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폭력적인 아버지와 그를 방치한 어머니, 그런 부모를 견디다 못해 집을 나간 언니. 올림픽 대표 수영선수를 꿈꾸었으나 알코올과 마약에 중독되어 무너진 일상. 두 번의 이혼과 유산. 불우한 어린 시절을 극복하고 마침내 거머쥔 작가로서의 성공. 그럴듯한 자서전의 플롯이다. 하지만 『물의 연대기』는 뻔한 성공 서사와는 거리가 멀다. 따뜻한 모래사장에서 파도 소리에 맞춰 반짝이는 바다의 풍경을 기대했다가는 예고 없이 뒤집어진 보트에 처박혀 물이끼 낀 강바닥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25년 동안 수영을 했던 저자도 지쳐 허우적댈 만큼 깊은 강을. 리디아 유크나비치에게 물은 생명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이다.
리디아는 30대 초반 「물의 연대기」라는 제목의 짧은 소설을 썼다. 그 소설로 컬럼비아대학 문예창작과 석사과정에 합격했고, 정교수로 임용될 수 있는 강사 자리를 얻었고, 오리건 문학예술 지원금 3천 달러를 받았고, 교환 작가 프로그램에 선발되었다. 스스로 ‘세속적인 기적’이라 표현한 이때의 경험을 담은 TED 강연 「부적응자로 사는 삶의 아름다움」은 448만 뷰를 기록했다. 기적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동명의 제목을 붙인 회고록을 출간한 이후 퍼시픽 노스웨스트 출판인협회상과 오리건 도서상을 수상했으며 펜 센터 USA상 최종 후보에도 올랐다.
출판사 리뷰
“당신이 인생을 제대로 조져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슬픔의 강이 당신에게도 닿은 적 있다면, 이 책을 당신에게 바친다.”
“책을 읽기 시작한 지 40페이지 만에 리디아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영화 판권을 샀다.” (크리스틴 스튜어트)
삶의 부적응자를 선언하며 몸을 던진 폭력과 중독의 파도 속에서
슬프고도 아름답게 굽이치며 흘러온 인생이 토해낸 긴 날숨
★★★영화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감독 데뷔작★★★
★★★2025년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선정!★★★
★★★록산 게이, 클레어 데더러, 셰릴 스트레이드 추천★★★
폭력적인 아버지와 그를 방치한 어머니, 그런 부모를 견디다 못해 집을 나간 언니. 올림픽 대표 수영선수를 꿈꾸었으나 알코올과 마약에 중독되어 무너진 일상. 두 번의 이혼과 유산. 불우한 어린 시절을 극복하고 마침내 거머쥔 작가로서의 성공. 그럴듯한 자서전의 플롯이다. 하지만 『물의 연대기』는 뻔한 성공 서사와는 거리가 멀다. 따뜻한 모래사장에서 파도 소리에 맞춰 반짝이는 바다의 풍경을 기대했다가는 예고 없이 뒤집어진 보트에 처박혀 물이끼 낀 강바닥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25년 동안 수영을 했던 저자도 지쳐 허우적댈 만큼 깊은 강을. 리디아 유크나비치에게 물은 생명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이다.
리디아는 30대 초반 「물의 연대기」라는 제목의 짧은 소설을 썼다. 그 소설로 컬럼비아대학 문예창작과 석사과정에 합격했고, 정교수로 임용될 수 있는 강사 자리를 얻었고, 오리건 문학예술 지원금 3천 달러를 받았고, 교환 작가 프로그램에 선발되었다. 스스로 ‘세속적인 기적’이라 표현한 이때의 경험을 담은 TED 강연 「부적응자로 사는 삶의 아름다움」은 448만 뷰를 기록했다. 기적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동명의 제목을 붙인 회고록을 출간한 이후 퍼시픽 노스웨스트 출판인협회상과 오리건 도서상을 수상했으며 펜 센터 USA상 최종 후보에도 올랐다.
