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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날씨들아 쉬었다 가렴
창비 | 부모님 | 202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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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2013년 『시산맥』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후 환상과 은유의 독자적인 시세계를 구축해온 지연 시인의 세번째 시집 『모든 날씨들아 쉬었다 가렴』이 창비시선 525번으로 출간되었다. 『내일은 어떻게 생겼을까』(실천문학사 2022) 이후 3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는 2025년 구지가문학상 수상작 「마른 숨만 걷어 가세요」를 비롯해 특유의 단정하고 담백하면서도 울림이 깊은 서정시들이 수록되었다.

시인은 “말할 수 없는 것들을 의인화하여 목소리와 생명력을 부여”함으로써 “말할 수 없던 존재들이 말하게 되는 시적 공간을 창조”(박형준, 추천사)해내며 생명과 존재,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사유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동시에 사라진 존재들이 남긴 흔적을 성실히 기록하며 그들을 향한 그리움을 전라도 방언의 구성진 가락과 소박한 말맛이 곳곳에 배어 있는 질박한 언어로 담아내었다.

  출판사 리뷰

“그리하여 나는 비 오는 날에도
꽃에 물을 주고 싶고 풀을 뽑고 싶고”

굳은 땅에 불어넣는 생명의 숨결처럼
모든 날씨를 건너 비로소 피어나는 사랑의 시


“장마가 지나고
히아신스 구근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철 지난 데이지 싹이 자란다”


대지의 숨결이 깃든 흙의 언어로 써내려간 삶의 기록이자 “흙에 뿌리내린 언어의 결실”(장은영, 해설)이라 할 수 있는 이번 시집에서, 지연 시인은 인간이 대지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존재임을 증명하듯 유한한 존재들의 삶과 죽음을 통해 생명의 근원을 탐색해나간다. 그는 살아 있는 모든 존재가 “성긴 친밀 속”에서 “나란히 넌출거리는”(「나란히」) 수평적 관계를 맺으며 서로를 지탱하고, 삶과 죽음 또한 “서로의 온도에 기대”(「백엽상」) 생명을 떠받치는 순환의 질서 안에 있음을 깨닫는다. “빈 깍지같이 살다 간 영혼들이 빈 깍지 같은 나를 오래 데우다가 긴 굴뚝으로 천천히 새어 나가”(「콩대를 태운 밤」)듯 생멸(生滅)이 교차하는 자리에서 시인은 생명의 질서를 조용히 목격하기도 한다. “비 오는 날에도 꽃에 물을 주고 싶고 풀을 뽑고 싶고 매일 내 잡초를 뽑기 위해 일기를 쓴다”(「지복(至福)」)는 고백처럼, 땅을 돌보고 기록을 남기는 일은 그에게 생의 근원을 향한 기도이자 흙과 더불어 살아가는 실천의 방식이 된다.
시인은 또한 “비경(境)과 비명(非命) 사이”(「어제가 중복이었지」)에서 삶과 죽음이 서로 맞물리듯, 다수의 생이 얽힌 복수(複數)의 세계를 노래한다. “이 세상은 지난 생의 복수”(「복수(複數)」)라는 선언은 살아 있는 존재들의 연쇄와 윤회의 시간을 암시한다. 죽음은 단절이 아니라 “바닥을 떠돌며 마지막 온기로 나를 받”드는 순환의 일부이며, “몇백년 전 먼 혈육이 식은 심장을 타닥거리며 나에게 무슨 말인가”(「콩대를 태운 밤」) 건네듯 삶과 죽음은 서로를 비추며 이어져 있다. “죽은 아들을 품었구나”(「밑변」), “죽은 알을 품는다”(「누군가 시끄럽다고 민원을 넣었다」)와 같은 구절에서는 부재한 생명에게조차 삶의 온기를 건네고자 하는 시인의 의지가 엿보인다. 삶과 죽음, 존재와 부재가 공존하는 세계 속에서 “작은 것이 우리를/미치게 혹은 경건하게 에워싼다”(「작아서」)는 통찰은 모든 생이 서로를 비추며 순환하는 생명의 감각을 포착해낸다.
한편 시인의 고향을 신화적 무대로 재구성한 3부의 ‘소룡골 시편’ 연작은 이번 시집의 정점이라 할 만하다. 그는 “아득한 과거의 신화적인 한순간”을 “만신의 언어를 빌려”(추천사) ‘지금-여기’의 현실로 불러내고, “몸 없는 소리”(「잠복」)에 귀 기울이며 사라진 존재들의 흔적을 좇는다. “시체를 꺼내 걸레로 닦”는 서늘한 장면에서 “생지에 공포로 오그라진 꽃잎들”(「십자수」)처럼 스러져간 원혼들을 달래며 역사적 폭력의 흔적을 발굴하고, 동시에 “배춧잎 속 같은 날”(「산그림자가 나를 배춧잎처럼 덮어도」)을 살아가던 가족과 정겨운 이웃들의 신산한 삶의 풍경을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기억의 갈피 속에서 사라진 이들의 목소리를 불러오던 시인은 마침내 “흰 뼈를 안기 위해/몸을 흔든다”(「흰 뼈」)라는 문장에 이른다. 이는 단순한 죽음의 회고가 아니라, 사라진 존재들의 삶까지 껴안으려는 깊은 연민과 사랑의 표지이다.

