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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사회 130호 - 2020.여름 (본책 + 하이픈)
문학과지성사 | 부모님 | 2020.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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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호를 펴내며

새로운 연대를 모색하는 질문들


누군가의 건강과 안부를 묻는 인사가 의례적으로 들리지 않는 시기를 우리는 통과하는 중이다. 비록 통과라는 단어를 쓰기는 했지만 그 말이 다소 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pandemic이 선포된 지 두 달여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이 사태가 종식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의 완전한 종식이 불가능하다는 의료 전문가들의 불길한 예측이나, 정부 당국이 시행하고 있는 다양한 행정적, 의료적 조치들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진단은 코로나 이전의 사회로 되돌아갈 수 없는 우리의 암울한 현실을 거듭 강조하는 중이다.
그래서일까. 최근 들어 회자되고 있는 ‘재난의 일상화’라는 슬로건은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재난을 받아들이고 , 차라리 그것이 촉발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여러 전망이 엇갈리고 있지만, 이러한 목소리들은 공통적으로 마스크 쓰기의 일상화, 대면 접촉의 최소화, 방역의 생활화 등으로 대변되는 지금 여기의 현실이 일시적인 예외 상태가 아니라 앞으로 계속될 미래의 정상 상태의 밑그림이라는 사실을 불안하게 암시하고 있다. 물론 재난의 일상화는 사회 시스템의 변동에 국한되지 않고 , 점진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사회적 감정과 정동 일반까지도 설명해준다. 이를테면 생명을 위협하는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 못지않게, 현재 우리를 짓누르고 있는 또 다른 감정들은 모종의 피로와 권태, 그리고 정체 모를 우울과 연계되어 있다. 휴대전화로 날아드는 긴급재난문자에 점점 심드렁해지는 것처럼, 공포와 두려움이 만성화될수록 현 사태가 촉발한 변화를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징후 역시 곳곳에서 포착되는 중이다.
한층 문제적인 것은 이러한 징후적 변화들의 일상화가 공동체에 대한 기존의 정치적 사유와 상상력의 근본적 위기와도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이 최우선의 가치로 강조되는 가운데, 고립과 단절을 토대로 한 새로운 사회적 풍경의 형성을 당연시하는 흐름들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와 관련하여 이탈리아의 정치철학자 조르조 아감벤이 코로나 사태 이후 각 국가가 취하고 있는 적극적인 방역 조치와 사회적 통제 정책을 비판하는 의견들을 개진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정부 당국이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있듯, ‘사회적 거리 두기’가 앞으로 우리가 맞이하게 될 미래의 정치적 모델이라는 사실은 명백하다. [……] 아울러 전염(이것은 정치적 전염이기도 하다)이 일어날 것으로 의심되는 인간의 모든 물리적 요소들이 거리 두기를 계기로 디지털 테크놀로지 장치들에 의해 대체될 것이다. 당장 다음 해부터 대학 강의는 온라인 공간에서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당신은 이제 마스크로 가려진 자신의 얼굴을 직접 바라볼 수 없을 것이다. 다만 강제적으로 수집된 생체 데이터를 인식할 수 있는 디지털 장치를 통해서만 당신은 스스로를 인지하게 될 것이다. 정치적 이유에서든, 단순 친목의 이유에서든 간에 그 ‘군중’의 결성은 계속해서 금지될 것이다. [……] 정치를 대체해버린 경제는 이제 안정적 통치를 위해서는 건강과 생명 이외의 그 어떤 요소들도 희생시킬 수 있는, 생체보안 biosecurity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과 결합하게 할 것이다. 그와 같은 사회가 여전히 인간적인 것에 부합하는 것인지 물어야 할 때이다. 나아가 건강안전health security이라는 추상적이면서도 완벽히 허구적인 가치가 인간의 감성적 관계, 얼굴, 우정 들, 그리고 사랑의 상실을 충분히 보상할 수 있는지 질문해야 한다. 1)

