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뮤진트리가 해마다 선보이는 “함께하는 여름” 시리즈의 열 번째 책이다. 올여름, 우리는 다시 한 명의 인물과 함께 여름을 보낸다. 이번 《돈키호테와 함께하는 여름》은 작가 세르반테스가 아닌, 그 소설의 주인공 ‘기발한 이달고 돈키호테’를 우리의 여름 친구로 삼는다. 저자는 《돈키호테》를 처음부터 끝까지 되짚으며, 한 편의 소설이 어떻게 인물을 창조했고, 그 인물이 어떻게 시대를 건너 우리 삶에 도달했는지 탐구한다. 기사도 소설에 사로잡혀 현실과 환상을 혼동하며, 낡은 갑옷과 말라빠진 말을 끌고 나선 이달고 돈키호테. 한낱 허구에 기대어 삶을 다시 쓰려 했던 편력 기사의 고군분투는, 불확실한 시대에 우리에게 가장 유효한 유머와 상상력의 무기로 되살아난다. 《돈키호테》의 첫 문장에서 마지막까지, 그리고 그 바깥에 이르기까지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가 돈키호테와 교차하는 지점을 탐색한 이 책에서 저자는 ‘이야기를 사는 사람’ 돈키호테를 통해, 현실을 견디는 우리의 방식과 문학의 역할을 되묻는 고전 독서의 정수를 되새겨본다.돈키호테는 단순한 한 인물이 아니다. 그 자신도 저자로, 자기 삶의 저자다. 문학사를 통틀어 그는 일상의 행위와 몸짓을 통해 자기 삶의 서사시를 씀으로써 책 속에서처럼 자기 삶을 살기로,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기로 작심한 최초의 인물이다. 그는 자신이 하나의 인물이 되었음을 알고, 자신이 경험한 모험을 읽는, 그리고 작가가 어딘가에서 자신을 조정하고 있다는 걸 짐작하는 최초의 인물이다.
돈키호테는 삶의 주인이다. 터무니없고, 헛소리를 해대는, 그밖에 뭐든 갖다 붙일 수 있는 미친 주인이다. 그럼에도 독자는 자기도 모르게, 뜻하지 않게, 결국 그를 진정한 친구로 발견하고,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의 교훈 가운데 몇몇을 자기 삶에 적용하길 바라게 된다.
모든 게 항상 변하고, 현실이 모래처럼 우리의 손가락 사이로 그리고 발밑으로 새어 나가는 세상에서 문학은 우리가 구원의 확신을 갖고 삶을 펼쳐나갈 수 있는 구심점이다. 허구가 제공하는 구원 말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윌리엄 마르스
작가이자 비평가이며, 폴 발레리와 T. S. 엘리엇의 작품 편집을 맡았다. 콜레주 드 프랑스의 비교문학 정교수이다. 지은 책으로 《샛별들: 문학이 세상을 발견할 때》(2021), 《현대비평의 탄생. 엘리엇과 발레리가 말하는 문학》(2002), 《문학이여 안녕. 가치하락의 역사》(2005), 《문인의 삶》(2009), 《문학 혐오》(2015), 《유쾌한 앎》(2018), 《세상의 도서관에서 살기》(2024)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