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싫어하도록 배운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말더듬이란 언어장애를 가진 기자 겸 작가 존 헨드릭슨은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둔 민주당 경선 국면에서 조 바이든에게 남아 있는 말더듬의 흔적에 주목하며 이를 자신의 경험과 엮어 《애틀랜틱》에 특집 기사를 게재한다. 이 기사가 화제가 되며 그는 전국의 말더듬이들에게 무수한 연락을 받게 되었고, 살면서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던 텔레비전 뉴스 출연으로까지 이어진다.
자신의 말더듬에 대해 아직 제대로 된 수용이 이뤄지지 않았던 시기에 이루어진 이러한 주목은 그가 자신의 삶과 말더듬을 다시금 돌아보도록 이끌고, 기어이 한 권의 책을 쓰겠다는 바람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말더듬과 수치심, 그리고 자신을 수용한다는 것을 중심으로 삶을 돌아본 이 책이 출간되었다. 비장애중심주의가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수치심으로 물들일 수 있는지, 어떻게 다른 시각으로 장애를 바라볼 수 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을 수용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저자는 삶으로 이야기한다.
출판사 리뷰
싫어하도록 배운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존 헨드릭슨은 흔히 ‘말더듬’이라 불리는 유창성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애틀랜틱》 소속 기자로 일한다. 그는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둔 민주당 경선 국면에서 조 바이든에게 남아 있는 말더듬 흔적에 주목해 이를 자신의 경험과 엮어 한 특집 기사를 쓴다. 이 기사가 예상보다 큰 화제를 모으게 되고 저자는 기사가 발행된 다음 날 MSNBC 생방송 뉴스에 출연하게 된다. 책은 뉴스 출연을 위한 대기실에서의 순간으로 시작된다. 말을 더듬는 그가 살아오면서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텔레비전 출연을 앞두고 긴장과 걱정 속에서 자신의 이름이 불리길 기다리는 순간에서.
저자는 이후 전국에서 쏟아지는 말더듬이들의 이메일을 받게 되고, 그때까지도 스스로 자신의 말더듬을 마음 깊은 곳에서는 수용하지 못하고 있었던 문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마주해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여전히 고통이자 수치심의 원인으로 느껴졌던 자신의 일부와 뜻하지 않게,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텔레비전 출연이라는 방식으로 ‘공개적’ 마주침이 이뤄졌을 때 그러한 고통이 자신만의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말더듬이들이 보내는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내밀한 고백들은 저자가 자신의 말더듬과 수치심에 대해 무언가 말해야 한다고 느끼게끔 만들었다.
그렇게 저자는 자신의 말더듬과 화해해나가는 여정으로서 한 권의 책을 쓰기 시작한다. 어려서부터 끊임없이 외면하고 억누르며 마음속 자신만의 상자에 깊이 묻어두었던 순간들을 되살리며 그 순간에 함께했던 과거의 인연들을 다시 찾아 그들과 대화를 나눈다.
말더듬과 수치심, 그리고 자신을 수용한다는 것에 관하여
이 책은 말더듬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말더듬과 화해해나가는 한 사람의 여정에 대한 기록이다. 말더듬이라고 하면 흔히 “나는 말을 더더더더듬어요” 하는 것을 생각할 테지만, 정확히 말하면 ‘말더듬’이란 문장을 말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방해 요인을 포괄적으로 설명하는 용어다. 말하는 도중 의도치 않은 연장(“같이 여어어---어—어엉화 보러 갈래요?”)과 말이 뱉어지지 않는 말막힘도 말더듬에 속한다. 저자의 경우 연장과 말막힘이 두드러진 말더듬이로, 특히 말막힘의 괴로움에 대해 “이따금 1분 혹은 그 이상 지속”되기도 하며 “심한 경우 기절할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고 말한다.
따돌림, 말더듬을 반드시 ‘고쳐야’ 하는 것으로 보는 사회적 시선, 말더듬이를 효과적으로 돕는 방법에 관해 여전히 의견이 분분한 의료계의 논쟁, 가족 관계 안에서의 갈등, 약물 남용, 알코올 의존, 수치심, 우울증, 고립감 등 저자는 자신의 말더듬을 둘러싸고 내면과 외부에서 벌어진 거의 모든 일들을 진솔하고 담백하게 털어놓는다. 말을 더듬는다는 한 가지 차이로 인해 사회와, 스스로와 불화하며 한없이 웅크렸던 저자의 이야기는 자신의 일부를 싫어하도록 배우며 성장하고, 강해지기 위해 무언가를 억누르거나 외면하는 것밖에 모른 채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떠한 일인지를 과장도 축소도 없이 있는 그대로 마주하게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사회와, 스스로와 불화하는 우리에게
말더듬과 화해해나가는 한 사람의 여정이 불러일으키는 용기
저자는 말더듬과 화해해나가는 자신의 여정을 기록하는 데 단지 자신의 목소리만 담아내지 않는다. 선생님, 치료사, 전 연인 등 삶의 중요한 기억들에 남아 있는 과거의 인물들을 다시 만나고, 현존하는 또 다른 말더듬이들을 찾아 만나며, 방송 출연 이후 쏟아진 많은 말더듬이들의 연락들 속에서도 무수한 대화를 나눈다. 또한 전국 말더듬 협회(National Stuttering Association) 같은 비영리단체 활동에도 나선다.
