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회식의 여파로 깊은 숙취에 시달리던 어느 날 아침, 병석은 집 안을 전속력으로 왕복하는 시츄 한 마리를 만난다. “샀거나, 주웠거나, 훔쳤거나.” 병석은 47년 인생에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던 개를 보며 아연실색하고, 지난밤 입은 바지 주머니를 뒤져 펫숍 영수증을 찾아낸다.
개와 함께 사 온 싸구려 개집을 두고 빨래 바구니 속에서 잠든 시츄가 귀여워 만져볼까 싶다가도, 출장이 잦고 거래처 십 분 대기조인 영업 사원의 처지를 떠올리며 병석은 시츄를 환불하기로, 만약 환불이 안 된다면 돌려주고 오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설사를 반복하던 시츄는 위독해지고 한밤중 진료를 맡긴 병원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병석은 한시가 급하게 울리는 전화벨 소리를 들으며 생각한다. “네 팀엔 노는 놈이 너무 많다. 하나씩 털어내라”던 정 이사의 말과 정 이사가 내민 주먹에 자신의 주먹을 맞댔던 순간을.
출판사 리뷰
창비신인소설상 수상 작가 김유나 신작 소설
해저드에 빠져버린 골프공처럼 날아간 위치에서
수습하듯 살아가는 현대인의 하루하루
회식의 여파로 깊은 숙취에 시달리던 어느 날 아침, 병석은 집 안을 전속력으로 왕복하는 시츄 한 마리를 만난다. “샀거나, 주웠거나, 훔쳤거나.” 병석은 47년 인생에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던 개를 보며 아연실색하고, 지난밤 입은 바지 주머니를 뒤져 펫숍 영수증을 찾아낸다. 개와 함께 사 온 싸구려 개집을 두고 빨래 바구니 속에서 잠든 시츄가 귀여워 만져볼까 싶다가도, 출장이 잦고 거래처 십 분 대기조인 영업 사원의 처지를 떠올리며 병석은 시츄를 환불하기로, 만약 환불이 안 된다면 돌려주고 오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설사를 반복하던 시츄는 위독해지고 한밤중 진료를 맡긴 병원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병석은 한시가 급하게 울리는 전화벨 소리를 들으며 생각한다. “네 팀엔 노는 놈이 너무 많다. 하나씩 털어내라”던 정 이사의 말과 정 이사가 내민 주먹에 자신의 주먹을 맞댔던 순간을.
창비신인소설상 수상 작가 김유나 신작 소설
해저드에 빠져버린 골프공처럼 날아간 위치에서
수습하듯 살아가는 현대인의 하루하루
“예정된 실패로 달려가는 길목에 배치된 이야기들을 따라 읽다 보면 어느새 화자의 갈팡질팡하는 마음 곁에 나란히 서서 그 마음을 물끄러미 응시하게 되는 독특한 힘”(창비신인문하상 심사평)으로, 희망도 절망도 아닌 얼마간 행복하고 적당히 불행한 삶의 면면을 웃긴 듯 애달프게 그려온 김유나 작가의 신작 《공》이 위즈덤하우스 위픽 시리즈로 출간된다.
회식 자리만 깔리면 추태를 부리는 사람들과 달리 만취 상태에서도 단정한 자신의 성정과 품격에 큰 자부심을 느끼던 병석은 회식의 여파로 깊은 숙취에 시달리게 된 어느 날 아침, 자신의 집 안을 전속력으로 왕복하는 시츄 한 마리를 만난다. “샀거나, 주웠거나, 훔쳤거나.” 병석은 47년 인생에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던 개를 보며 아연실색하고, 지난밤 입은 바지 주머니를 뒤져 펫숍 영수증을 찾아낸다. 개와 함께 사 온 싸구려 개집을 두고 빨래 바구니 속에서 잠든 시츄가 귀여워 만져볼까 싶다가도, 출장이 잦고 거래처 십 분 대기조인 영업 사원의 처지를 떠올리며 병석은 시츄를 환불하기로, 만약 환불이 안 된다면 돌려주고 오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설사를 반복하던 시츄는 위독해지고 한밤중 진료를 맡긴 병원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잠시 뒤 거래처 안 대표와 홋카이도로 원정 골프를 떠나기로 되어 있던 병석은 한시가 급하게 울리는 전화벨 소리를 들으며 생각에 잠긴다. “네 팀엔 노는 놈이 너무 많다. 하나씩 털어내라”던 정 이사의 말과 정 이사가 내민 주먹에 자신의 주먹을 맞댔던 순간 속으로.
