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어두운 새벽, 세탁소에 찾아온 귀신들의 옷을 고쳐 주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 그림책이다. 붕대가 풀린 미라부터 늑대인간과 흡혈귀까지, 저마다 사연을 안고 온 귀신들에게 할아버지는 사람 옷을 고치듯 정성을 다한다. 낡고 해진 옷을 매개로, 위로와 배려가 어떻게 전해지는지를 담담히 보여 준다.
귀신들의 옷은 그들의 처지와 마음을 그대로 드러낸다. 작가는 찍찍이, 다림질 같은 구체적인 수선을 통해 돕는다는 것이 상대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일임을 전한다. 잔소리 속에 담긴 진심과 손길은 귀신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지며, 누군가를 돕는 올바른 태도를 자연스럽게 전한다.
할아버지의 부재 이후에도 이야기는 멈추지 않는다. 미완성으로 남은 손주 옷을 중심으로, 이별 이후에도 이어지는 관계와 기억을 조용히 보여 준다. 후속작으로서 귀신이라는 존재를 통해 보이지 않는 도움과 위로의 의미를 확장하며, 어린 독자에게 죽음과 이별을 부드럽게 건넨다.
출판사 리뷰
바람그림책 173권.
어두운 새벽, 세탁소에서 할아버지가 혼자 일을 하고 있어요. 그때 세탁소 문을 열고 귀신들이 하나둘 찾아옵니다. 붕대가 풀린 미라, 깃을 세우고 싶은 흡혈귀, 변신하느라 옷이 찢어진 늑대인간까지, 귀신들은 저마다 고쳐 달라며 옷을 내밉니다. 할아버지는 그런 귀신들을 무서워하지 않고, 사람 옷을 고치듯 정성껏 꿰매고 다려 줍니다.
세탁소 할아버지는 낮에는 사람 옷을, 새벽이나 밤에는 귀신 옷을 고치면서 틈나는 대로 손주의 옷을 만들고 있습니다. 귀신들은 할아버지가 손주 옷 만드는 것을 지켜보며 응원하지요. 그런 어느 날 귀신들이 찾아왔는데 세탁소 문이 닫혀 있습니다. 알고 보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거였지요. 아직 손주 옷을 완성하지 못한 걸 본 귀신들은 할아버지를 도울 방법을 생각합니다. 과연 귀신들은 할아버지를 위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귀신 세탁소>는 낡고 해진 옷을 고쳐 주는 세탁소 할아버지와 그의 손길에 위로받는 귀신들의 이야기를 통해, 남을 향한 작은 배려가 어떻게 다시 돌아오는지를 보여줍니다.
● 누군가를 돕는 올바른 방법 어두운 새벽 세탁소에 들어온 첫 손님은 미라입니다. 미라는 붕대가 풀려 웃음거리가 됐다고 툴툴거리며 할아버지에게 고쳐 달라고 하지요. 할아버지는 투박한 말투와 달리, 꼼꼼하고 다정한 손길로 미라의 붕대 끝마다 찍찍이를 붙여 줍니다.
진수경 작가는 바늘과 실로 꿰매줄 수 있는 흔한 생각 대신, 찍찍이라는 재료를 선택했습니다. 이는 배려라는 것이 나의 편의보다, 상대를 위한 고민과 수고가 먼저임을 보여줍니다.
이후 세탁소를 찾는 귀신들 또한 각자 다른 옷과 사연을 안고 등장합니다. 젖은 옷을 입은 물귀신, 깃이 서야 체면이 산다는 흡혈귀, 보름달마다 옷이 찢어지는 늑대인간까지 옷은 귀신들의 성격과 처지를 그대로 드러내지요. 할아버지는 귀신들의 옷을 고치며 잔소리를 하고 투덜대기도 하지만, 귀신들의 바람대로 정성을 다합니다. 이러한 할아버지의 행동을 통해 독자는 누군가를 도울 때는 상대가 바라는 마음을 헤아리고 돕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 도움이 필요하지만, 잘 보이지 않는 존재들<귀신 세탁소>는 <귀신 님! 날 보러 와요!>의 후속권입니다. 진수경 작가는 처음 만들 때부터 후속을 쓰겠다고 생각해서, 말미에 2권을 암시해 놓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귀신이었을까요?
귀신은 일반적으로 죽은 사람을 뜻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귀신이라는 존재만으로 슬픔을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지요. 또, 귀신은 사람 곁에 있지만 다가올 수 없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고 도움을 필요로 하지만, 스스로 도움을 청하기 어려운 존재이지요.
<귀신 세탁소>에 등장하는 귀신들이 저마다의 사연과 어려움을 안고 세탁소에 찾아옵니다. 찢어진 옷, 젖은 옷 등 귀신들의 외형적인 문제를 보여주지만, 그 이면에는 돌봄과 위로를 필요로 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귀신들의 옷을 고치고 손질하며, 그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져 주는 것이지요. <귀신 세탁소>는 귀신과 인간의 만남을 통해, 누군가를 위로하는 일이 거창한 행동이나 말이 아니라 그저 손을 내밀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 기억과 마음속에서 이어지는 관계세탁소 할아버지는 새벽부터 부지런히 일합니다. 바쁜 와중에 틈틈이 시간을 내어 손주에게 줄 옷을 만들지요. “이제 팔만 붙이면 돼.” 할아버지가 말합니다. 이 문장에는 완성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기대감도 있지만, 할아버지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조급한 느낌도 있습니다.
어느 새벽, 불이 켜져 있어야 할 세탁소는 어둡고 문도 닫혀 있습니다. 귀신들은 가게 앞을 서성이다가 할아버지가 더 이상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어린 독자들에게는 낯설고 무서운 죽음이 할아버지에게 찾아온 것이지요. 그러나 이야기는 할아버지의 죽음 및 이별을 직접적으로 설명하거나 슬픔을 강조하지 않습니다. 대신 할아버지가 남긴 옷과 손주의 마지막 장면을 통해, 떠난 뒤에도 사랑은 다른 모습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덤덤하게 보여주지요. 이를 통해 어린 독자는 이별과 죽음이 끝이 아니라, 기억과 마음속에서 계속되는 관계임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습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진수경
어떤 하루는 사랑했던 기억에 기대어 살아내기도 합니다.남겨진 사람들, 언젠가 남겨질 사람들을 생각하며 <귀신 세탁소>를 지었습니다.조금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걸어갑니다. 그것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귀신 님! 날 보러 와요!> 출간 이후 2편이 나오길 기다려 준 어린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쓰고 그린 책으로 <뭔가 특별한 아저씨>,<악어가 온다>, <산타 할머니>, <귀신 님! 날 보러 와요!>, <두근두근 2424>, <나태평과 진지해>, <함께 줄넘기>, <가위손 사장님>, <우리 동네는 접경 지역>, 그림시집 <거참, 미스터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