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경주에서 토끼를 이긴 거북이는 정말 행복했을까?
느림보 거북이에게 진 토끼는 어떻게 되었을까?
‘나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토끼와 거북이〉, 그 뒷이야기!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들어 본 적 있니?
거북이가 느리다고 얕보다가 경주에 진 토끼 이야기 말이야.
토끼 코를 납작하게 만든 그 거북이는 어떻게 됐을까?
토끼를 이긴 거북이라니 텔레비전에 나올 만한 일이잖아.
꿈에도 생각지 못한 패배를 맛본 그 토끼는 또 어떻게 됐을까?
느림보 거북이에게 지다니 토끼 체면이 말이 아니었을 텐데 말이지.
그럼 벼락 스타가 된 거북이 이야기랑
달리기를 그만두기로 한 토끼 이야기 한번 들어 볼래?
《슈퍼 거북》, 벼락 스타가 된 거북이는 정말 행복했을까? 거북이 꾸물이는 경주에서 토끼를 이긴 뒤, ‘슈퍼 거북’이라는 별명을 얻게 됩니다. 왜 아니겠어요. 거북이가 토끼를 이겼으니 그야말로 인간 승리, 아니 동물 승리라 할 만한 일이지요.
곧이어 온 도시에 슈퍼 거북 열풍이 불기 시작합니다. 너 나 할 것 없이 거북이 등딱지를 지고 다니고, 거북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개봉되고, 가게마다 ‘거북’이 들어간 간판이 내걸리고, 심지어는 슈퍼 거북 동상까지 세워지지요.
그런데 거북이 꾸물이는 이 상황이 마냥 좋기만 했을까요? 토끼가 상대를 만만히 보고 낮잠이나 잘 동안 한 발 또 한 발 성실하게 달려 승리를 거머쥔 그 꾸물이가 말이에요.
꾸물이는 이웃들이 제 본모습을 알고 실망할까 봐 걱정이 됩니다. 그리고 이웃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려고 진짜 슈퍼 거북이 되기로 마음먹습니다. 착실한 거북이답게 가장 먼저 도서관으로 달려가 빨라지는 방법을 다룬 책을 모조리 찾아 읽고, 책에 실린 내용을 낱낱이 실천에 옮기지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하루도 빠짐없이, 해가 뜰 때부터 달이 질 때까지…….
그 결과, 꾸물이는 누구보다도 빠른 거북으로 거듭납니다. 꾸물이가 쌩하고 지나가면 다들 “방금 뭐가 지나간 거야?” 할 정도로 말이지요. 슈퍼 거북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실력을 갖추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도 꾸물이는 하나도 행복하지가 않습니다. 딱 하루만이라도 느긋하게 자고 느긋하게 먹고 싶습니다. 볕도 쬐고 책도 보고 꽃도 가꾸고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예전처럼 천천히 걷고 싶습니다.
그런 꾸물이에게 토끼가 다시 도전장을 내밉니다. 이제는 토끼쯤이야 가볍게 이길 수 있는 몸이지만, 그래도 꾸물이에게 경주는 큰 부담입니다. 경주의 ‘ㄱ’자만 들어도 몸서리가 쳐 집니다.
드디어 경주 날, 몇 날 며칠 잠을 설친 꾸물이는 지친 몸을 이끌고 경기장에 나가는데……. 과연 꾸물이는 슈퍼 거북이라는 이름을 지킬 수 있을까요?
《슈퍼 토끼》, 토끼가 달리지 않아도 정말 괜찮은 걸까? 그림책 《슈퍼 거북》을 읽은 어린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그럼 토끼는 어떻게 됐어요?”라고 합니다. 경주에 이긴 거북이의 뒷이야기가 있으면, 경주에 진 토끼의 뒷이야기도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귀여운 항의와 함께 말이지요. 《슈퍼 거북》의 후속작 《슈퍼 토끼》는 그 질문에 답하는 그림책입니다. 《슈퍼 거북》에서 거북이 꾸물이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던 토끼 재빨라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지요.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패배를 맛본 재빨라는 경기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구경꾼들을 붙잡고 변명도 해 보고, ‘이 경기는 무효’라며 생떼도 부려 보지요. 하지만 누구도 그 말에 귀 기울여 주지 않습니다. 구경꾼들의 관심은 온통 새로운 스타 꾸물이에게 쏠려 있으니까요.
재빨라는 이 모든 일이 꿈이었으면 하고 바라지만 그럴 리가 있나요. 거대 토끼가 되어 제 실패를 기억하는 세상을 마구 파괴하는 꿈을 꾸다 깨어 보니 거리 풍경이 달라져 있습니다. ‘슈퍼 토끼’ 대신 ‘슈퍼 거북’이라고 적힌 간판이 내걸리고, 토끼 티셔츠 대신 거북 등딱지가 팔려 나가고 있지요.
재빨라는 애써 괜찮은 척해 보지만…… 사실은 괜찮지가 않습니다. 어디서 달리기의 ‘달’ 자만 들려와도 누가 제 흉을 보나 싶어 귀가 쫑긋 서곤 합니다. 남들의 말과 시선에 신경 쓰느라 지쳐 가던 재빨라는 급기야 달리기를 그만두기로 합니다. 곧이어 ‘피나는’ 훈련 끝에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뛰지 않는 토끼로 거듭나지요. 그런데…… 토끼가 뛰지 않아도 괜찮은 걸까요?
남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네 마음을 외면하지 마! 유설화 작가의 첫 책 《슈퍼 거북》은 나이와 성별을 넘어 다양한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남들의 기대에 열심히 부응하느라 ‘나’를 읽어가는 꾸물이의 모습에 자신의 모습을 겹쳐 본 독자들이 많았던 것이겠지요.
그로부터 6년이 지난 뒤 유설화 작가가 《슈퍼 토끼》를 통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법’입니다. 지난 6년간 학교에서 도서관에서 수많은 어린이들을 만나면서, 우리 주변에 재빨라가 가득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까닭이지요. 잘하는 일만 하고 싶어 하고, 못하는 일은 하지 않으려 들고, 칭찬만 받고 싶어 하는 어린 토끼들 말입니다.
꾸물이가 남들의 기대에 열심히 부응하느라 ‘나’를 잃어갔다면, 재빨라는 남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나’를 잃어갑니다. 가장 좋아하고 가장 잘하는 달리기조차 놓아 버릴 정도로 말이지요. 그것도 단 한 번의 실수, 단 한 번의 실패 때문에요.
유설화 작가가 꾸물이와 재빨라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실수해도 괜찮아. 실패해도 괜찮아.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다가 네 마음을 외면하는 실수만 하지 마. 그냥 네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면 돼.’ 한때는 토끼였고, 한때는 거북이였던 작가가 꾸물꾸물 제 길을 가며 찾아낸 이 답이 독자의 마음에도 전해지기를 바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