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홍상수 감독의 영화처럼 엇갈리고 꼬이는 관계 속에서 20대 청춘의 찌질하고 궁상맞은 일상을 리얼하게 포착한 장편 만화다. 송아람의 첫 장편으로, 만화가를 꿈꾸는 미래와 그를 둘러싼 도일, 승태, 명지의 미묘한 감정과 관계가 세심하게 펼쳐진다. 감정이 생겨나는 순간뿐 아니라 그 과정 자체의 불편함과 긴장을 놓치지 않는다.
작품은 윤리와 비윤리 사이에서 머뭇거리는 청춘들의 선택을 현실적으로 그린다. 버티는 삶을 신념처럼 붙드는 승태, 재능보다 적성을 말하는 겨자, 업계의 불안정한 생태계까지 만화계 내부의 풍경을 함께 담아낸다. 개인의 욕망과 창작 노동의 현실이 교차하며 하나의 또렷한 시대상을 만든다.
출판사 리뷰
홍상수 감독의 영화처럼 꼬이는 관계 속에서, 찌질하고 궁상맞은 일상을
리얼하게 표현한 만화판 「생활의 발견」이다! ㅡ 레진코믹스
20대 청춘의 삶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세심하게 그리다
자신만의 세계를 확실하게 드러내는 송아람의 첫 번째 장편 만화 『자꾸 생각나』가 미메시스에서 새롭게 출간되었다. 만화가 데뷔를 꿈꾸고 있으나 아직은 습작으로 그칠 뿐인 미래는 어느 날 만화가 승태가 마련한 술자리에서 다른 만화가 도일을 만나게 된다. 작가와 팬이 만나는 것은 평범한 일이지만, 도일을 동경하고 호감을 느낀 미래에게는 특별한 일이었다. 작품 속에서 이성 혹은 동성이 만나 생겨나는 특별한 감정은, 때로 감정이 생겼다는 사실만큼이나 그 과정 역시 흥미로울 때가 많다. 각자 애인도 있었건만 자극 없는 긴 연애와 불투명한 앞날에 지쳐 있던 둘은 도일의 애인 명지가 술자리에 합류하는 탓에 은밀한 교감만 서로 주고받게 되고, 그 와중에 미래를 마음에 두고 있는 승태의 사심만 커진다.
도일과 미래의 건너편에는 또 다른 청춘들인 승태와 겨자의 이야기도 펼쳐진다. 다른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겨자는 파격적인 작품 성향으로 만화계에서 화제가 된 작가인데, 재능과 적성보다 끝까지 버티는 참을성을 덕목으로 내세우는 승태에게 오히려 버틸 수 있는 것 자체가 사치일 수도 있기에 안 되는 걸 계속 붙들고 있을 필요는 없다고 받아친다. 작가는 독자들을 윤리와 비윤리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게 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작품이 마음대로 이뤄지지 않아 갑갑해 하는 미래나 단지 버티기만 할 뿐 성취가 거의 없는 승태, 책이 잘 팔리지 않아 고민하는 <자유창작>의 사장, 적성을 찾아 만화계를 떠나 작은 술집을 차린 선배 등 작가와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만화 안에 현실적으로 구현하여 작품의 또 다른 축을 세우는 데 성공한다.
이번 정류장은 외대 앞입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송아람
첫 만화책 『자꾸 생각나』를 세상에 내놓은 게 벌써 10여 년 전이다. 한눈팔지 않고 만화만 그렸는데 그동안 두 권의 만화책(『두 여자 이야기』, 『송아람 생활만화』)을 더 냈다. 지금은 네 번째 만화책 『오렌지족의 최후』 출간을 앞두고 있다. 10여 년 동안 고작 네 권, 따지고 보면 가성비가 몹시 떨어지는 셈이다. 그럼에도 만화를 계속 그려 나갈 것이다. 10년 뒤에도, 그다음 10년 뒤에도, 몇 권이 더 쌓이든 세상이 어떻게 바뀌든 만화를 놓지 않을 것이다. 사실 그것 말고 할 줄 아는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