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소설가 이서아의 첫 장편소설 『키오스크 학교』가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2021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에 단편소설 「악단」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서아는 데뷔작부터 천진한 노래와 뜨거운 화염이 공존하는 독특한 이미지를 독자와 평단에 각인시켰다. 2024년에는 ‘어린 짐승’과도 같은 소녀들의 이야기가 담긴 첫 소설집 『어린 심장 훈련』을 출간하며 동화적이고 환상적인 문체와 잔혹한 진실이 결합된 고유한 세계관을 공고히 하였다.
『키오스크 학교』는 쓸모와 효율을 극단적으로 숭배하는 사회 속, 갈 곳 없는 아이들에게 사회로부터 쓰임받게 될 미래를 약속하는 학교의 이야기다. 아이들은 키오스크 학교에 입학해 키오스크가 되려 한다. 이때 학교에서는 친구와 울고 웃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손을 들어 질문을 하고, 나와 너의 거리를 깨우치며 성장해 나가는 ‘심장’의 일은 벌어지지 않으며 외려 이 과정은 철저히 금지되고 배제된다. 학교가 아이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오직 순종뿐일 때, 키오스크가 되기에는 너무도 인간적인 아이들의 마음에는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소설가 이서아는 이 작은 틈이 거대한 변혁의 가능성을 품고 있음을 포착하여 그곳을 집요하게 들여다보고 파고든다.
출판사 리뷰
“입학을 환영합니다.”
우정, 사랑, 연민, 분노, 동정, 슬픔…
심장의 일을 억제해야 더 나은 존재가 된다!
키오스크가 되기엔 너무 인간적인 아이들과
그들을 둘러싼 거대하고 무서운 진실
소설가 이서아의 첫 장편소설 『키오스크 학교』가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2021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에 단편소설 「악단」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서아는 데뷔작부터 천진한 노래와 뜨거운 화염이 공존하는 독특한 이미지를 독자와 평단에 각인시켰다. 2024년에는 ‘어린 짐승’과도 같은 소녀들의 이야기가 담긴 첫 소설집 『어린 심장 훈련』을 출간하며 동화적이고 환상적인 문체와 잔혹한 진실이 결합된 고유한 세계관을 공고히 하였다.
『키오스크 학교』는 쓸모와 효율을 극단적으로 숭배하는 사회 속, 갈 곳 없는 아이들에게 사회로부터 쓰임받게 될 미래를 약속하는 학교의 이야기다. 아이들은 키오스크 학교에 입학해 키오스크가 되려 한다. 이때 학교에서는 친구와 울고 웃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손을 들어 질문을 하고, 나와 너의 거리를 깨우치며 성장해 나가는 ‘심장’의 일은 벌어지지 않으며 외려 이 과정은 철저히 금지되고 배제된다. 학교가 아이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오직 순종뿐일 때, 키오스크가 되기에는 너무도 인간적인 아이들의 마음에는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소설가 이서아는 이 작은 틈이 거대한 변혁의 가능성을 품고 있음을 포착하여 그곳을 집요하게 들여다보고 파고든다. 책을 덮는 순간 우리는 작가의 확신이 틀리지 않았음을 함께 바라게 될 것이다.
● 키오스크의 가르침
우정과 사랑, 연민과 분노, 기쁨과 슬픔. ‘키오스크 학교’가 존재하는 시대, 사람을 단숨에 울게도 웃게도 하는 심장의 일은 구세대의 잔재로 취급받은 지 오래다. 일이 잘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라면 심장의 역할을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는 논리가 사실이자 진실처럼 취급받는 때, 아이들은 효율적인 존재로 거듭나기 위해 키오스크 학교에 입학하기를 원한다. 키오스크 학교가 아이들에게 요구하는 기조는 단순하다. 부디 쓸모있는 존재가 될 것. 학교는 현대 사회에 적응이 어려울 확률이 높은 지원자를 입학시키기 위함이라며 아이들에게 입학 지원서에 자신의 불행과 우울을 증명하라고 요구한다. 그 결과 갈 곳이 없는 아이, 무더위를 견디지 못한 아이,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들이 키오스크 학교에 모였다. 학교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도록 고글을 쓴 채 버스를 타고 학교에 도착한 아이들을, 교장 키오스크가 맞이한다. “입학을 환영합니다.” 연단에서 교장 키오스크의 목소리가 어마어마한 성량으로 들려온다.
