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드디어 한국 일본연구 총연합회의 두 번째 공동 성과물인 ‘지역과 일본인 학교’가 발간되었다. 여러 가지 우여곡절에도 지역 기반 일본 연구자들의 역량이 더욱 축적되어 두 해 연속 큰 무리 없이 성과물을 낼 수 있어 자못 기쁘다.
특히 이번 연도의 집필 주제인 지역의 일본인 학교는 근대적 식민 상황과 밀접하게 관계할 뿐만 아니라, 현대 한일 양국의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지역의 일본인 학교는 일제 강점기 식민지 지방 연구에서 간과할 수 없는 다층적 모순을 지닌다. 지역과 중앙, 식민지와 제국의 이중 모순이 중첩하는 곳이고, 동시에 공적인 ‘대상황’과 개별적이면서도 사적인 ‘소상황’이 충돌, 병존하는 복합공간이다. 개개인은 전국적인(또는 제국 전체의) 공공 교육시스템 아래에서 스승과 제자의 공적이면서도 사적인 관계, 그리고 개인적인 교유 관계를 맺으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특히 지역의 학교에서 젊은 시절을 생활한 사람들은 도회지에서 생활한 사람에 비해, 상대편 한일 각 국민에 대해, 또 중앙에 대해, 그리고 제국의 본거지인 내지 일본에 대해 훨씬 선명한 이미지를 갖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역의 일본인 학교를 둘러싸고 펼쳐졌던 조선과 일본이라는 계층 간, 민족 간 분리와 교류, 공적 시스템과 개인의 충돌과 영합 양태는 일제 강점기의 ‘실제’ 상황은 물론, 해방 이후 이들이 재건한 한일 양국의 사회와 교육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해 주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