푸코와 벤야민의 사유를 토대로 평소 아감벤이 일관되게 개진하고 있는 생명 정치 권력에 대한 비판이 그리 새롭다고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아울러 장 뤽 낭시 Jean-Luc Nancy나 에스포지토 Roberto Esposito 등 동료 철학자들이 비판하고 조롱했듯, 시민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과 조치를 파시즘의 전조와 동일시하는 관점이 추상적이고 무책임하게 들리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재난의 일상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당화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변화들을 돌이켜볼 때, 그의 비관적이고 종말론적인 예측들 가운데 되새길 만한 질문이 아주 없는 것 역시 아닐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는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는 미명하에 개인의 자유가 과도하게 제한되고 감시되는 사례들을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시민들의 건강이 더 이상 권리가 아니라, 법적 의무로 강제되기 시작했다” 2)같은 글.
는 진단처럼 개인의 신체적 건강과 생명을 관리하고 통제하기 위한 법적인 조치들이 구비되고 ,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기술적 통치 장치들이 개발되고 작동하고 있는 현실 앞에 직면하고 있다. 문제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정부의 효과적인 방역을 당연시하는 가운데 재난의 계급화와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으며, 소수자와 이민자 같은 사회 내 취약 집단에 대한 배제와 혐오 역시 그 이면에서 은밀하게 진행 중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사회를 보호하고자 하는 정부의 노력을 무조건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으며, 아감벤의 어조를 흉내 내며 현실을 어둡게 묘사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 이전의 세계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일각의 전망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우리는 세계의 고립과 단절을 강화하는 다양한 통치 장치들의 실정적 힘에 관한 비판을 수행하는 중요한 물음들을 제기하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인간에 대한 보편주의적 신뢰와 미래 세계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지탱해주는 정치적 공동체는 여전히 가능한가? 타자에 대한 개방과 환대를 바탕으로 하는 민주주의적 이념은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는가? 개인의 자유와 사회의 안전이 충돌하는 가운데 심화되고 있는 배제와 혐오의 기제들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검역과 방역이라는 일상적 통제를 넘어, 각종 현란한 기계 장치에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타인과의 연결을 추구하는 것은 가능한가 ? 우리의 삶이 재난에 잠식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느새 사회가 자연스럽게 구축해버린 제도적 감시 장치들의 작동에 대한 비판적 사유를 멈춰서는 안 될 것이다.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연대와 연결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계기를 확보하기 위한 실천들. 그것은 재난의 일상화를 넘어 우리의 삶 속에서의 자유의 가치를 다시 활성화시키기 위한 질문들과 함께 다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
코로나19의 확산을 통해 우리는 재난이 일상화된 현실을 새삼 체감하게 되었지만, 돌이켜보면 2010년대의 한국 문학장 안팎에서 연이어 불거진 사건들 역시 일종의 재난에 비유될 수 있는 것 같다. 신경숙 표절 사건, 문단 내 성폭력, 그리고 최근에 점화된 이상문학상 사태를 목도하면서 우리는 이러한 일들이 그저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라, 한국 문학이 그동안 드러내기를 꺼려했던 민낯을 폭로하는 재난과 같은 일들이었음을 체감한다. 코로나 이전의 세계로 돌아갈 수 없듯이, 우리는 이러한 문학적 재난 이전의 세계로 회귀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문학에 대한 무책임한 냉소와 과도한 비관주의에 함몰되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 문학장에 도사리고 있는 권력적 위계질서와 불평등을 지탱하는 다양한 제도적 장치에 대해 질문하는 특별한 노력 역시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새로운 연결과 연대를 통해 좀더 자유롭고 평등한 문학적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비판적 질문의 일상화를 실천하면서 문학적 재난 ‘이후’의 시간을 살아가야 한다.

『문학과사회』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더욱 심화·확장시키기 위해 우리는 최근 비평 현장에서 누구보다 활발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는 소영현, 장은정 두 평론가를 초빙 에디터로 모시고 이번 『문학과사회 하이픈』을 준비하게 되었다. 두 분의 평론가와 편집 동인 조연정이 기획한 이번 호 하이픈에서는 기존의 메타비평이 안고 있는 여러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좀더 과감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비평적 글쓰기를 실천하는 계기를 모색하고자 했다. 문학과 비평을 둘러싼 여러 제도적 조건들의 실제를 점검하고 문학장 곳곳에서 작동하고 있는 위계질서 및 불평등의 조건들을 조명하기 위한 일환으로 문학상, 청탁서, 계약서, 문학지원사업 등 한국 문학을 구성하는 다양한 제도적 장치들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구체적인 기획 의도는 하이픈에 별도로 마련한 기획의 말을 통해 좀더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이픈』을 창의적으로 꾸려준 세 분의 노고와 더불어 원고를 보내준 모든 필자께 깊이 감사드린다.

