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동물들이 반란을 일으켜 인간을 몰아내고 자기들끼리 농장을 운영해 가는 줄거리를 갖고 있지만, 우화라는 형식을 빌려 인간의 이중성과 권력 의지, 추악함과 어리석음을 풍자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소설은 반 세기 전 스탈린에 의한 러시아 독재와 공산주의 혁명의 허망함을 고발하는 명확한 주제 의식을 갖고 있다.
스탈린 독재를 풍자하기 위해 씌어진 이 소설이 현대에 와서도 여전히 의미를 갖는 것은 동물들의 행동을 통해 인간의 어리석은 모습을 그대로 신랄하게 묘사하고 있는 것에서 큰 공감과 문학적 의의를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또 불평등과 억압, 착취가 행해지는 곳, 교묘한 술수가 난무하는 곳, 권력의 이름으로 모든 악덕이 자행되는 곳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인 조지 오웰은 강한 상징성과 풍자성으로 실제의 인물을 바탕으로 소설 속 동물 캐릭터를 완성하였다. 즉 각각의 등장인물들은 실제 모델을 갖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상주의자 스노우볼은 트로츠키를, 음모가 나폴레옹은 스탈린을, 메이저 영감은 마르크스를, 착취당하지만 무지하고 순응적인 복서는 전형적인 프롤레타리아의 모습을, 벤자민은 회의론자 지식인을, 까마귀 모세스는 현실로부터 도피하게 만드는 부패한 교회를 각각 상징한다. 타임지 선정 100대 영문 소설에 선정된 바 있는 세기의 고전.
출판사 리뷰
모든 인간은 다 평등하다. 그러나 몇몇 인간들은 더 평등하다?
타임지 선정 100대 영문 소설에 포함되어 있는 『동물 농장』은 출간된 지 60여 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여기저기에서 널리 인용되고 있다. 2008년도 사립대 입시 논술 문제에 등장하는가 하면, 현정부를 비판하는 칼럼에도, 어느 나라의 독재를 비꼬는 기사에서도 『동물 농장』이 언급된다.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의 배신을 바탕으로 쓰인 『동물 농장』은 정치적으로 너무 민감한 사안을 다루고 있어 당시 출판사들이 작품에 탐을 내면서도 출간을 기피했다. 하지만 막상 출간이 되었을 때는 몇십만 부가 날개 돋친 듯 팔렸을 정도로 시대 흐름과 딱 맞아떨어졌다. 그런데도 반세기가 지나고 소련이 붕괴된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하게 읽힌다. 불평등한 곳, 권력이 횡행하는 곳, 억압과 착취가 있는 곳, 교묘한 정치적 술수가 난무하는 곳 어디에서든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동물 농장』 이야기가 오르내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20세기 최고의 정치우화로 꼽히는 『동물 농장』은 동물들의 눈을 통해 인간의 잔인함과 인간 사회의 부조리를 적나라하게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동물 농장』은 동물들이 반란을 일으켜 인간을 몰아내고 자기들끼리 농장을 운영해가는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정치판에서 교묘하게 말 바꾸기가 여전히 통용되는 한, 모든 인간은 다 평등하지만 몇몇 인간들은 더 평등하다는 논리가 통용되는 한, 조지 오웰이 『동물 농장』을 통해 모든 사람들에게 들려주고자 했던 메시지는 유효하다.
『동물 농장』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실제 모델을 갖고 있다
나폴레옹 - 인간을 몰아내고 동물 농장을 세우는 중심 역할을 하지만, 스노우볼을 내쫓고 일인 독재자로 군림한다. 그는 바로 스탈린!
스노우볼 - 뛰어난 연설가이면서 이상적인 동물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희생한다. 하지만 나폴레옹에게 쫓겨나 동물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나쁜 이미지가 된다. 트로츠키를 꼭 닮았다.
메이저 영감 - 동물들에게 인간들을 몰아내고 계급 없는 평등한 사회를 꿈꾸게 한다는 점에서 마르크스를 의미한다.
스퀼러 - 동물 농장을 건설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뛰어난 정치선동가이자 기회주의자이다. 교묘한 말 속임수로 나폴레옹의 독재에 타당성을 부여하고, 존스가 돌아올 것이라 윽박지르며 다른 동물들을 이끈다.
복서 - 전형적인 프롤레타리아의 모습. 정직하고 부지런하지만 순응적이고 무지한 일반 노동자의 모습을 대변한다. 복서는 혁명이 부패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착취만 당하다가 결국 도살업자에게 팔려 간다.
