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미야자와 겐지 × 후지시로 세이지
아동 문학의 거장과 카게에(그림자그림) 거장의 만남!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는 걸작,
〈은하 철도의 밤〉을 그림책으로 만나다!
★브라티슬라바 국제원화전시회(BIB) 황금사과상 수상작★
애니메이션 〈은하 철도 999〉의 원작 동화
세계적인 카게에 거장의 아름다운 ‘그림자그림’으로 만나는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 철도의 밤〉 그림책! 일본의 국민 작가이자 세계적인 아동 문학의 거장, 미야자와 겐지의 대표작 〈은하 철도의 밤〉이 그림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일본 교과서에 오랫동안 수록되어 지금까지 수많은 작가들과 독자들에게 정서적인 영감을 준 〈은하 철도의 밤〉은 가난하고 고독한 소년 조반니가 친구 캄파넬라와 함께 은하 철도를 달리는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만화 영화 〈은하 철도 999〉의 모티브가 된 작품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지요.
‘빛과 그림자의 예술가’라 불리며 세계 유일의 카게에 거장으로 인정과 사랑을 받고 있는 후지시로 세이지는 물감 없이 정교하고 매혹적인 그림자그림을 통해 〈은하 철도의 밤〉 원작이 지닌 환상성과 아름다움, 드넓은 우주를 잘 표현해 냈습니다. 아울러 세이지는 겐지의 장편 동화를 그림책에 맞게 글을 간추리고 결말 부분에는 자신의 해석을 담아 글을 보충해서 넣기도 하였는데, 이는 겐지가 전하고자 했던 주제 의식을 세이지만의 방식으로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지요.
그림책 《은하 철도의 밤》은 완벽한 두 거장의 예술 작품이 만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 명작 그림책입니다. 어린이는 물론 남녀노소 모두에게 잊지 못할 감동과 미적 경험을 선물해 줄 것입니다.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깨닫고 이 세상 모든 존재들을 포용하며 더 큰 사랑을 실천했던 아름다운 주인공들과 함께, 멋진 은하 철도 여행을 떠나 보는 건 어떨까요?
“세계가 전부 행복해지지 않으면 개인의 행복은 있을 수 없습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무한한 우주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깊고 환상적인 이야기 그림책의 원작 〈은하 철도의 밤〉은 미야자와 겐지만의 독특한 상상력이 빚어낸 스토리와 이미지 들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조반니를 환상의 세계 속으로 이끈 천기륜 기둥, 별자리를 정거장 삼아 덜커덩덜커덩 은하수를 건너는 하늘 기차, 새를 잡아 파는 남자, 백조자리의 북십자를 지키는 수백 마리의 백조, 하늘의 강 은하수를 따라 살랑대는 은빛 억새 등 환상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이 작품은, 독자로 하여금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합니다.
겐지는 어릴 때부터 자연 관찰이나 광물, 별, 식물, 표본 만들기를 좋아했는데, 이 같은 겐지의 관심은 향기로운 ‘초롱꽃과 들국화’, ‘수정 모래알’, ‘다이아몬드’를 흩뿌린 듯 눈부신 밤하늘, 수많은 별로 이루어진 ‘은하수’, 백조자리의 ‘알비레오’ 관측소와 같이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겐지가 들려주면 자연 과학도 흡사 시처럼 낭만적이고 아름다워지지요.
은하 철도 위를 달리는 기차 안에서 조반니는 여러 여행자들을 만납니다. 그리고 함께 여행을 한 캄파넬라, 물에 빠진 오누이와 가정 교사가 모두 남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요. 겐지는 이들이 가진 사연과 붉은 별이 된 전갈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행복은 ‘모두의 행복을 위한 숭고한 자기희생’에 있다고 말합니다. 사실, 다른 사람의 생명과 행복을 위해 나의 목숨을 던진다는 건 쉽지 않지요. 그리 간단한 문제도 아닐 테고요. 겐지는 귀하지 않은 생명은 없다는 것, 세계가 전부 행복해야 비로소 개인이 행복하다는 메시지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다 함께 잘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임을 전합니다.
캄파넬라와 함께한 여행은 삶과 죽음은 한 공간 안에 있으며 영원한 이별은 없다는 소중한 사실 또한 일깨워 줍니다. 이는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살아갈 희망과 힘이 되어 주지요. 〈은하 철도의 밤〉은 인생이라는 긴긴 여행길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오늘도 흔들리고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 철도의 밤〉,
빛과 그림자의 예술로 다시 태어나다! 그림책 《은하 철도의 밤》은 그림자그림(카게에)이라는 독특한 회화 장르를 이끌어 온 세계적인 화가, 후지시로 세이지가 원작의 글을 바탕으로 그림자그림과 함께 담아낸 책입니다. 세이지는 은하 축제로 들썩이는 마을의 풍경, 별이 촘촘히 박힌 황홀한 밤하늘, 조반니가 현실 세계에서 느끼는 슬픔, 상상의 세계에서 경험하는 놀라운 기차 여행을 마치 꿈속을 거닐 듯, 아름답고 환상적인 그림으로 보여 줍니다. 겐지가 자기 마음속에 떠오른 것들을 ‘심상 스케치’하듯 글로 쓴 것이 동화 〈은하 철도의 밤〉이라면, 머릿속으로 상상만 했던 작품 속 세계를 그림으로 생생히 그려 낸 것이 바로 그림책 《은하 철도의 밤》인 것이지요.