코로나 사태가 불러온 위기가 무색하게, 이번 계절의 창작란에서도 다채롭고 새로운 작품들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나희덕, 조용미, 김경후, 유희경, 권박, 김유림, 윤은성, 김지연 시인이 신작 시를 보내주었으며, 소설란에서는 김이설, 송지현, 우다영, 신종원 작가의 단편소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아쉽지만 정지돈 작가의 네번째 장편 연재 원고는 다음 호를 기약하고자 한다. 더불어 지난 계절의 신간들을 꼼꼼하게 읽고 날카로운 리뷰를 보내준 민경환, 홍성희, 백지은, 심진경, 양윤의 평론가께도 감사드린다.

〈지성〉 코너 역시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다. 우선 한국계 독일 소설가인 김안나를 소개하기 위한 인터뷰를 최윤영 교수가 준비해주었다. 김안나는 아직 한국의 독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작가이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그의 작품과 문학 세계와 간접적으로나마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아울러 작고 30주기를 맞아 문학평론가 김현의 삶과 비평을 조명하는 추모 특집을 마련했다. 좌담 「사람 김현의 일상을 뒤돌아본다」에서는 ‘현존하는 부재이자 부재하는 현존’으로서 한국 문학비평사에 큰 흔적을 남긴 김현의 삶과 비평 세계가, 그와 직간접적으로 사제의 연을 맺은 이들의 기억을 통해 생생히 복원되고 있다. 삶과 문학의 일치를 일관되게 추구했던 김현의 비평적 이념을 감안할 때, 이번 좌담을 통해 회고되는 김현의 삶은 비평가 김현의 세계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거기에 더해 안서현, 양순모 , 조대한 평론가가 김현 비평의 현재성을 조명하는 글을 보내주었으니, 이 또한 일독을 권한다.

마지막으로 독자들께 각별히 기쁜 소식을 알린다. 올해로 20회를 맞은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통해 세 분의 새로운 신인을 소개할 수 있게 되었다. 당선자로 선정된 장미도(시), 구소현(소설), 김보경(비평) 씨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네며, 세 분이 앞으로 선보일 문학적 행보에 대해 독자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편집동인 강동호

  작가 소개

지은이 : 문학과사회 편집동인

  목차

여름호를 펴내며


나희덕 어떤 부활절 외 1편
조용미 구체적인 삶 외 1편
김경후 책벽 외 1편
유희경 느린 마음에 대하여날씨와 사상 2 외 1편
권박 기린에 대해서라면 외 1편
김유림 우리가 장미주택을 외 1편
윤은성 재의 옷 외 1편
김지연 물기둥 외 1편

소설
김이설 환기의 계절
송지현 오늘의 가족
우다영 태초의 선함에 따르면
신종원 멜로디 웹 텍스처

리뷰
민경환 이를테면 이승에 잠입한 사람들에 대하여
최정진, 『버스에 아는 사람이 탄 것 같다』
박시하, 『무언가 주고받은 느낌입니다』
홍성희 검은, 죽음의, 활자들
권박, 『이해할 차례이다』
이영재, 『나는 되어가는 기분이다』
백지은 전염을 위하여
장혜령, 『진주』
신해욱, 『해몽전파사』
심진경 아직은 모른다
권여선, 『아직 멀었다는 말』
강영숙, 『부림지구 벙커X』
양윤의 타원ellipse의 글쓰기
박민정, 『서독 이모』
최정화, 『메모리 익스체인지』

지성
김안나 × 최윤영 언어의 절박함 혹은 문학의 절박함

故김현 30주기 추모 특집
안서현 우리는 왜 여기서 문학을 하는가
양순모 쓸모없는 것, 절대적 자유
조대한 김현의 편파적 사심에 부치는 글
김인환 × 홍정선 × 김연권 × 정과리 × 이철의 사람 김현의 일상을 뒤돌아본다

제20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 발표
장미도 FRACTAL 외 4편
구소현 요술 궁전
김보경 인간의 가장자리로 걷기여성, 동물, 기계

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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