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내가 행하는 정신의학이 내담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느꼈습니다. 더 나은 길을 찾아보겠노라는 결심만큼은 확고했으나 조언을 구할 만한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방향을 잃고 헤맸지요. 그렇게 아이디어와 답을 찾아 집요하게 사방을 들쑤시다가 미처 살펴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곳에서 열쇠를 발견했습니다. 그 열쇠는 나를 찾아온 내담자들이 쥐고 있었어요.
내가 먼저 정신과 진료 규정집을 내려놓고 내담자를 인간으로 존중해 준다면, 다시 말해 그들을 모종의 유전적·정신적 이상 징후의 집합체로 보지 않고 그저 한 사람의 인간으로 보아 준다면, 그들은 나의 직관이 이끄는 방향이 어디든지 기꺼이 따라와 줄 의향이 있었습니다. 고맙게도 그들은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나를 전적으로 믿어주었습니다. 내담자의 응원에 힘입어 나는 마침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심리치료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당신이 쥐고 있던 열쇠>
다르게 살아갈 방법은 없을까요? 살면서 갈등과 불확실성, 실망을 경험하면서도 어떻게든 자신을 꽤 좋은 사람이라고 여기며 살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려면 삶의 방향을 완전히 틀어야 합니다. 그 첫걸음은 우선 인생이 과정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입니다. 우리가 속한 문화에서는 자꾸 우리 눈을 가려 이 사실을 잊게끔 해요. 인생을 어떻게든 완벽하게 빚고 나면 그 상태로 고정할 수 있다는 파괴적인 주장을 내놓으면서 말이지요. 우월한 사람이 살아가는 이상적인 세상은 스냅 사진이나 엽서처럼, 존재하지 않는 시간 속에 박제된 찰나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제 삶은 과정이라서 깊이를 지니고 끊임없이 움직이지요.
<만일 철학으로 삶을 준비했더라면>
작가 소개
지은이 : 필 스터츠
1947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뉴욕대학교를 졸업한 후 뉴욕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 정신과의사가 되었다. 로스앤젤레스를 거점으로 활동하며 혁신적인 접근법으로 무수한 내담자들을 치유한 그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정신과의사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스터츠가 여타의 동료 의사들과 다른 특징은, 내담자로 하여금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게 하거나 현명한 거리를 두고 스스로 깨닫도록 기다리는 대신에 “토 달지 말고 내가 시키는 그대로 해요”라고 말하는 의사라는 점이다.스터츠는 강력범을 엄격한 환경에서 수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라이커스 교도소의 정신과의사로 경력을 시작했다. 그 경험은 정신의학의 효능을 의심하게 했는데, 당시의 방식대로 내담자를 만나 과거의 상처들을 되짚게 하는 것이 고통받는 그들을 오히려 더 괴롭혔기 때문이다. 그는 그들의 괴로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길을 적극적으로 찾기 시작했다.스터츠가 수십 년에 걸쳐 이른 방법론은 내담자가 자신의 과거와 미래에 대한 상념을 떨치고 어떻게든 현재의 삶에서 나아가기 위해 행동하게 만드는 것이다. 새롭게 부딪히며 겪는 아픔은 우리에게 필요한 지혜와 힘을 주지만 머릿속에서 겪는 고통은 삶을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무기력과 회의에 빠진 수많은 내담자들의 삶이 그를 만나 크게 달라졌고, 오랜 기간 진료소로 삼았던 낡은 아파트 앞은 내담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스터츠의 내담자이자 배우인 조나 힐이 그를 주인공으로 하여 제작한 다큐멘터리 「스터츠」는 전 세계적 화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