카게에는 ‘그림자놀이’ 또는 ‘그림자’를 가리키는 말인데, 세이지는 종이와 셀로판지 등을 오려서 형태를 만드는 ‘키리에’ 기법과 ‘카게에’를 접목하여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드로잉한 그림을 면도칼로 하나하나 오려 낸 다음 투명 테이프나 조명용 컬러 필름을 붙이고 물감 대신 빛을 투사하면, 색채를 가득 품은 정교하고 세밀한 그림자그림이 완성되지요. 이 책은 찬란한 색채만으로도 보는 즐거움을 안겨 줍니다. 푸른빛은 우주 공간에 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고, 새하얀 백조자리와 붉은색 전갈자리는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강렬한 인상을 주지요. 그림자그림은 입체적이고 움직임을 연출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림자극과 인형극에도 자주 활용됩니다.
그림자그림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세이지만의 독자적인 표현 기법이 되었습니다. 세이지는 독창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아 《은하 철도의 밤》으로 1983년 브라티슬라바 국제원화전시회(BIB) 황금사과상을 받았습니다.
완벽한 두 예술 작품의 환상적인 앙상블이 만들어 낸 명작 그림책 세이지는 자신의 작품 주제를 ‘평화, 사랑, 공생’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미야자와 겐지가 추구했던 삶과도 맞닿아 있지요. 세이지는 동화적인 상상력으로 그림자그림과 그림자극을 통해 소통하며 전쟁과 시대의 아픔을 위로하고, 인간의 외로움과 상처를 달랬습니다.
원작 〈은하 철도의 밤〉은 단순히 신비롭고 아름답지만은 않습니다. 그 이면에 깊은 슬픔과 그리움이 흐르고 있지요. 세이지는 이 모든 것을 놓치지 않고 빛과 그림자를 재료 삼아 완벽히 표현해 냈습니다. 또한 결말에서 조반니가 캄파넬라에게 전하는 마지막 인사를 덧붙여 놓음으로써, 현실 세계로 돌아온 조반니가 캄파넬라의 죽음을 인지하면서 서둘러 마무되었던 원작의 결말에 대한 아쉬움을 말끔히 해소시켜 주었습니다.
“그 여자아이나 전갈과 마찬가지로 캄파넬라는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죽은 거야. 캄파넬라, 우리 둘이 같이 탔던 은하 철도의 여행을 절대 잊지 않을게. 그리고 암흑 성운 속을 달릴 때 우리가 했던 약속도 언제까지나 기억할게. 나도 캄파넬라 너처럼, 모두를 위해 반드시 진정한 행복을 찾아갈게.” _본문 50쪽
이는 세이지가 자신만의 시각을 담아낸 것과 동시에 겐지가 전하고자 했던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한 번 더 강조한 것이지요.
《은하 철도의 밤》은 미야자와 겐지 문학의 정수가 담긴 동화와 후지시로 세이지만의 독보적인 그림 기법이 만나 각자의 매력을 발휘하면서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 그림책입니다. 보는 즐거움이 더해져 더욱 풍성해지고 완벽해진 그림책 《은하 철도의 밤》을 지금 만나 보세요.
아이와 어른이 함께 즐기는, 길벗어린이 ‘인생 그림책’ 시리즈! ‘인생 그림책’은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함께 읽는 그림책입니다. 아이들에게는 향기로운 글과 그림으로 세상을 만나게 하고, 어른들에게는 마음속에 남아 있는 순수함을 깨워 주는 그림책으로 차곡차곡 채워 나갈 것입니다. 삶을 풍요롭게 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아름다운 그림과 어우러진 길벗어린이의 ‘인생 그림책’으로 나만의 인생 그림책을 만나 보세요!
조반니는 정신없이 내달렸어요. 그리고 곧장 반대쪽 어두운 언덕 위로 올라갔어요.
하늘의 은하수가 희끄무레하게 남쪽부터 북쪽까지 닿아 있는 것이 보였어요. 꿈속에서도 향기가 날 것 같은 초롱꽃과 들국화가 그 근처에 온통 피어 있었어요.
‘나는 왜 이렇게 쓸쓸한 기분이 드는 걸까. 할 수만 있다면 어딘가 먼 곳으로 가고 싶어……. 그런데 캄파넬라가 함께라면 얼마나 좋을까…….’
조반니 눈에서 눈물이 넘쳐흐를 것 같았어요.
거리의 등불은 바닷속 궁전처럼 황홀하게 빛나고, 아이들의 노랫소리와 휘파람 소리, 끊어질 듯 이어지는 고함 소리가 어렴풋하게 들려왔어요.
멀리 들판에서 기차 소리도 들려왔어요. 그 기차 안에는 많은 여행객이 타고 있고, 사과를 베어 먹거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웃거나 하고 있겠지 생각하니, 조반니는 더욱더 말할 수 없이 슬퍼져서 다시 하늘로 눈을 돌렸어요.
조반니는 거문고자리의 파란 별이 세 개도 되었다가 네 개도 되었다가 하면서 반짝반짝 빛나고, 몇 번이고 다리가 나왔다가 들어갔다 하는 것을 보았어요. 그리고 뒤에 있는 천기륜 기둥이 잠시 반딧불처럼 깜박깜박 깜빡이는 것을 보았어요. 그러는 사이에 기둥은 점점 뚜렷해져서 드디어 움직이지 않더니 파란 강철 같은 하늘 들판에 우뚝 섰어요.
“은하 정거장……. 은하 정거장…….”
어디에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눈앞이 확 밝아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