록산 게이, 셰릴 스트레이드, 클레어 데더러를 비롯한 수많은 작가와 언론의 찬사가 이어졌다. 영화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책의 초반 40페이지를 읽자마자 영화 판권을 사고 리디아 유크나비치에게 “죽는 날까지 당신의 작품을 읽겠다”는 메일을 보냈다. 리들리 스콧이 공동 제작하고 이머전 푸츠가 주연을 맡은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감독 데뷔작은 2025년 칸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에 선정되며 공개 전부터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찢어진 몸 위로 흘러내리는 물, 가장 날카로운 생의 단면이 보여주는 기억들
“한 여자가 자기 삶의 진실을 말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세계는 터져버릴 것이다.” (뮤리얼 루카이저, 시인)
“인생을 제대로 조져본” 이들을 향한 선전포고와도 같은 강렬한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 책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선형적 구조를 무시한 채 찢어진 몸의 기억을 따라 흐르는 이야기는 분노로 가득하고 자기 파괴적이고 지저분하고 망상처럼 읽히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진실하다. 리디아가 생의 가장 날카로운 단면을 잘라 축축한 경험들을 있는 그대로 꺼내 놓는 순간, 때로는 외면하고 싶을 만큼 솔직한 기록이 파도처럼 굽이친다. 고통을 견디기 위해 입에 돌을 넣거나 죽은 딸의 재를 코트에 얼룩처럼 묻히고 흐느끼듯 웃어대는 장면에서는 눈살이 찌푸려질지도 모른다. 이것은 그저 그런 회고록이 아니다. 리디아는 시간 순서대로 인생의 그럴듯한 장면들을 내보이는 대신 모든 형식을 깨고 몸에서부터 나온 문장들을 흘려보낸다. 그 안에 담긴 것은 생명을 품고 죽일 수 있는 몸을 가진 여성들이 이어온 의지이자 살아남기 위해 불어넣은 긴 호흡이다.
한겨울의 얼어붙은 호수에 집어 던져진 세 살 무렵부터 양수 속에 품고 있던 딸을 잃고 피와 눈물로 범벅이 된 순간까지, 리디아의 예측 불가한 삶은 수시로 형태를 바꾸는 물의 연대기처럼 이어져왔다.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쓸며 장학금을 받는 수영선수였던 그는 대학에 입학해 알코올과 마약 중독자가 되었다. 남자 친구를 부추겨 무단침입한 집 바닥에서 섹스했고 대학원에서 만난 여자 친구들과 서로의 몸을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뒤엉켰다. 어머니와 동갑인 여자와 가학적 성행위를 하기도 했다. 리디아는 존재에서 무가 되는 순간들을 통해 인생이 사라져버리는 듯한 감각에 빠져들었다. 더는 망할 수 없을 것 같던 난장판 같던 인생은 새벽의 음주 운전 사고 이후 또다시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진입한다. 자신조차 몰랐던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하게 된다.
뻔한 성공 서사를 거부하는 파괴적/생성적 자서전 쓰기
“세상에는 다른 종류의 사랑이 있다.”
세 번째 남편 앤디와 마련한 포틀랜드의 보금자리, 마법 같은 변신이 일어나는 ‘녹색 세계’와도 같은 집에서 리디아는 마침내 새로운 물길에 접어든다. 젖을 먹다 잠든 아들을 바라보며 셰익스피어스의 교차대구법을 떠올리는 어머니의 모습은 여전히 일반적이지 않지만, 이제 그의 삶은 폭력과 분노에서 벗어나 정상 궤도에 들어선 듯 보인다. 이렇게 글이 마무리될 거라고 생각했다면 당신은 아직 리디아를 모르는 것이다. 리디아는 “지혜는 좆까”라는 선언에 이어 자기 삶에서 찾아낸 또 다른 방식의 지혜를 들려준다. 여전히 여자들을 사랑한다는 깜짝 고백과 함께.