그렇게 만난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저자의 이야기 곳곳에 꿰어져 있다. 이들 타인들의 목소리는 저자의 기억을 훨씬 입체적으로 만들어주고, 저자는 머릿속에 각인된 특정 순간에 존재하는 다른 인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깨달아간다. 말더듬으로 인한 수치심에서 자기 자신을 수용하기에 이르기까지 기나긴 여정에는 가족이나 선생님처럼 가까운 인물들뿐만 아니라 말더듬이 자녀를 둔 부모들, 치료사, 어느 밤 관람한 공연에서 무례하게 굴었던 스탠드업 코미디언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인물들이 존재한다.
존 헨드릭슨에게 수치심은 말더듬에 기인했지만, 누구에게나 감추고 억누르며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굴게 되는 저마다의 불화 요소가 있지 않을까. 도저히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고칠’ 수 있다면 고치고 싶은 자신의 어떤 일부. 그러나 왜 ‘고쳐야’ 한다고 여기게 되었는지, 그것이 사라진다면 정말로 자기 자신이 되는지에 대해 우리는 한 번쯤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존 헨드릭슨은 정말로 고쳐야 할 건 말더듬이 아니라 청자의 태도라는 사실을 아주 부드럽게 알려준다.
무엇보다 그는 자신이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음에도 수치심을 마주하고 스스로를 받아들인 만큼이나 다른 사람들도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머리와 가슴으로 믿는다. 거기에는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다. 저자는 분명 비장애중심주의를 비판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변화로 많은 게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는다. 바로 이 단단하고 조심스러운 낙관의 태도가 저마다의 수치심으로 사회와, 스스로와 불화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용기를 불러일으킬 책이다.
2000년도에 접어들고서야 과학자들은 말더듬이 신경학적 장애임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해당 분야 연구는 약간 어수선하다. 심지어 말더듬의 핵심 ‘문제’에 관해 의견을 모으는 전문가도 거의 없다. 어떤 이들은 말더듬이 말하기의 언어적 요소(생각을 말로 바꾸기)와 관련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이들은 운동 제어 문제(근육이 단어의 소리를 구성하는 방식)에 더 가깝다고 믿는다. (2장 빈 오디오)
‘말더듬’은 문장을 말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방해 요인을 포괄적으로 설명하는 용어다. 아마 속사포처럼 빠르게 단어 일부를 반복하는 전형적인 말더듬이가 떠오를 것이다. 나는 말을 더더더더더듬어요. 그러나 말더듬은 단어를 말하는 중 의도치 않은 연장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같이 여어어---어---어엉화 보러 갈래요? 그리고 더 설명하기 어려운, 말막힘이 있다. (2장 빈 오디오)
혹시 말더듬이에게 말을 천천히 하라고 해본 적 있는가? 다음에 말더듬이를 만나거든 ‘말을 천천히 하세요’라는 요청이 어떻게 느껴지는지 물어보라. ‘말을 천천히 하세요’는 제발 말을 더듬지 마세요라는 당신의 진짜 의도를 전하는 예의 바르고 많은 뜻이 담긴 대안일 뿐이다. 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많은 언어치료가 이 세 마디로 요약된다. (2장 빈 오디오)
작가 소개
지은이 : 존 헨드릭슨
기자 겸 작가.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둔 민주당 경선 국면에서 바이든에게 남아 있는 말더듬의 흔적에 주목하며 이를 자신의 경험과 엮어 《애틀랜틱》 특집 기사 〈조 바이든이 차마 하지 못한 말(What Joe Biden Can’t Bring Himself To Say)〉을 직접 기획하고 썼다. 이 기사가 200만 명 이상에게 읽히고 ‘2019년 롱폼이 선정한 최고의 기사’ 중 하나로 선정되면서 자신의 말더듬과 인생 여정을 담은 회고록인 이 책의 출간으로도 이어졌다. 그를 주인공으로 한 단편 다큐멘터리 〈I Stutter〉(제임스 로빈슨 감독, 2022)는 에미상을 수상했다. CNN, MSNBC, NPR, PBS 및 전국 대학에서 정치, 저널리즘, 장애 및 기타 주제에 대해 강연한 바 있으며 《애틀랜틱》에 합류하기 전에는 《롤링 스톤》《에스콰이어》《덴버 포스트》 등에서 취재하고 글을 썼다. 현재 《마침내 내뱉은 말》을 바탕으로 한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에 참여 중이며 뉴욕에서 아내와 함께 살고 있다.
목차
저자의 말
1. 손에 아무것도 없이
2. 빈 오디오
3. 그 시선
4. 야구공과 스트라이크
5. 유창성 공장
6. 설명하기 어려운
7. 조 선생님
8. 술이 주는 용기
9. 검은 파도
10. 카이로스
11.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1
12. 부푼 꿈을 안고
13.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2
14. “고객님, 그게 어느 나라 말이죠?”
15. 서부를 향한 편도 여행
16. 불확실한 미래
17. “제가 몸에서 빠져나가요”
18. 해고 통지서
19. 봉인된 상자
20. “우리 몸이 우리를 저버려서요?”
21. 조 바이든 기사와 편지들
22. “그게 저를 막지는 못하죠”
23. “더 부드러운 안식처”
24. “아직이란 없답니다”
25. 엄마 아빠
26. 당신이 아니었다면
27. 프렌즈
28. 형제
참고 문헌
감사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