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신학대전』 제2부 제2편에서는 먼저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덕과 악습을 설명한 다음(1-170문), 제171문 이하에서는 특수하게 어떤 사람들에게 속하는 것들을 고찰한다. 그 가운데 본서에서 다루는 것은 일부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주어지는 선물인 은사에 해당되는 것들(171-178문)이다.성경에서 예언이라는 표현은 보통 예언자들이 하느님으로부터 받아 전한 말씀이라는 뜻으로 사용되지만, 토마스가 말하는 예언은 코린토 1서를 따라 은사 가운데 하나를 지칭하고, 그래서 토마스는 예언이 무엇보다 인식에 속한다고 본다(a.1). 무상 은총인 예언을 통하여, 그 은총을 받은 사람은 인간의 인식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들을 알게 된다. 둘째로는 예언이 언변에 관련된 은사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예언이 교회에 유익을 줄 수 있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에게 선포되어 그들의 성장에 도움을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로 예언은 기적의 활동과도 연관되는데, 하느님께서 기적을 통해서 예언을 확증해 주시기 때문이다.-‘예언과 은사' 입문
예언은 인간의 본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성령의 선물로 나온다(a.1). 예언에서 미래를 아는 데는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미래를 그 자체로서 아는 것과 원인들을 통해서 아는 것이 있다. 그러나 인간은 감각적 대상으로부터 인식을 얻으므로, 미래를 원인들을 통해 아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아는 것은 인간 본성에게 불가능하다. 여기서 천사들은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중개 역할을 할 수 있다(a.2). 천사들이 인간보다 더 많이 하느님의 선성에 참여하기 때문이다.그리고 예언의 은사가 주어지기 위하여 받는 사람 편에서 어떤 본성적 상태가 요구되는 것도 아니다(a.3). 고유한 의미에서 예언이 신적 영감으로 주어지는 것이라고 할 때, 그것은 성령의 의지에 따라 주어지는 선물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 은사를 받는 사람에게 도덕적 선성이 요구되는 것도 아니기에, 하느님께 속하지 않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예언이 있을 수 있다(a.4).-‘예언과 은사’ 입문
예언에 관한 토마스의 논의에서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여기서 예언은 성경에 담긴 예언 말씀이라기보다 무상 은총의 하나라는 점이다. 이것은 인간이 본성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을 넘어서 그 이상의 것까지도 알 수 있게 하는 성령의 선물로, 글자 그대로 “거저” 주어지는 것이기에 받는 사람의 조건이나 선함에 매여 있지 않다. 예언을 전달하기 위한 언어의 은총이나 예언을 확증하는 기적의 선물 역시 마찬가지로 무상 은총이다. 이렇게 하느님의 자유에서 비롯되는 선물인 예언은, 본향에서 하느님의 본질을 직접 완전하게 보는 데에 이르기까지 나그네길에 있는 인간들에게 비추어지는 한 가닥 빛이다.-‘예언과 은사’ 입문
작가 소개
지은이 : 토마스 아퀴나스
1224/5년 이탈리아 중남부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도미니코수도회에 입회하였고, 때묻지 않은 ‘천사적’ 순수함과 진리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13세기라는 역사상 드문 정치적⋅사상적 격변기를 헤쳐 나갔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 대부분의 작품과 복음서 및 바오로의 주요 서간들에 대해 주해서를 집필하였고, 『대이교도대전』과 『토론문제집』 등 중요한 저작들을 남겼다. 특히 그리스 철학의 제 학파와 아랍 세계의 선진 이슬람 문명 등 당대까지 유럽에 전해져 서로 충돌하던 다양한 사상들을 그리스도교 진리의 빛 속에서 웅장하게 체계적으로 종합한 『신학대전』(Summa Theologiae)은 인류문화사적 걸작으로 꼽힌다. 그는 1274년 제2차 리옹공의회에 참석하러 가던 길에 중병을 얻어 포사노바에서 선종하였다. 1879년 교황 레오 13세는 회칙 『영원하신 아버지』를 통해 토마스의 사상을 가톨릭교회의 공식 학설로 공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