거침없이 헤엄치다 보면 벽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이후 나아갈 길은 그 벽을 마주하는 태도에 달렸다. 죽음 가운데서 솟아오르는 법. 주어진 대본을 거부하고 자기만의 이야기를 쓰는 법. 온몸으로 파도를 뚫고 유영한 리디아의 목소리는 불행한 현실 앞에서 체념하고 얼어붙은 마음에 구멍을 낸다. 물의 형태가 달라져도 여전히 물로 존재하듯, 흘러가버린 강물이 급류를 타고 다시 눈앞으로 돌아오듯, 언제 어디서든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외친다.
“살아낼 수 있는 이야기를 발견할 때까지 계속 이야기를 만들어라.
나는 그것을 글쓰기를 통해 배웠다.
글쓰기는 그런 것도 할 수 있다.” (본문 396쪽)
그냥 몸을 던져보는 것 말고 다른 삶의 방식을 알지 못했던 저자는 자기 파괴적이고 지저분하고 망상과도 같은 인생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때로 어두운 곳에서 만들어지는 아름다움을 말한다. 누군가는 감추고 싶어 할 내밀한 경험들을 낱낱이 드러낸 데는 오직 하나의 목적뿐이다. 진실을 보여주는 것. 그는 부당하고 외로운 삶에도 다른 종류의 사랑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한다.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파도 속에서 완전히 휩쓸리지도, 빠져나오지도 못한 채 망설이고 있는가? 세상이 규정한 틀에서 손을 떼고 그저 물결에 몸을 맡겨라. 물이 당신을 잡아줄 것이다.
발단과 전개와 결말과 결말 그후로 이루어진 선형적인 이야기는 버리라고, 버리라고, 우리는 시(詩)라고, 우리는 이렇게 긴 삶의 여정을 걸어왔다고, 당신에게 계속 살라고, 계속 살아야 한다고 말해주려 그 긴 여정을 버텨냈다고.
나는 건강한 몸을 가진 사람이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나를 죽일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 나를 죽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나를 죽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때 내가 이렇게 생각했던 것이 똑똑히 기억난다. 대체 내게 잃을 것이 뭐가 있지? 나는 피와 뇌의 경계를 넘어서고 있었다. 마음과 몸의 경계를. 현실과 꿈의 경계를.
이제 나는 그 의지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그것은 어떤 어머니들과 딸들의 의지다. 그것은 생명을 품고 죽일 수 있는 몸으로 사는 생에서 기인한 의지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리디아 유크나비치
어릴 적에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당했지만 알코올중독자이자 우울증 환자인 어머니는 이를 방치했고 언니는 가출했다. 10대 시절부터 국가대표 수영선수의 꿈을 가졌지만 약물과 알코올 남용으로 인해 선수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학을 두 번이나 중퇴했고 결혼도 두 번 실패했다. 처음 낳은 딸은 태어난 날 숨을 멈췄다. 이후 10년간 슬픔에 빠져 살던 그녀에게 유일한 도피처이자 희망은 글쓰기였다. 처음 쓴 회고록 『물의 연대기』가 컬트 팬덤을 만들어내며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스타 작가의 대열에 합류했다. ‘부적응자로 사는 삶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한 TED 강연 영상도 447만 뷰를 기록할 만큼 화제를 모았다. 영화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영화화 판권을 따내서 직접 감독을 맡고 이머전 푸츠가 주연을 맡은 동명의 영화가 2025년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선정되었다. 현재 대학에서 페미니즘 글쓰기, 영화 및 여성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한국에 소개된 책으로는 단편소설집 『가장자리』가 있다.
목차
감사의 말
Ⅰ 숨 참기
Ⅱ 파랑 속에서
Ⅲ 촉촉한 것들
Ⅳ 다시 살아나기
Ⅴ 익사의 이면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