《공》은 열심히 살았을 뿐인데 어느새 비열해져 있는, “자신이 날린 인생 속 수많은 공들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병석의 일일이자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그렇게 ‘평범하게’ 사는 병석을 보고 있자면, “시스템에 적응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 짓는 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는 작가의 말과 함께 전작 《내일의 엔딩》 속 “살아남는다는 건 징그러운 일인지도 몰랐고, 그 징그러운 모습을 미워한다고 해서 좋은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었다”라는 자경의 대사가 절로 떠오른다. 좋은 주인을 만나러 천 리를 가라는 뜻으로 ‘우보천리’의 ‘우보’라는 이름까지 지어준 강아지를 너무나 손쉽게 차단해버리는 병석을 “나쁜 놈”이라고만 부를 수 있을까? 그럼에도 종아리를 가볍게 스치는 강아지풀의 촉감 하나에 심장이 땅 밑으로 쿵 내려앉는 사람, 비열한 자신의 모습에 넌더리를 치면서도 오늘 하루 버텨냈다는 사실이 자못 뿌듯해지는 사람, 왁자지껄한 무리에 속해 있다가도 그 이해관계를 따지고 나면 고독해지는 사람. 그런 병석과 우리는 과연 얼마나 다른 사람일까?
단 한 편의 이야기’를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
위즈덤하우스는 2022년 11월부터 단편소설 연재 프로젝트 ‘위클리 픽션’을 통해 오늘 한국문학의 가장 다양한 모습, 가장 새로운 이야기를 일주일에 한 편씩 소개하고 있다. 구병모 〈파쇄〉, 조예은 〈만조를 기다리며〉, 안담 〈소녀는 따로 자란다〉, 최진영 〈오로라〉 등 1년 동안 50편의 이야기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위픽 시리즈는 이렇게 연재를 마친 소설들을 순차적으로 출간하며, 이때 여러 편의 단편소설을 한데 묶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단 한 편’의 단편만으로 책을 구성하는 이례적인 시도를 통해 독자들에게 한 편 한 편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위픽은 소재나 형식 등 그 어떤 기준과 구분에도 얽매이지 않고 오직 ‘단 한 편의 이야기’라는 완결성에 주목한다. 소설가뿐만 아니라 논픽션 작가, 시인, 청소년문학 작가 등 다양한 작가들의 소설을 통해 장르와 경계를 허물며 이야기의 가능성과 재미를 확장한다.
시즌1 50편에 이어 시즌2는 더욱 새로운 작가와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시즌2에는 강화길, 임선우, 단요, 정보라, 김보영, 이미상, 김화진, 정이현, 임솔아 작가 등이 함께한다. 또한 시즌2에는 작가 인터뷰를 수록하여 작품 안팎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1년 50가지 이야기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펼쳐 보일 예정이다.
위픽 시리즈 소개
위픽은 위즈덤하우스의 단편소설 시리즈입니다. ‘단 한 편의 이야기’를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 작은 조각이 당신의 세계를 넓혀줄 새로운 한 조각이 되기를, 작은 조각 하나하나가 모여 당신의 이야기가 되기를, 당신의 가슴에 깊이 새겨질 한 조각의 문학이 되기를 꿈꿉니다.