벤자민 - 회의론자를 대변한다. 읽을 수도 있고 똑똑하지만 그 기술을 쓰지 않으며 매사에 불만이 많지만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클로버 - 동물 농장의 어머니 역할을 하는 암말. 똑똑하진 않지만 마음이 따뜻하고 친절하다. 끝까지 살아남아 다음 세대에게 혁명 이야기를 들려준다.
몰리 - 성격이 변덕스럽고 이기적인 암말로 클로버와 대조를 이룬다. 설탕, 리본 장식, 인간의 보살핌에 익숙해진 나머지 동물 농장에서 도망쳐 인간에게로 간다.
개들 - 나폴레옹의 지시를 받아 돼지들을 위해 봉사하며 다른 동물들에게 무자비하게 폭력을 행사한다. 러시아의 ‘비밀경찰’ 역할이다.
양들 - 나폴레옹이 권력을 가지는 데 중요한 ‘선전대’ 역할을 한다. 요즘 시대로 말하면 ‘광고’나 ‘미디어’라고 할 수 있다. 나폴레옹에 반대하는 의견이 제시될 때마다 양들은 ‘네 다리는 선하고 두 다리는 악하다!’라고 외치며 방해한다.
모세스 - 존스의 애완동물인 갈가마귀로 동물들이 죽으면 천국 같은 슈카캔디 산에 가게 된다고 거짓 소문을 퍼뜨린다. 현실로부터 도피하게 만드는 부패한 교회를 상징한다.
뮤리엘 - 읽을 수 있지만 읽은 것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지식인들을 뜻한다. 글로 쓰인 것은 모두 사실이라고 믿으며 칠계명이 바뀌었을 때도 결코 질문하지 않는다.
존스 - 러시아 황제 니콜라스 2세를 가리킨다. 존스는 한때 괜찮은 지도자였지만 무능력해지면서 혁명의 빌미를 제공한다.
필킹톤 - 동물 농장과 이웃한 ‘폭스우드’ 농장주. 가진 게 많지만 관리에는 다소 게으르며, 계절에 따라 낚시와 사냥을 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는 낙천적인 농부로 묘사된다. 영국의 처칠을 뜻한다.
프러데릭 - 동물 농장과 이웃한 ‘핀치필드’ 농장주. 작은 농장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악랄한 인물로 묘사되며, 동물 농장과 거래를 할 때 가짜 지페로 사기를 친다. 독일의 히틀러를 뜻한다.
작가 소개
저자 : 조지 오웰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ur Blair). 1903년 6월 25일, 인도 벵골에서 출생했다. 8세 때 사립예비학교에 들어가지만, 상류층 아이들 틈에서 심한 차별을 맛본다. 장학생으로 들어간 이튼스쿨에서도 계급 차이를 뼈저리게 실감했다. 이튼스쿨을 졸업한 오웰은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그러고 나서 1922년부터 5년간 미얀마에서 대영제국 경찰로 근무하지만 점차 직업에 회의를 느꼈다. 그 후 직장을 그만두고 파리로 건너가 작가가 되기 위한 실력을 쌓았다. 유럽으로 돌아와 파리와 런던에서 부랑자 생활을 하고 초등학교 교사직을 잠시 지낸 후 영국 노동자의 삶에 관해 조사했다. 이를 토대로 1933년 첫 소설 《파리와 런던에서의 밑바닥 생활(Down and Out in Paris and London)》을 출간했다.전체주의를 혐오했던 그는 스페인 내전에도 참가했다. 이 체험을 기록한 1938년《카탈로니아 찬가(Homage to Catalonia)》는 뛰어난 기록 문학으로 평가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에는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의 배신을 우화로 그린 《동물 농장(Animal Farm)》으로 일약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그해 아내를 잃고 자신도 지병인 폐결핵의 악화로 병원 신세를 졌다. 그 와중에도 작품 활동을 계속해 전체주의의 종말을 묘사한 디스토피아 소설 《1984》를 출간했다. 이 작품은 전체주의라는 거대한 지배 시스템 앞에서 한 개인이 어떤 방식으로 저항하다가 어떻게 파멸해 가는지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1984》는 오웰을 20세기 최고의 영향력 있는 작가로 만들었으나 나날이 악화되는 지병을 이기지 못하고 1950년 4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