“단단한 돌에 빗물이 스며드는 속도로 당신에게 간다”
순환하는 모든 존재에 바치는 기도의 노래


『모든 날씨들아 쉬었다 가렴』은 문학평론가 장은영이 짚어 보였듯 “눈발처럼 사라진 존재들이 남긴 흔적에 대한 기록이자, 그들의 부재에 대한 슬픔과 그리움을 담은 고백록”(해설)이라 할 수 있다. 단순한 ‘죽음의 기록’이 아니라 사라진 존재들을 다시 불러내는 ‘되살림의 제의(祭儀)’이며, 죽은 자들을 현재의 시간으로 호명하는 기도의 노래이다. “사실 기다렸어요 죽음을”(「수수」)이라는 담담한 고백처럼, 시인 지연은 사라진 것들을 애도하면서도 그 속에서 다시 피어날 생명의 온기를 기다린다. 죽음조차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순환하는 세계의 질서를 노래한다.
“모든 날씨들아 쉬었다 가렴”(「백엽상」)이라는 다정한 인사는 시집의 끝자락에 이르러 인간과 자연,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숨 쉬는 세상을 향한 주문으로도 읽힌다. 이 시집을 통해 우리는 “단단한 돌에 빗물이 스며드는 속도”(「단단한 돌에 빗물이 스며드는 속도로 걸었다」)로 서로의 존재를 향해 천천히 스며들며, 삶과 죽음이 서로에게 잠복하듯 물드는 이 흙의 세계에서 마침내 타자에 대한 연민과 사랑의 씨앗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돌을 가볍게 던졌다 나는 그 돌을 가볍게 받아 호주머니에 넣었다 그때부터였다 별일 없어? 하면 별일 없어, 메아리로 돌아왔다 호주머니 속 돌이 걷는다 당신은 불을 끈 채 티브이를 보고 있다 창이 번쩍거린다 던진 방어하는 우는 웃는 분노하는 돌을 안고 당신은 침잠한다 내 심장 위에 당신의 심장 돌처럼 포개었다 깨뜨렸는지 꿈속에서 당신은 한쪽 얼굴이 무너진 채 나에게 잠시 기대었다 단단한 돌에 빗물이 스며드는 속도로 당신에게 간다
―「단단한 돌에 빗물이 스며드는 속도로 걸었다」 전문

납골당 서랍 같은
아파트에서

내가 모르는 사이
축축하고 둥근 어둠 속에
빛이 찹니다
―「흰 뼈」 부분

여름은 썩기 좋아. 썩어가는 것끼리 서로를 안아. 자요? 일어나 알아보지 못하게

물이 떨어져요
유리창에 내가 서 있어요
눈을 뜨고 맞춰진 만큼 돌다 돌아가다 낡아가는 선풍기처럼
―「유리창에 적어보는 마음」 부분

  작가 소개

지은이 : 지연
2013년 『시산맥』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건너와 빈칸으로』 『내일은 어떻게 생겼을까』가 있다.

  목차

제1부 흰 뼈
콩대를 태운 밤
봄이 그냥 오겠어 독활을 먹어야 봄이 오지 당신은 묵은밭으로 갔으나

단단한 돌에 빗물이 스며드는 속도로 걸었다
흰 뼈
유리창에 적어보는 마음
파묘(破墓)
맥박
올무
백엽상
지복(至福)
귀때기 비석
나란히
우산을 쓰고 산책 갑니다
당신 이름을 부르면 주름이 활짝 생겨요
마른 숨만 걷어 가세요

제2부 복수
복수(複數)
밑변
누군가 시끄럽다고 민원을 넣었다
작아서
안온
어제가 중복이었지
안수(按手)
함박눈 혹은 흰 개에 관한 기록
어두울수록 믹서기에 갈린 푸른 시간이 필요해
단정화 하나를 당근마켓에서 구입했을 뿐인데
저승사자도 천둥 같은 연애 짓이 필요해
신발을 벗고 올라가세요
그리고 상자
12각 모란나비자개상
흔들림을 위하여

제3부 소룡골 시편
산그림자가 나를 배춧잎처럼 덮어도

물이 깊다
새비젓도 아닌 것이 생각나는 굴풋한 저녁이다
비 오는 날
저럽대기를 높이 세우고
아무 날도 아닌 모든 날의 지금
바람은 삼베틀 앉을깨에 앉아 북을 띄우고
함박눈 오던 날
오월
십이월
잠복
미만(彌滿)
산지당 가는 길
십자수
탈상
그해 가을
시나브로
조릿대를 건너온 물까치의 아침
산속에서 산속으로
산 아래 집이요 집 앞에 꽃이오
악몽
음계(陰界)
도리 없이
수수
여기에 계셔서
울력
눈이 온다
돌날몸돌, 돌날같이
담기다

해설|장은영
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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