한 조각의 문학, 위픽
구병모 《파쇄》
이희주 《마유미》
윤자영 《할매 떡볶이 레시피》
박소연 《북적대지만 은밀하게》
김기창 《크리스마스이브의 방문객》
이종산 《블루마블》
곽재식 《우주 대전의 끝》
김동식 《백 명 버튼》
배예람 《물 밑에 계시리라》
이소호 《나의 미치광이 이웃》
오한기 《나의 즐거운 육아 일기》
조예은 《만조를 기다리며》
도진기 《애니》
박솔뫼 《극동의 여자 친구들》
정혜윤 《마음 편해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워크숍》
황모과 《10초는 영원히》
김희선 《삼척, 불멸》
최정화 《봇로스 리포트》
정해연 《모델》
정이담 《환생꽃》
문지혁 《크리스마스 캐러셀》
김목인 《마르셀 아코디언 클럽》
전건우 《앙심》
최양선 《그림자 나비》
이하진 《확률의 무덤》
은모든 《감미롭고 간절한》
이유리 《잠이 오나요》
심너울 《이런, 우리 엄마가 우주선을 유괴했어요》
최현숙 《창신동 여자》
연여름 《2학기 한정 도서부》
서미애 《나의 여자 친구》
김원영 《우리의 클라이밍》
정지돈 《현대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죽음들》
이서수 《첫사랑이 언니에게 남긴 것》
이경희 《매듭 정리》
송경아 《무지개나래 반려동물 납골당》
현호정 《삼색도》
김 현 《고유한 형태》
김이환 《더 나은 인간》
이민진 《무칭》
안 담 《소녀는 따로 자란다》
조현아 《밥줄광대놀음》
김효인 《새로고침》
전혜진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자르면》
김청귤 《제습기 다이어트》
최의택 《논터널링》
김유담 《스페이스 M》
전삼혜 《나름에게 가는 길》
최진영 《오로라》
이혁진 《가장 완벽한 주행》
강화길 《영희와 제임스》
이문영 《루카스》
현찬양 《인현왕후의 회빙환을 위하여》
차현지 《다다른 날들》
김성중 《두더지 인간》
김서해 《라비우와 링과》
임선우 《0000》
듀 나 《바리》
한유리 《불멸의 인절미》
한정현 《사랑과 연합 0장》
위수정 《칠면조가 숨어 있어》
천희란 《작가의 말》
정보라 《창문》
이주란 《그때는》
김보영 《헤픈 것이다》
이주혜 《중국 앵무새가 있는 방》
정대건 《부오니시모, 나폴리》
김희재 《화성과 창의의 시도》
단 요 《담장 너머 버베나》
문보영 《어떤 새의 이름을 아는 슬픈 너》
박서련 《몸몸》
금정연 《모두 일요일이야》
박이강 《잡 인터뷰》
김나현 《예감의 우주》
김화진 《개구리가 되고 싶어》
권김현영 《수신인도 발신인도 아닌 씨씨》
배명은 《계화의 여름》
이두온 《돈 안 쓰면 죽는 병》
김지연 《새해 연습》
조우리 《사서 고생》
예소연 《소란한 속삭임》
이장욱 《초인의 세계》
성해나 《우리가 열 번을 나고 죽을 때》
장진영 《김용호》
이연숙 《아빠 소설》
서이제 《바보 같은 춤을 추자》
권희진 《일단 믿는 마음》
정이현 《사는 사람》
함윤이 《소도둑 성장기》
백세희 《바르셀로나의 유서》
이현석 《고백의 시대》
김홍 《곰-사냥-인간》
김유나 《공》
권혜영 《그냥 두세요》
병석이 침대 끄트머리에 걸터앉아 지난밤 자신이 벌인 일을 떠올리려 애쓰는 내내, 그에게 고민을 안겨준 존재는 바쁘게 병석의 집 안을 휘저으며 제 할 일을 했다. 병석은 눈앞에 돌아다니고 있는 손바닥만 한 새끼 시츄를 바라보았다. 초면이었고, 병석은 47년 인생에서 단 한 번도 개를 키우고 싶다는 마음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계약서가 말하는 바에 따르면 병석은 시츄를 환불할 수 없었다. 시츄에게 혹시 모를 병이 있다면 잘 치료해 병석에게 돌려줄 것이었고, 눈앞의 시츄가 폐사할 경우엔 또 다른 시츄를 병석에게 내어줄 것이었다.
젊음이란 게 그랬다. 어쩌다 하나 알게 된 것 같으면 전부 통달한 양 으스대고 싶고, 바로잡아 고쳐야 할 것들만 눈에 들어오고. 박 과장은 이런 일이 낯설 테니 씹어가며 버티는 자신이 우스워 보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버텨온 세월이 자그마치 20년이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유나
2020년 〈이름 없는 마음〉으로 창비신인소설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내일의 엔딩》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