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남미 히피 로드>, <천 개의 베개> 등 매 작품마다 독보적인 ‘길 위의 감성’을 보여준 여행작가 노동효가 신간을 들고 돌아왔다. 이번 책은 그가 아시아의 구석구석을 누비며 만난 사람들과 풍경, 그리고 그 안에서 길어 올린 생의 찬란한 순간들을 담고 있다.
노동효에게 여행이란 단순한 이동이 아니다. 그는 세계의 기차와 버스, 툭툭을 ‘나의 성전’이라 부르고, 운전수를 ‘나의 사제’라 칭한다. 덜컹거리는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아시아의 풍경 속에서 그는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환희의 외마디를 내뱉으며, 다시금 살아있음을 체감한다.불확실성이 주는 심장의 고동
책은 어디서 자야 할지, 무엇을 먹어야 할지 알 수 없는 여행의 불확실성을 예찬한다. 작가는 해발 1,000미터가 넘는 고개를 넘으며 루시드폴의 노래 <걸어가자>를 되뇐다. “모두 버려도 나를 데리고 가자”는 노랫말처럼, 그는 세상의 소음 대신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아시아의 심장부로 걸어 들어간다.
언어의 장벽을 허무는 ‘사랑해요’의 연대
라오스 몽족 마을에서 이름 모를 주민들과 쌀술을 나눠 마시고, 달리는 베트남 기차 안에서 만국의 공통어인 사랑을 노래하며 웃음꽃을 피운다. 단어의 발음은 달라도 ‘사랑한다’는 본질적 의미는 소음에 묻히지 않고 전달된다. 작가는 이 다층적인 공감을 통해 결국 우리는 지구라는 공간 안에서 연결된 ‘소중한 존재’임을 증명한다.
문명과 자연, 인간에 대한 해박한 통찰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에서 한 톨의 씨앗이 거대한 사원을 무너뜨리는 장면을 상상하고, 낯선 소수 부족의 삶에 스스럼없이 스며드는 작가의 시선은 깊고도따뜻하다.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역사와 소설, 그리고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이 한 권의 책에 응축되어 있다.어디서 잠을 자야 할지, 어디서 밥을 먹을지, 길 끝에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었지만, 그 불확실성이 심장을 뛰게 했다. 아무런 계획도 없었지만 알고 있었다. 세상 어느 곳이든 길이 뻗어 있는 곳엔 사람이 산다.언덕을 오르자 먼저 소수 부족인 몽족 마을이 나타났다. 주민들이 길 끝까지 가면 또 다른 마을이 나온다고 했다. 얼마나 가야 길 끝에 닿을까?해발 1,000미터가 넘는 고개를 넘고, 또 넘었다. 오토바이를 탔지만 길을 지나는 동안 루시드 폴의 <걸어가자> 노랫말이 머릿속에서 반복 재생되었다.“걸어가자 모두 버려도/나를 데리고 가자/후회 없이/다시 이렇게/나를 데리고 가자” -<우리가 깜빡 잊어버린 목적지(라오스 비엥싸이)> 중에서
따르릉. 새벽 알람이 울렸다. 얼른 호텔 조식을 먹고 길을 나섰다. 도심을 벗어나 자전거로 30분, 푸른 숲길을 달리는 내내 공기가 허파꽈리를 청소하는 기분이었다. 앙코르 유적 일주일 입장권을 끊었고, 첫날엔 오로지 한 사원에서만 머물기로 했다.(…) 아침마다 자전거 페달을 밟아 앙코르 유적 내 다른 사원이나 궁전을 찾아다녔다. 단체 관광객이 모이기 전까지 보물찾기에 나선 아이처럼 구석구석을 살폈다. 벵골보리수와 무화과나무가 자라는 사원 마당에 앉아서 한 톨의 나무 씨앗이 자라 사원 전체를 무너뜨리는 장면을 눈감고 상상하기도 했다.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캄보디아 시엠립)> 중에서
노랫말에 베트남어가 나오자 어머니와 아들이 환히 웃었다. 그렇게 가수 손병휘가 자신이 작사, 작곡한 노래를 부르는 동안 비명, 폭발음, 굉음으로 가득한 인류의 역사처럼 기차가 덜컹덜컹 큰 소리를 내며 철로 위를 굴렀다.그럼에도 각각의 언어가 가리키는 ‘단 하나의 의미’가 그 소음에 묻히지 않고 우리의 마음을 가득 채워 주었다. 발음은 달라도 같은 의미, 사랑해요.-<주 뗌므, 떼 아모, 이히 리베 디히, 암 요우 엠(베트남 호이안, 다낭, 후에>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노동효
한국 떠나 한 대륙에서 2~3년 살고 돌아와 여행기로 정리하고, 다시 다른 대륙으로 이동 - 장기체류 후 이동 Long Stay & Run’ - 방식으로 지구를 여행하고 있다. 현지인과 교류할 수 있는 숙소, 일반 버스, 로컬 식당을 이용하고 그들의 삶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사유하는 다리를 가진 여행가 노동효의 여행기가 특별한 이유다.EBS <세계테마기행>, KBS <영상앨범 산> 등 TV 프로그램과 MBC <세계도시여행>, TBS <주말이 좋다> 등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며 <길 위의 칸타빌레>, <로드 페로몬에 홀리다>, <푸른 영혼일 때 떠나라>, <세계 배낭여행자들의 안식처 빠이> , <남미 히피 로드>, <천 개의 베개> 등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목차
프롤로그
우리가 깜박 잊어버린 목적지
-라오스 비엥싸이
우강을 따라 써 내려간 현대 묵시록
-라오스 퐁살리, 루앙프라방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캄보디아 시엠립
기타 하나 메고 혼자 가는 길에 누가 벗 되어줄까
-베트남 호찌민
주 떼므, 떼 아모, 이히 리베 디히, 떼 아모, 안요우엠
-베트남 호이안, 다낭, 후에
세상에는 오직 한 종류의 사람이 있을 뿐
-베트남 하노이
타오르는 지구의 초상, 사라지는 오지
-인도네시아 다나우 센타룸
머리는 흰 구름, 팔은 푸른 숲, 다리는 붉은
-태국 아유타야
미얀마에서 온 아카족 친구 타오
-태국 치앙라이
인도의 끝자락, 낙원의 샘
-스리랑카 시리기아
우연히 발견한 행운, 세렌디피티
-스리랑카 캔디, 아누라다푸라
나인 아치 브릿지 지나 스리파다로 가는 길
-스리랑카 스리파다
당신의 위시 리스트는 무엇입니까?
-한국 봄꽃 로드
단풍이 물드는 속도, 초속 30미터!
-한국 단풍 로드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