쟁이나 자연재해의 경우, 충격적인 사건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은 살아남지 못했는데 자신만 살아남은 것에 대해 자책할 수 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보호자에 의한 학대는 배신감을 불러일으켜 신뢰가 무너지고 외로움을 느끼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동 학대와 가정폭력은 종종 침묵을 강요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일을 두렵게 만드는 협박이 동반됩니다. 사건을 경험하는 방식은 개인의 문화적 신념(예: 여성의 예속 및 가정폭력 경험), 사회적 지원의 유무(예: 고립 여부 또는 지원 가족 또는 지역사회의 포용 여부), 개인의 발달 단계(예: 5세, 15세, 또는 50세에 사건을 다르게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음) 등 다양한 요인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 아동은 잠재력을 발휘하기 위해 안정적이고 민감하며 애정이 넘치는 활기찬 관계와 환경이 필요합니다. 특히 폭력, 학대, 방임 상황을 목격하거나 경험하는 데 취약합니다. 돌보아야 할 사람에 의한 학대와 방임은 영유아, 아동, 청소년에게 고통스럽고 해롭습니다.
● 아동의 주된 욕구는 안전이 아니라 부모나 보호자와의 애착을 향한 것이므로 자신이 경험하는 양육 방식에 적응하게 됩니다. 나이와 취약성을 고려할 때 선택의 여지가 없으며, 더 만성적이고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복잡한 트라우마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결국 아동은 학대가 자기 잘못이며 자신이 본질적으로 나쁘다고 믿으면서 자신의 상황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 유아, 아동, 성인은 신체 생존 반응으로 무섭고 압도적인 상황에 적응하게 되는데, 자율신경계는 활성화되어 경직/투쟁/도피 반응으로 전환됩니다. 이때, 즉각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을 등 생화학 반응이 몸에 넘쳐나고, 아이는 불안해하고 과민하게 반응합니다. 유아는 ‘얼어붙은 채 경각심’을 보일 수 있으며, 아동과 청소년은 해리되어 ‘멍한 상태’로 보일 수 있습니다.
● 이러한 환경에 장기간 노출되면 아동의 두뇌 발달은 변화를 일으키고, 더 많은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활동 수준을 높이고, 향후 학습과 집중력에 영향을 미치는 ‘독성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을 신뢰하고 관계를 맺는 능력을 손상시킨다는 점입니다. 트라우마를 겪은 아동들은 행동을 조절하고 스스로를 진정시키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런 아동들은 종종 ‘과잉 행동’이라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트라우마에 민감한) 학교는 학생의 교우관계, 자기 통제, 학업 능력, 신체적, 정서적 안녕을 고려하여 전인적인 방식으로 학생의 필요를 충족시킵니다. 트라우마의 영향은 광범위하고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며, 트라우마를 경험한 학생은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에서 어려움을 드러내기보다는 감추기도 합니다. 학생의 표현 기저에 있는 욕구를 이해하려면 더 폭넓고 포괄적인 시각이 필요합니다. 연구자들은 교사 및 또래와의 관계; 행동, 감정, 주의력을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 학업 및 비학업 영역에서의 성취 그리고 신체적, 정서적 건강과 웰빙 등 네 가지 주요 영역에서 학생을 강화하면 성공적인 학교생활에 필요한, 모든 종류의 역경을 극복할 기회를 최대화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트라우마 기반의 학교는 이러한 영역 사이에 존재하는 불가분의 관계를 인식하고, 교직원들은 네 가지 영역 모두에서 학생들의 필요를 총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케이 에어
케이 에어 박사는 서호주 에디스 코완 대학교 교육학부에서 유아 교육학 강사로 재직 중입니다. 그녀는 유아 교육 및 행동 지원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참여도가 낮은 아동과 문제 행동을 보이는 아동, 그들의 교사 및 학교와 광범위하게 협력해 왔습니다. 케이 박사는 트라우마를 경험한 아동 중 심각한 문제 행동을 보이는 아동을 지원하기 위해 교사들이 긍정적이고 포용적인 교실을 구축하고 유지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열정을 쏟고 있습니다. 그녀의 연구 관심 분야는 아동의 문제 행동, 긍정적 행동 지원, 트라우마 중심 실천, 학부모-학교 협력입니다.
지은이 : 고빈드 크리슈나무르티
고빈드 크리슈나무르티 박사는 호주 남부 퀸즐랜드 대학교 심리학 및 상담학과의 임상 심리학자이자 강사입니다. 고빈드 박사의 임상 실무와 연구는 소외된 배경의 어린이와 청소년의 정신 건강과 교육적 성과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는 공공 및 민간 부문에서 학대나 방임에 노출된 어린이와 가족들과 광범위하게 작업해 왔습니다. 고빈드 박사는 학교와 여러 아동 복지 서비스와 협력하여 트라우마 중심적이고 애착 감수성이 있는 실천을 위한 시스템 중심의 접근법을 구현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습니다.
목차
서문
1장 이해와 공감
1.1 어린 시절의 역경과 학대
1.2 호주 원주민과 토레스 도서 지역 아동의 복지
1.3 아동기 역경과 학대의 병인론(Etiology)
1.4 아동 안전 지키기 : 아동 보호에 대한 우려 사항 보고
1.5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1.6 트라우마 정보에 기반한 치료
2장 관찰과 성찰
2.1 학생의 방해 행동
2.2 행동주의와 응용행동분석
2.4 행동 관찰
2.5 이중적 관점
3장 예방과 관리
3.1 뇌의 발달 과정
3.2 아동기 트라우마가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
3.3 아동기 트라우마가 행동 및 사회 정서적 기능에 미치는 영향
3.4 아동기 트라우마가 학업 성취에 미치는 영향
3.5 인내의 창
3.6 학교 환경에서 인내의 창 활용하기
4장 관계와 인정
4.1 애착
4.2 애착과 학교의 교육적 지원
4.3 실천 사례
5장 교수와 강화
5.1 사회 정서적 역량
5.2 영유아기 아동의 사회 정서적 요구
5.3 학령기 아동의 사회 정서적 요구
5.4 청소년기의 사회 정서적 요구
5.5 사회 인지 이론
5.6 사회적 기술
6장 생존과 번영
6.1 교사를 위한 지원: 트라우마를 경험한 학생과 함께하는 일의 도전
6.2 교사는 살아남아야 한다 - 자기 돌봄과 2차 트라우마 관리
6.3 모두 함께하기: 2차 트라우마가 조직에 미치는 영향
6.4 트라우마에 기반한 조직의 변화와 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