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마치 누군가의 인생책을 들여다보듯, ‘히바리’라는 작은 바와 ‘사브’ 헬스클럽에서 인연을 이어가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영화처럼 펼쳐지는 소설. 모두 여섯 편의 에피소드는 주인공의 독특한 내적 갈등과 도전을 다루며, 그들 각자의 삶의 한 페이지를 생생하게 담아낸다.
만년 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중년의 샐러리맨, 베일에 싸인 수수께끼의 섹시 미녀, 건방지지만 수줍음이 많은 남고생, 금발 모히칸 머리의 치과의사, 젊은 직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광고대행사 사장, 그리고 모두를 따뜻하게 감싸 안는 거구의 게이까지. 이들은 각자의 사연과 고민을 안고 ‘히바리’라는 공간에서 만나 서로의 삶에 영향을 미치며 성장해가는데, 저마다 상처와 난관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 여섯 명의 독특한 인물들이 서로의 곤경을 나누고 위로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주할 수 있는 보편적인 시련과 고뇌, 희망의 빛을 발견할 수 있다.
작품의 주요 공간으로 등장하는 일본의 ‘히바리’ 같은 소규모 스낵바는 흔히 ‘제3의 공간’으로 여겨지는 곳. 이곳에서는 나이나 직업, 사회적 신분이 잠시 뒤로 밀려나고, 개개인의 내러티브가 중심이 된다. 사실상 ‘히바리’는 현실보다는 유토피아에 가까운 공간으로, 차이를 초월한 진정한 소통과 공감이 이루어지는 곳, 유쾌하게 아름다운 어른들의 성장통이 펼쳐지는 곳이다.
작가는 이 소통과 공감의 공간을 통해 우리 사회의 인간관계를 되돌아보고, 나이나 지위에 구애받지 않는 진정한 교류의 가치를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한 것. “가장 여성적인 것이 인간을 구원한다”는 괴테의 말을 명확히 실증이라도 하듯, 소설 속 인물들은 관계 지향적인 공감 능력이야말로 우리 삶에서 매우 소중한 태도임을 지극히 낮은 목소리로 웅변하는데, 세대와 나이 차이를 초월해 진정한 소통과 공감을 이루는 그들 이야기에서 독자들은 진정한 인간관계의 가치, 삶의 의미를 생각하는 숭고의 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출판사 리뷰
일상적 공허를 깨우는 따뜻한 사람 풍경
타인이 스승이 되는 순간, 삶은 다시 반짝인다소설의 중심축인 곤마마라는 인물은 키가 2미터가 넘는 거구의 게이 캐릭터로, 주변 인물들의 상처를 감싸 안으며 그들을 치유하는 존재로 묘사된다. 그는 ‘하바리’라는 소통과 공감의 공간에서 손님들에게 각자의 사연에 어울리는 칵테일을 만들어주는데, 예를 들어 남자의 유혹을 거절하는 장면을 궁리하는 만화가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의미의 블루문 칵테일을 주고, 아이를 일찍 저세상으로 보낸 아버지에겐 ‘먼 사람을 생각한다’는 의미가 담긴 ‘김렛’이라는 칵테일을 만들어주며, MZ세대와의 어울림이 쉽지 않은 광고회사 사장님에게는 ‘나의 길을 간다’는 뜻의 ‘올드 패션드’를 만들어준다. 그리고 정작 곤다 자신을 위해서는 함께 일하는 직원 카오리가 ‘샌디 개프’를 만들어주며 “아훔을 위해 건배”를 외치는데, 아훔은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살아낸다”는 뜻으로, 곤다가 힘든 시절을 보내던 카오리에게 먼저 가르쳐준 말이다.
사실상 지금 시대의 우리 모두에게는 ‘히바리’ 같은 공간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우리의 약한 모습도, 아픈 부분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곳.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격려와 용기를 주고받는 장소. 유쾌한 농담 뒤에 숨은 게라 씨의 외로움, 당당해 보이는 미레의 상처 입은 내면, 까칠한 태도 아래 감춰진 ㅤㅅㅠㄴ의 순수함, 끊임없는 수다 속 센세의 진심 어린 연민, 거침없는 입담 속에 숨겨진 샤초의 따뜻한 마음, 그리고 모두를 포용하는 곤마마의 가슴속 고독까지.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타인을 섣불리 판단하지 말라고,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배려하라고 속삭이는데, 일상적 공허를 깨우는 이 따뜻한 사람 풍경에 빠져보자. 《소중한 것일수록 작은 목소리로》는 타인이 스승임을 증명하는 ‘사람책’ 같은 소설로, 한 명 한 명의 사람책이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절실히 일깨워줄 것이다.

근육이라는 건요, 훈련으로 괴롭히고 괴롭히면서 일부러 상처를 줘야 해요. 그러면 근육통이 생기는데, 그래도 괜찮아요. 그 상처가 나으면서 예전보다 굵고 튼튼해질 테니까. 그걸 ‘초회복’이라고 하지요. 가족도 마찬가지예요. 때로는 서로 상처를 주고받아도 괜찮아요. 화해하면서 더 깊은 유대감이 생기거든요. 그게 바로 가족이죠. 남이랑은 아무래도 그러기가 어렵죠.
인생을 살면서 중요한 것은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가 아니라, 일어난 일에 대해 내가 무엇을 하느냐 아니겠어? 어차피 일어난 일은 그대로 받아들여야 해. 과거는 바꿀 수 없으니까. 하지만 말이야, 일어난 일을 기회로 삼을 수는 있어.
작가 소개
지은이 : 모리사와 아키오
1969년 지바 현 출생. 와세다 대학 재학 중 잡지 편집에 참여했고 출 판사와 편집 프로덕션을 거쳐 작가가 되었다. 2006년 『라스트 사무라이 외눈의 챔피언 다케다 고조』로 제17회 미즈노 스포츠 라이터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소설, 에세이, 논픽션, 그림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악인이 등장하지 않는 설정,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를 유쾌한 필체로 풀어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작품 중 『쓰가루 백년 식당』 『당신에게』 『무지개 곶의 찻집』 『나쓰미의 반딧불이』는 영화로도 사랑받았고, 『키리코의 약속』이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그 외 다른 저서로는 『바다를 품은 유리구슬』 『미코의 보물상자』 『푸른 하늘 맥주』 『도쿄타워가 사라질 때까지』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006
1장 혼다 소이치의 추신 012
2장 이노우에 미레의 해방 066
3장 구니미 ㅤㅅㅠㄴ스케의 양 날개 118
4장 카이 료이치의 잠자리 177
5장 스에쓰구 쇼자부로의 사죄 225
6장 곤다 데쓰오의 아훔(阿吽) 283
역자후기: 작은 목소리로 전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