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1795년 을묘년,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현륭원을 참배한 8일간의 원행을 ‘효행길’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노래한다. 회갑을 기념한 이 행차의 전 과정을 출발부터 귀환까지 날짜별로 엮은 서사시조로 구성해, 정조대왕의 마음과 당대의 풍경을 함께 담아낸다.
시조 특유의 함축과 운율로 인물의 내면과 백성들의 정서를 섬세하게 포착했다. 『원행정리의궤』, 『원행을묘정리의궤』, 《화성능행도병》 등 기록과 그림을 바탕으로 복원·재구성하고, 각 시조마다 해설을 덧붙여 누구나 쉽게 읽으며 전통문학의 흐름을 이해하도록 했다.
출판사 리뷰
『정조대왕의 효행길』은 정조가 1795년 을묘년, 회갑을 맞이하는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돌아가신 아버지 사도세자의 원소(園所)인 현륭원을 참배하고, 두 분의 회갑을 기념하는 8일간 행차를 원행 혹은 능행이라 하지만 이 책에서는 '효행길'이라 제목을 붙였습니다. 정조대왕과 함께 성대한 '효행길'을 출발하는 날부터 날짜 별로 노래하고, 돌아오고 난 후 마지막 세 수로 전체적인 마무리를 한 서사시조로 당시의 그림과 기록을 바탕으로 이을 작가가 노래한 시조와 그 해설을 담고 있습니다. 8일 간의 모든 일정을 시조 특유의 함축된 미학과 운율로 표현하였으며 등장인물들의 내면과 당대 백성들의 정서 까지를 섬세하게 포착하고 있습니다. 또한 『원행정리의궤도』, 『원행을묘정리의궤』, 《화성능행도병》, 《도성도(都城圖)》 등 을 참고하여 독자들이 편히 즐길 수 있도록 수정·복원하고 일부 그림은 당시의 상황을 참고하여 새롭게 그렸습니다. 책의 뒷부분에는 『정조대왕의 효행길』의 시조 한편 한편, 그 해설을 담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여 누구나 친숙하게 접함으로서 우리 전통문학의 계승 발전에 도움을 주고자 하였습니다.
임오년 문정 앞뜰 벚꽃이 난만한데
지아비 뒤주 속에 아들만 바라본다.
한중록 모월 일들을 언급할 수 있으랴.
눈물이 이슬 되고 못 모셔 한이 되어
소쩍새 대신 울고 하현달도 아파한다.
이대로 다시 뵐 날을 뜻만 세워 보낸다.
영조의 가르침을 지혜로 익혀내고
경희궁 대전에서 인왕산 바라보며
묵묵히 시련을 견뎌 이겨내는 세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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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성 화성행궁 현륭원 만석거에
윗들논 아랫들논 온 동네 풍년이다.
꽹과리 크게 울린다, 어절씨구 얼씨구.
내탕금 구십만 냥 기꺼이 내어놓아
새 가마 지어내고 새 궁궐 나무 심고
온 백성 한마음으로 거친 길도 닦는다.
축만제 물이 가득 곳간엔 곡식 가득
왜적 키 훌쩍 넘어 화성은 높고 높아
노래와 취타대 소리 흥에 겨워 춤춘다.
<< 첫째 날(윤2월 9일) >>
창경궁 동틀 녘에 매화꽃 눈 비비고
새들도 지저귀니 취타대 나팔수다.
온 세상 크게 알리며 자궁가마 궁 나선다.
환호 속 종로대로 피맛골을 비워내고
원각사 10층 석탑 기원하는 평안함에
색동옷 입은 아이들 공작새도 안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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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온 인파 속에 아직도 한양 거리
숭례문 턱을 넘어 용산에 다다른다.
북소리 강강술래에 노들나루 앞선 곳
한강에 배를 모아 다리 위 홍살문에
혜경궁 사도세자 오작교와 비유한다.
강언덕 백성들 모여 꽃구름에 웃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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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건너가자 개나리 노량행궁
참새들 흩어졌다 짹짹짹 다시 모여
중천의 용양봉저정 소리 가득 메운다.
음식을 드신 후에 십리 길 발 띄운다.
가는 길 미음다반 관악산 우뚝 선 곳
새소리 멈춘 시간에 시흥행궁 닿는다.
<중략>
<<넷째 날(윤2월 12일) 화성에서의 둘째 날 >>
아버지 장헌세자 모셔진 현륭원에
옷소매 세월 매단 혜경궁 모셔 오자
장밖에 서글픈 감회 억누르기 힘들다.
애닮고 비통하여 이 눈물 멎어질까
이 마음 말 못 하여 이제야 찾았구나.
아무렴 다시 만나리 연모하는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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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꿈 이뤘구나 화성의 이날이여.
신하와 만민 백성 모두의 도움이라.
마음에 흩뿌린 눈물 오늘에야 그치나.
오랜 날 풍전등화 지혜와 어진 마음
신하도 탄복하고 온 백성 감화하여
열한 살 동궁 세자가 긴 소원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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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산 장대에서 효시를 높이 쏘자
장용영 외침 소리 대포의 포성 소리
낮부터 한밤중까지 용맹함이 불꽃 튄다.
<중략>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을
가사문학의 본고장인 담양에서 태어났다. 어린시절 잠시 이곳에서 살았다.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광고 카피라이팅과 디자인 활동을 하며 책을 쓰기 시작하였다. 미술생도 답게 오랫동안 단원 김홍도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조선시대의 역사를 연구하게 되었다.저서: 동화책 <뻥튀기(초등 국어교과서 수록)> <아프리카에 간 뻥튀기 아저씨> <파랑 피에로와 친구들(국립장애도서관 점자도서선정)> 시집 <비자림 보물찾기(이서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