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임금이 머리에 먼지를 뒤집어써 가면서 도망을 가는 길. 고려 현종은 2차 거란족의 침입으로 나주로 몽진을 갔고 공민왕은 홍건적의 침입으로 안동으로 몽진을 갔다.
현종은 나주까지 몽진을 했지만, 결사 항전의 의지로 거란군을 격퇴했고 공민왕도 전열을 정비하여 홍건적을 격퇴하고 돌아왔다.
선조는 의주까지 몽진했고 인조는 세 번의 몽진을 했다.
이승만은 부산까지, 김일성은 평양을 버리고 평안북도 강계까지 도망쳤다.
명성황후시해사건 이후 신변에 위협을 느낀 고종은 아관파천을 했다.
선조가 탄 수레가 대궐 문을 나설 때 종친들이 나서서 “한양을 버릴 수 없습니다.”라고 외쳤고, 경복궁 앞을 지날 때는 백성들이 양편에서 통곡하며 “국가가 우리를 버리고 떠나니, 우리와 같은 무리는 무엇을 믿고 살아야 합니까?”라고 하였다.
동쪽 하늘이 밝아올 무렵 선조가 뒤를 돌아보니 성난 백성들이 불을 질러 경복궁은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
순천에 남아 있는 임진왜란의 대표적인 흔적은 순천왜성이다. 정유재란을 시작하며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전라도를 공격하여 군량을 확보하고 북상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거침이 없던 일본군은 천안의 직산 전투와 이순신의 명량해전으로 바닷길로의 수송이 막히고 북침이 여의치 않자 퇴각하여 남해안 곳곳에 거점을 마련하였다. 특히 울산과 사천, 그리고 순천이 일본군의 3대 거점이었다. 이때 고니시 유키나가가 순천에 주둔하면서 쌓은 성이 순천왜성이다.
순천왜성은 일본군이 쌓은 40여 개 왜성 가운데 가장 서쪽에 있다. 산줄기는 광양만 바다로 길쭉하게 뻗어 있고 서쪽을 제외한 삼면이 바다와 접해 있는데 산줄기의 끝부분 구릉 꼭대기에 왜성이 자리 잡고 있다. 성안 가장 높은 곳에는 기와로 지붕을 덮은 5층 망루가 세워져 있는데, 왜장 고니시가 거주하며 지휘했던 천수각이다. 아직도 주춧돌이 남아 있다. 고니시는 순천, 광양, 흥양, 보성, 낙안, 장흥 등 주변 고을에 군사를 배치해 순천왜성의 방어벽을 쳤다. 1597년 9월 2일부터 순천왜성을 쌓은 고니시 유키나가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이곳에 주둔했다가 노량해전 때 남해로 탈출했다.
광양 현감직에서 파직되고 말았다. 군량을 빼돌려 파직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고을 백성들이 전라좌수사 이순신에게 하소연했다.
“우리 고을 현감은 백성을 위하는 참 목민관이요, 전란을 당해서는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싸운 용감한 장수입니다. 억울하게 파직되었으니 굽어살펴 주십시오.”
이순신은 붓을 들었다. 고을 주민 126명이 연명으로 작성한 소장(訴狀)을 빠짐없이 옮겨 적었다. 이순신은 부하의 신원보증을 서주면서 전란이 평정될 때까지 그 자리에 그대로 있게 요청하지만, 그의 뜻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곱 달 후 이순신은 파직된 어영담을 조방장(助防將)으로 임명해 달라는 요청을 했고, 조방장(자문역)으로 끝까지 이순신을 보필하던 어영담은 이듬해인 1594년 4월 진중에 번진 전염병에 걸려 세상을 등졌다. 이순신은 이날의 일기에 적었다.
4월 9일 맑음. 아침에 시험을 마치고 급제자 명단을 내붙였다. 큰 비가 왔다. 조방장 어영담이 세상을 떠났다. 이 애통함을 어찌 말로 할 수 있으랴!
작가 소개
지은이 : 김명돌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용인대학교경영대학원(경영학 박사), 중앙총회신학대학원대학교(목회학 석사)를 졸업했다. 현재 광교세무법인 용인의 대표세무사이며, 시인 및 수필가로도 등단하였다.도보여행가로서 2007년 새해 벽두 회사가 있는 용인에서 고향인 안동(청산)까지 걸어서 다녀오는 것을 시작으로, 마라도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국토종주를 했다. 또 백두대간 등 대한민국 장거리 트레일은 물론 산티아고 순례길, 히말라야 등 해외 트레킹 코스도 걸었다. 한국관광공사 선정 ‘2020년 걷기왕’으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 소사이어티(1억 원 이상 기부자 클럽) 회원으로 더 나은 세상, 더 밝은 미래를 위해 트레킹 1㎞당 1만 원씩 기부를 실천하고 있다.저서로는 『청산으로 가는 길』, 『나비야 청산가자 1·2』, 『강 따라 길 따라』, 『해파랑길 이야기』, 『탐라할망, 폭삭 속았수다!』, 『산티아고 가는 길, 나는 순례자다!』, 『나는 인생길을 걷는 나그네』, 『종교인 종교단체 절세비법』, 『충무공과 함께 걷는 남파랑길 이야기 - 부산·경남 구간』, 『충무공과 함께 걷는 남파랑길 이야기 - 전남 구간』 등이 있다. 저서 『강 따라 길 따라』는 2014년 세종도서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