● 기이한 직업 훈련
키오스크 학교의 아이들은 배정받은 반에서 직업 훈련을 받는다. 이때 훈련이란 꿈이나 장래희망과는 관련이 없다. 학교에서 학생이 제출한 입학 원서를 바탕으로 해당 직업에 자질이 있다고 판단한 결과에 따라 직업 배정이 이루어진다. 키오스크 학교가 숱한 괴소문을 몰고 다니듯, 직업 훈련에도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보건실에서 약을 분류하는 일의 무료함, 강당에 집합하여 엎드리기‧기어다니기‧일어나기를 명령받고 행하는 일의 모욕감, 인간과 꼭 닮은 모습의 미니 로봇을 무작정 해치면 그만이라는 일의 무자비함. 아이들은 기이한 직업 훈련으로부터 배우는 게 있으리라고 믿고 싶어 하다가, 이 일을 통해 배우는 게 과연 있기나 한 것인지 분노하다가, 이내 학교의 의도는 그저 굴종임을 깨닫기에 이른다. 입학만 하면 환한 미래가 보장된 것처럼 굴던 학교가 정작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굴종일 때, 갈 곳 없던 아이들은 다시 한번 목적지를 잃어버린다. 그 허망한 눈빛들이 전혀 낯설지 않은 것은 왜일까.
●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
키오스크 학교에는 어디에나 감시의 눈이 도사리고 있다. 학교 부지를 빈틈없이 감싼 철조망, 양쪽으로 숲과 절벽을 면한 고립된 위치, 학교 안 어디에나 존재하는 감시인의 차가운 은빛 피부는 학교의 가르침이나 명령에 불복종하는 즉시 엄청난 불이익이 따르리라는 공포를 심어 주기에 충분하다. 숨 막히는 환경이 주는 공포심을 견디다 못한 아이들이 희생되는 일이 벌어져도 학교는 학생의 흔적을 없애는 일에 열중할 뿐이다. 질문은 용납되지 않으며 그 안에서 아이들은 점점 없는 존재가 되어 간다. 아이들에게 드리워진 것은 사랑과 보호의 시선이 아닌 감시와 처벌의 시선이 전부이지만, 이때 아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지킨다. 감시자의 눈을 피해 우정과 사랑이 어린 눈으로 친구를 바라보며 서로의 안위를 살핀다. 입학 전 함께 숲속 벙커 생활을 하며 언제나 함께할 것을 다짐했던 모라와 초희, 병원에서 처음 만나 푹푹 찌는 집에서 더위를 견디다 못해 함께 학교에 입학한 원혜와 주디. 이 소녀들이 보여 주는 우정은 다름 아닌 심장이 하는 일이다. 『키오스크 학교』는 그 슬프고도 자명한 진실을 소녀들의 모험을 통해 보여 주고 있다.
키오스크 학교를 설립한 이의 정체는 누구도 알지 못했지만, 어딘가 베일에 싸인 학교는 많은 이들에게 선망과 동경의 대상이 된 지 오래였다.
입학생들은 셔틀버스를 타고 왔다. ‘우리나라’의 전국구를 오랜 시간 인내심 있게 내달린 셔틀버스는 이제는 유통업자나 물류업자 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아무도 다니지 않는 도로를 또 한 번 인내심 있게 질주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키오스크가 입을 열었다. 아니, 키오스크는 입술 없이 말했다. “입학을 환영합니다.” 키오스크는 어마어마한 성량을 갖고 있었고, 그것은 온 사방에 설치되어 있는 체육관 스피커를 통해 두 배, 세 배로 확장되었다. 100명의 신입생들은 동경과 두려움이 섞인 눈빛으로 키오스크를 올려다보았다. 그러니까, 단상 위의 교장 키오스크를.
모라의 꿈을 반대하는 베타 선생님의 뜻은 전적으로 따뜻한 진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리고 모라 역시 시설에 남은 베타 선생님의 삶과 키오스크 학교에 흘러 들어온 아이들의 삶이 정확히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 어느 쪽이 더 불행하고 어느 쪽이 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지 답을 알 수 없었다. 그래도 모라는 이 세상에 명쾌한 해답이 있다고 믿고 싶었고, 그 해답이 학교에 들어가는 것뿐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서아
2021년 《문학과사회》 소설 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어린 심장 훈련』이 있다.
목차
1부 9
2부 161
3부 331
작가의 말 377
추천의 글_이유리(소설가) 380
추천의 글_전청림(문학평론가) 3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