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위대한 서사는 갈등이 해소된 결말을 기대하게 하지만, 네 편의 복음서는 그런 기대를 배반한다. 마르코 복음서의 abrupt한 중단, 사도행전의 열린 마무리, 요한 복음서의 덧붙임 같은 결말은 오랫동안 독자들에게 질문을 남겼다. 『복음의 결말』은 이 기이한 결말의 의미를 정면으로 탐구하며 복음서 읽기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신학부 최초의 여성 레이디 마거릿 교수이자 세계 신약성서학회 회장을 지낸 모나 D. 후커는 전작 『복음의 시작』에 이어 복음서의 ‘결말’을 분석한다. 간결하고 세심한 해석으로 각 복음서가 결말을 통해 전체 메시지를 압축하고, 독자를 서사 속으로 끌어들이는 문학적·신학적 장치를 밝혀낸다.
마르코의 침묵, 마태오의 약속, 루가의 열린 역사, 요한의 탐구는 모두 하나의 메시지로 이어진다.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으며, 독자가 그 다음 장을 이어가야 한다는 요청이다. 복음서를 ‘그때 거기’의 기록이 아닌 ‘지금 여기’의 살아 있는 이야기로 읽게 하는 이 책은 성서가 오늘의 삶에 건네는 의미를 묻는 독자에게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출판사 리뷰
마침표를 거부하는 복음서들, '그때 거기'의 기록에서 '지금 여기'의 사명으로
위대한 서사라면 모든 갈등이 해소되고 깔끔하게 갈무리되는 결말이 있기를 우리는 기대한다. 그러나 네 편의 복음서의 결말은 그런 기대를 번번이 배반한다. 마르코 복음서는 빈 무덤을 발견한 여인들이 두려움에 떨며 도망치는 장면에서 서사를 뚝 끊어버린다. 사도행전은 주인공 바울의 장엄한 순교 대신, 로마의 셋집에서 복음이 선포되는 싱거운 풍경으로 막을 내린다. 요한 복음서는 끝맺는 듯하다가 돌연 부록 같은 이야기를 하나 더 덧붙인다. 이 기이한 결말들은 수천 년간 독자들을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대체 복음서 저자들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복음의 결말』은 이 물음을 정면으로 파고드는 책이다.
모나 D. 후커는 케임브리지 대학교 신학부 최초의 여성 레이디 마거릿 교수이자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세계 신약성서학회 회장을 역임한 신약학계의 거장이다. 국내 독자들에게는 전작 『복음의 시작』으로 먼저 얼굴을 알린 그녀는, 이번 책에서 복음서들의 '시작'에 이어 '결말'이라는 또 다른 주제에 도전한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후커는 간결하고도 세심한 시선으로 복음서들의 결을 살려 결말이 어떻게 이야기 전체의 문제 의식을 압축해 내는지 살피고, 각 저자가 나름의 방식으로 결말을 처리한 의도를 드러낸다. 그녀에 따르면 각 복음서의 열린 결말은 저자의 실수나 자료 유실의 안타까운 산물이 아니다. 오히려 이 결말들은 독자를 서사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고도로 정교하게 설계된 문학적·신학적 장치다.
후커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언뜻 헐거워 보이거나 당혹스러워 보이는 각 복음서의 결말이 얼마나 치밀한 의도를 품고 있는지가 드러난다. 마르코 복음서의 두려운 침묵은 독자 스스로 그 침묵을 깨고 부활의 증인이 되도록 등을 떠미는 가장 강렬한 외침이다. 마태오의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는 약속은 예수의 현존을 2천 년 전 팔레스타인에서 지금 이 자리로 끌어당긴다. 루가의 열린 결말은 성령의 행진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선포하고, 요한은 독자들을 끝없는 진리 탐구의 항해로 밀어 넣는다. 네 개의 결말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그러나 하나의 목소리로 말한다.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이제부터는 당신의 몫입니다."
이 지점에서 복음서는 더 이상 '그때 거기서' 일어난 사건의 기록에 그치지 않는다. 하느님의 구원 서사는 과거에 닫혀 있지 않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움직인다. 복음서 저자들은 서사를 마무리하는 대신, 독자에게 다음 장을 넘기라고, 지금도 살아 움직이는 하느님의 구원 서사에 제자로서 참여하라고 손짓하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후커는 얇고 간결한 책 안에 담아냈다. 복음서의 결말이 늘 수수께끼처럼 느껴졌던 독자, 『복음의 시작』에서 후커의 시선에 눈을 뜬 독자, 그리고 성서가 지금 나의 삶에 어떤 말을 건네는지 묻고 싶은 모든 독자에게 이 책은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마침표를 거부하는 복음서들, '그때 거기'의 기록에서 '지금 여기'의 사명으로
위대한 서사라면 모든 갈등이 해소되고 깔끔하게 갈무리되는 결말이 있기를 우리는 기대한다. 그러나 네 편의 복음서의 결말은 그런 기대를 번번이 배반한다. 마르코 복음서는 빈 무덤을 발견한 여인들이 두려움에 떨며 도망치는 장면에서 서사를 뚝 끊어버린다. 사도행전은 주인공 바울의 장엄한 순교 대신, 로마의 셋집에서 복음이 선포되는 싱거운 풍경으로 막을 내린다. 요한 복음서는 끝맺는 듯하다가 돌연 부록 같은 이야기를 하나 더 덧붙인다. 이 기이한 결말들은 수천 년간 독자들을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대체 복음서 저자들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복음의 결말』은 이 물음을 정면으로 파고드는 책이다.
