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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가 출발합니다
창비 | 4-7세 | 2020.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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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병풍(아코디언) 제본으로 묶인 양면 4미터 너비의 대형 보드 그림책이다. 책을 어떻게 펼쳐 보는지에 따라 다양한 감각을 선사하는 이 작품은 독자에게 작품의 능동적 참여자가 되기를 권한다. 전체 면을 펼치고 감상하면 탁 트인 기차역 풍경을, 한 면씩 꼼꼼하게 보면 작품의 세부가 선사하는 아름다움을, 책장을 빠르게 넘기면서 읽으면 달리는 기차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앞면은 기차역에 도달하는 이들을 환대하는 말로, 뒷면은 떠나는 이들을 환송하는 말로 쓰였다.

스쳐 지나기 쉬운 작디작은 존재들을 하나하나 살피며 그들에게 다정한 인사를 건네는 이야기는 우리가 놓치고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정호선 작가는 만남과 헤어짐을 되풀이하는 우리의 일상을 여행자들이 오가는 기차역 풍경에 빗대어 표현했다. 한눈에 보면 화려해 보이지만, 구석구석 관찰하면 소박한 인물들이 보인다. 그들이 제자리에서 반짝이며 일군 아름다운 모습이 우리의 매일에 따스한 조명을 비춘다.

  출판사 리뷰

모든 날의 여행을 응원하는 다정한 인사

하늘에 노을이 퍼지기 시작하는 평화로운 오후의 기차역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땡땡땡!” 기차의 도착을 알리는 소리가 울리고, 한순간 플랫폼은 여행자들의 설렘, 그리운 이와 재회하는 기쁨, 친애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아쉬움으로 고조된다. 『기차가 출발합니다』는 역에 막 도착한 이들에게 “환영해요.” “먼 길 오느라 고생하셨어요.” “만나서 기뻐요.” 등과 같은 환대의 말을, 떠나가는 이들에게 “행운을 빌어요.” “행복하세요.” "보고 싶을 거예요.“처럼 환송의 마음이 담긴 말을 건넨다. 웅장한 증기 기관차를 운행하는 곰 기관사, 역사 천장에 머리가 닿을 만큼 키가 큰 기린처럼 눈에 잘 띄는 인물들부터 기차 위에서 쉬고 있는 작은 나뭇잎, 아무도 모르게 창문에 내려앉은 구름 등 눈에 잘 띄지 않는 존재들도 살뜰하게 부르며 인사를 한다. 여행자들이 오가는 기차역 풍경을 통해 만남과 헤어짐을 되풀이하는 삶을 은유하는 이 작품은 스쳐 지나기 쉬운 구석구석의 안부를 물으며 우리가 놓치고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낯선 곳에 도착한 이들과 익숙한 곳을 떠나는 이들은 순수한 사랑의 인사를 받음으로써 새로운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뗄 용기를 얻는다. 사랑과 감사를 전하는 가장 쉽고 친밀한 표현인 ‘인사말’로 쓰인 이 그림책은 세상 여행을 앞둔 아이들과 낯선 곳으로 떠날 용기가 필요한 어른 모두에게 맞춤하다. 독자들은 이 책의 마디마다 깃들어 있는 응원에 힘입어 각자의 현실에서 힘찬 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 것이다.

“세상 곳곳에서 조용히 빛나는 모두를 위해 이 책을 지었습니다.“

『기차가 출발합니다』는 세상과 만나는 기쁨(『쪽!』), 말하지 않아도 나눌 수 있는 마음(『우리 누나, 우리 구름이』), 함께여서 더 좋은 순간(『우리는 엄마와 딸』) 등 일상에서 마주하는 진솔한 감동을 그림책에 담아 온 정호선 작가의 신작이다. 데뷔작인 『쪽!』을 발표한 2010년 이래로 지난 10년간 안주하지 않고 부단히 정진해 온 작가의 새로운 성과를 마주할 수 있다. 작가 특유의 온정 어린 시선이 이번에는 낡고 오래된 증기 기관차에 닿았다. 작가는 과거의 추억이 되어 버린 증기 기관차를 수차례에 걸친 감수를 통해 재현하고 현대를 살아가는 인물들로 소란한 기차역에 태연히 배치해 현재와 과거가 함께 호흡하는 환상적인 장면을 구현했다. 작가의 공력이 돋보이는 증기 기관차의 외관은 4미터의 널따란 종이에 0.1밀리미터의 가는 펜선을 촘촘하게 쌓아 묘사한 결과다. 중후한 아름다움으로 감탄을 자아내는 증기 기관차, 저녁놀에 물들어 가는 하늘의 드라마틱한 변화, 68종에 달하는 각양각색 승객들로 가득한 기차역은 일면 화려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소박한 인물들이 보인다.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등장인물들은 정호선 작가의 이웃과 친구 들로부터 모티프를 얻어 탄생하게 되었다. “엄마 언제 와?”라는 아이의 재촉에 부지런히 일하는 얼룩말 회사원, 처음으로 둘만의 여행길에 오른 아빠 고양이와 아이 고양이, 오랜 노력 끝에 손 빠른 매표원이 된 나무늘보 등의 책 속 캐릭터가 왠지 모르게 친숙한 까닭이다. 커버 안쪽의 캐릭터 소개는 “세상 곳곳에서 조용히 빛나는 모두를 위해 이 책을 지었”다는 작가의 따스한 상상력이 십분 발휘되는 대목으로, 보이는 것 너머의 이야기를 향해 독자의 눈과 가슴을 반짝이게 한다.

기차의 물성을 살린 4미터 너비의 아코디언 그림책
나만의 방식으로 읽으며 완성하는 이야기


『기차가 출발합니다』는 한 면씩 넘기면서 읽어도 좋지만, 내구성이 좋은 보드북으로 제작되어 책을 바닥에 세우고 모든 면을 펼친 채 읽기에도 좋다. 4미터 너비의 책장을 끝까지 펼치고 읽으면 한 폭의 아름다운 풍경화를 보는 듯 감상할 수 있고, 한 면 한 면을 천천히 읽어 나가면 책 속의 섬세한 묘사를 관찰하고 등장인물 저마다가 가진 이야기를 상상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책장을 빠르게도 넘겨 보자. 달리는 기차를 눈으로 좇는 듯한 느낌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책장을 어떻게 넘기고 보는지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되는 이 그림책은 독자에게 기존의 독서 감상에서 벗어나 책을 능동적으로 쥐고 놀면서 작품에 직접 참여하기를 권한다. 책을 펼치는 순간 독자들은 그림책 안으로 들어가 잠시나마 나만의 기차 여행을 경험하고 돌아오게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정호선
그림책을 통해 일상이 주는 사랑스러운 감동을 함께 나누고 싶어합니다. 쓰고 그린 그림책으로 《쪽!》, 《우리 누나, 우리 구름이》, 《우리는 엄마와 딸》, 《앗! 피자》, 《같아도 달라도 사랑해》, 《엉덩이 친구랑 응가 퐁!》, ‘정호선 계절 그림책’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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