모나 D. 후커는 케임브리지 대학교 신학부 최초의 여성 레이디 마거릿 교수이자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세계 신약성서학회 회장을 역임한 신약학계의 거장이다. 국내 독자들에게는 전작 『복음의 시작』으로 먼저 얼굴을 알린 그녀는, 이번 책에서 복음서들의 '시작'에 이어 '결말'이라는 또 다른 주제에 도전한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후커는 간결하고도 세심한 시선으로 복음서들의 결을 살려 결말이 어떻게 이야기 전체의 문제 의식을 압축해 내는지 살피고, 각 저자가 나름의 방식으로 결말을 처리한 의도를 드러낸다. 그녀에 따르면 각 복음서의 열린 결말은 저자의 실수나 자료 유실의 안타까운 산물이 아니다. 오히려 이 결말들은 독자를 서사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고도로 정교하게 설계된 문학적·신학적 장치다.
후커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언뜻 헐거워 보이거나 당혹스러워 보이는 각 복음서의 결말이 얼마나 치밀한 의도를 품고 있는지가 드러난다. 마르코 복음서의 두려운 침묵은 독자 스스로 그 침묵을 깨고 부활의 증인이 되도록 등을 떠미는 가장 강렬한 외침이다. 마태오의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는 약속은 예수의 현존을 2천 년 전 팔레스타인에서 지금 이 자리로 끌어당긴다. 루가의 열린 결말은 성령의 행진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선포하고, 요한은 독자들을 끝없는 진리 탐구의 항해로 밀어 넣는다. 네 개의 결말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그러나 하나의 목소리로 말한다.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이제부터는 당신의 몫입니다."
이 지점에서 복음서는 더 이상 '그때 거기서' 일어난 사건의 기록에 그치지 않는다. 하느님의 구원 서사는 과거에 닫혀 있지 않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움직인다. 복음서 저자들은 서사를 마무리하는 대신, 독자에게 다음 장을 넘기라고, 지금도 살아 움직이는 하느님의 구원 서사에 제자로서 참여하라고 손짓하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후커는 얇고 간결한 책 안에 담아냈다. 복음서의 결말이 늘 수수께끼처럼 느껴졌던 독자, 『복음의 시작』에서 후커의 시선에 눈을 뜬 독자, 그리고 성서가 지금 나의 삶에 어떤 말을 건네는지 묻고 싶은 모든 독자에게 이 책은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란 늘 어렵습니다. 누구나 처음에는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어 애쓰기 마련이니까요. 글을 쓰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강연, 소설, 수필이나 설교 등 어떤 글을 쓰든 ‘첫머리’를 떼는 일 자체가 도전입니다. 독자나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아 다음 이야기를 더 듣거나 읽고 싶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이처럼 시작은 중요합니다. 고대 세계에서는 더 그랬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대부분 눈으로 읽는 글보다 귀로 듣는 말에 의지했습니다. 책은 소리 내어 읽기 위해 쓰였고, 듣는 이들은 놓친 대목을 다시 확인하려고 책장을 뒤적거리거나 스크롤바를 위로 올릴 수 없었습니다. 그러니 저자가 책을 시작할 때는 꼭 필요한 정보를 일러 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또한 당시 책에는 오늘날처럼 책의 성격을 친절하게 알려 주는 번듯한 표지나 뒷면의 추천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이 어떤 글을 쓰고 있는지 첫머리에서부터 넌지시 알려 주어야 했습니다. 책의 시작 부분에 글의 정체를 가늠할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들을 반드시 남겨 두어야 했지요.
글을 시작하는 방식에는 몇 가지 관례가 있습니다. 전래동화는 늘 “옛날 옛적에...”로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이 말만 듣고도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곧바로 알아차리지요. 편지는 “친애하는”Dear이라는 말로 시작됩니다. 그리스 연극도 ‘도입부’prologue로 막을 올렸습니다. 여기서 작가는 무대 위에서 펼쳐질 이야기를 관객이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했지요. 이러한 정보는 단순히 사건이 일어나는 때와 장소, 등장인물이 누구이며 서로 어떤 관계인지 알려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이야기의 더 깊은 의미를 짚어 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를테면 작가는 도입부를 통해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사건들 가운데 작용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 힘은 신들의 정당한 요구일 수도 있고, 단순한 변덕일 수도 있습니다)에 대한 자신의 통찰을 관객과 나누고자 했습니다.
복음서들을 펼쳐 보면 우리는 이 책들이 하나같이 확실하게 마무리되지 않고 열린 채 끝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딘가 불편하고 아쉬움을 느끼며 그다음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궁금하게 되지요. 이러한 특징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복음서는 마르코 복음서입니다. 마르코는 15장에서 예수의 십자가 수난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그분이 묻히신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런데 16장에 이르러서는 단 한 개의 짧은 문단으로 복음서를 서둘러 매듭짓지요. 몇몇 여인이 가서 비어 있는 예수의 무덤을 발견하고 “예수께서 살아나셨으니 제자들은 갈릴리로 가라”는 말을 어느 낯선 청년에게 들었다는 짤막한 보고 이후, 마르코의 이야기는 16장 8절에서 갑작스럽게 막을 내립니다.
여자들은 겁에 질려 덜덜 떨면서 무덤 밖으로 나와 도망쳐 버렸다. 그리고 너무도 무서워서 아무에게도 아무 말도 못하였다. (마르 16:8)
독자는 당혹스럽다 못해 화가 나기까지 합니다. 이야기가 절반쯤 전해지다 끊긴 것 같기 때문이지요. 의문은 무엇 하나 풀리지 않은 채 그대로 남습니다. 대체 누가 무덤의 돌을 굴려 냈을까요? 흰옷을 입은 신비한 청년은 누구일까요? 예수께서 죽음에서 살아나셨다는 그의 말은 정말 사실이었을까요? 제자들은 갈릴리로 가서 그분을 만났을까요? 무엇보다도 여인들이 무서워서 아무에게도 말을 못 했다면 제자들은 도대체 어떻게 그 소식을 전해 들은 걸까요?
과장이든 아니든 요한의 이러한 언급은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난 영광을 인간의 언어로 요약하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진실을 가리킵니다. 1세기의 유대인 철학자 필론Philo 역시 이와 비슷한 말을 남겼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풍요로움을 남김없이 드러내려 하신다면 바다가 마른 땅으로 바뀐 온 세상이라 할지라도 다 담아내지 못할 것이다.
어떤 이들에게 요한 복음서 21장의 마지막 문장은 더는 붓을 놀리지 않으려 궁색하게 내놓은 빈약한 결말처럼 보였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표현은 저자가 자신이 다루는 주제가 얼마나 거대한지를, 그 거대함을 글귀로 온전히 담아내기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고백입니다. 예수를 두고 쓰일 책들을 온 우주가 다 담아낼 수 없다면, 이는 그분께서 다름 아닌 ‘말씀’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만물이 당신을 통해 지음받은 근원이시며(요한 1:3) 우리에게 하느님 당신의 본성을 친히 드러내 알리신 분입니다(요한 1:18). 이러한 바탕 위에서 보면 “바다가 마른 땅으로 바뀐 온 세상이라 할지라도” 그분이 행하신 일들, 곧 하느님의 풍요롭고 영광스러운 면모를 드러낸 활동의 자취를 온전히 담아낼 길은 없습니다. 예수에 관해 배워야 할 바는 요한 복음서에 기록된 내용보다 아득히 더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발견하고 깨닫기 위해 독자가 닻을 올린 항해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입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모나 D. 후커
1931년생. 신약학자이자 감리교 신자. 브리스톨 대학교에서 공부했고MA,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PhD를 받았다. 런던 킹스 칼리지를 거쳐 여성으로는 최초로 케임브리지 대학교 레이디 마거릿 교수가 되어 1976년부터 1998년 은퇴할 때까지 신약학을 가르쳤다. 마찬가지로 여성 최초로 「신학연구 저널」Journal of Theological Studies 편집장, 세계신약학회Studiorum Novi Testamenti Societas 회장을 역임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브리스톨 대학교, 에든버러 대학교에서 명예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04년에는 영국 학술원에서 성서 연구 분야에서 커다란 공헌을 남긴 이에게 수여하는 버킷 메달을 받았다. 현재 케임브리지 대학교 명예 교수로 활동 중이며 감리교 평신도 설교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복음서 연구, 특히 마르코 복음서 연구(예수가 자신이 이사야서 53장에 나오는 고난받는 종과 동일시했다는 통념을 반박)와 역사적 예수 연구(진정성 기준에 대한 비판과 기억과 전승의 재평가), 바울 서신 연구(그리스도 안에서의 상호 교환과 아담 그리스도론의 부각)에 커다란 공헌을 남긴 학자로 평가받는다.주요 저서로 BNTC 신약주석 시리즈 중 마르코 복음서 주석, 『마르코 복음서 속 인자』The Son of Man in Mark, 『신약성서 연구』Studying the New Testament, 『마르코의 메시지』The Message of Mark, 『바울』Paul, 『연속성과 불연속성』Continuity and Discontinuity, 『바울 서신들』Pauline Pieces,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노라』Not Ashamed of the Gospel 등이 있다. 한국에는 『복음의 시작』(비아)이 소개된 바 있다.
목차
들어가며
1. 시작과 끝
2. 마르코 복음서의 결말 - 사라진 것인가, 열려 있는 것인가?
3. 마태오 복음서의 결말 - 위대한 사명
4. 루가의 매듭지어지지 않은 결말
5. 요한 복음서의 결말 - 끝과 시작들
나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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