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출간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여전히 일본인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고전이다. 1800년대 동아시아에서 이 책만큼 깊게 서양의 역사와 문화, 사상의 본질을 성찰한 책은 없다. 당대 동아시아의 개혁가와 개혁사상에 많은 영향을 미쳤고, 특히 조선의 개혁가와 개혁사상, 개혁운동에는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영향을 미쳤다.
출판사 리뷰
일본의 스승, 후쿠자와 유키치
<문명론 개략> 완역!
침략주의자인가, 자유로운 개혁가인가
일본 1만 엔권의 주인공인 후쿠자와 유키치의 명저, 『문명론 개략』이 완역 출간되었다.
일본 명문대인 게이오대학의 설립자이자 일본학술원 초대 회장, ‘일본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7위를 차지하는 후쿠자와 유키치는 우리나라에서는 정한론을 주장한 침략주의자라는 인식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문명론 개략』을 이해하지 않고는 그에 대한 어떤 평가도 의미가 없다고 할 정도로 이 책은 후쿠자와 유키치는 물론 근대 일본을 이해하기 위해 핵심적인 책이다.
『문명론 개략』이 출간되던 1875년 당시 일본은 그야말로 혁명과 문명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이처럼 긴박하고 혼란스러운 정세 아래에서 후쿠자와 유키치는 동도서기와 같은 방식을 단호하게 부정한다. 새로운 국가, 독립적인 국가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서구의 기술뿐만 아니라 사상과 문화, 무엇보다도 ‘자유’ ‘독립’이라는 개념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독립자존하는 개인을 강조하며 봉건체제에서 근대국가체제로의 정치사상적 전환을 촉구했던 그의 주장은 김옥균, 서재필, 윤치호 등 조선의 개혁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으며, 이후 일본이 근대화를 향해 나아가는 커다란 한 발짝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이 책은 근대 일본의 사상을 형성한 후쿠자와 유키치의 『문명론 개략』 원본을 저본으로 하여, 현대일본어 번역본으로는 알 수 없는 메이지 초기 서양개념어의 한자번역어(신한어)를 정확하게 살리고 후쿠자와 유키치만의 독특한 문체와 문장 스타일도 생생하게 번역한 것이 특징이다. 후쿠자와 유키치에 관한 일본 연구자들의 연구 결과를 반영한 것은 물론 후쿠자와가 인용한 동서양의 고전, 행간의 의미나 역사적 비화에 관한 주해도 풍부하게 수록하였다. 이 책의 주해만으로도 후쿠자와 유키치를 비롯한 당시 일본의 근대적 지식인들이 서양의 사상, 가치, 사회구성원리 및 운영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얼마나 뼈 깎는 노력을 기울였는지 잘 알 수 있다.
1800년대 동아시아에서 가장 깊게 서양의 역사와 문화, 사상을 성찰한 책은 『문명론 개략』이 유일하다고 해도 좋다. 장기간 동안 지속적인 국가 발전을 이루기 위해, 다시 말해 개인의 자유와 창의를 보장하기 위해 자유, 공화, 독립자존이라는 서구의 근대적 가치를 동양에 가장 먼저, 가장 체계적으로 제시한 책이다. 이 책은 후쿠자와 유키치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일본 근대사, 일본 근대사상사를 이해하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책으로 국내에서 메이지 이후 일본근대사와 근대사상사, 동아시아 근대개념사 등에 관심 있는 독자는 물론이고 후쿠자와 유키치를 연구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말하노니, 유럽의 문명을 구함에는 어려운 것을 먼저 하고 쉬운 것을 뒤에 하며, 먼저 인심을 개혁하고 이어 정령으로 넓혀가며, 마지막에 유형의 사물에 이르러야 한다. 이 순서에 따르면 일을 행하기는 어렵지만, 실제로는 장애 없이 이를 수 있는 길이 있다. 이 순서를 거꾸로 하면, 일은 쉬운 듯해 보여도 그 길이 갑자기 막혀 마치 장벽 앞에 서 있는 것처럼 한걸음(寸步)도 나아갈 수가 없어서, 그 장벽 앞에서 주저앉든지 아니면 한 마디(寸) 나아갔다가 심한 경우에는 거꾸로 한 자(尺)나 뒤로 물러서게 될 것이다.
인간의 교제에서 정부든 인민이든 학자든 관리든, 그 지위가 어떤지를 묻지 말고 그저 권력(權力)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면 가령 지력이든 완력이든 그것을 힘(力)이라고 이름할 수 있는 것은 반드시 제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인류가 가지고 있는 모든 권력은 결코 순정(純精)할 수 없다. 그 안에 반드시 타고난(天然) 악폐를 배태하고 있어서, 때로는 비겁함 때문에 일(事)을 그르치고 때로는 과격함 때문에 사물(物)을 해치는 경우를 천하고금의 실제 경험에서 볼 수 있다. 이를 편중의 재앙(禍)이라고 이름한다. 권력을 가진 자(有權者)는 항상 스스로를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후쿠자와 유키치
1834년 12월 12일(음력) 일본 오사카에서 후쿠자와 하쿠스케(福澤百助)의 2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하쿠스케는 나카쓰번의 하급무사로 당시 나카쓰번의 오사카 구라야시키(藏屋敷)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1836년 6월 부친이 세상을 떠나자 어머니를 따라 나카쓰로 이주하여 어린시절을 보냈다. 1854년 나가사키에서 유학했고 이어 오사카로 가 오가타 고안의 데키주쿠(適塾)에서 난학을 배웠다. 1858년 에도 쓰키지 뎃포즈(鐵砲州)에서 자신의 난학숙(게이오대학의 전신)을 개설했다. 그 뒤 막부 사절단을 따라 세 차례 미국과 유럽을 다녀왔고, 이때의 경험을 토대로 『서양사정』 등을 저술하며 계몽활동에 전념했다. 메이지유신 뒤에는 메이로쿠샤(明六社)를 설립하여 학술활동을 하였고, 1879년 도쿄학사회(현재의 일본학사원) 초대 회장에 취임했다. 1882년에는 지지신보(時事新報)를 창간해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1901년 1월 25일(양력)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학문의 권장』, 『문명론 개략』 등 모두 56권의 저술을 남겼으며, 메이지를 대표하는 교육자, 언론인, 사상가로 오늘날까지 존경받고 있는 인물이다. 1만 엔 일본 지폐에 그의 얼굴이 실려 있다.
목차
일러두기 3
역자 서문_ 1875, 혁명과 문명의 갈림길에서 6
역자 해제 15
머리말(緖言) 71
제1권
제1장 논의의 본위(本位)를 정하는 일 87
제2장 서양의 문명을 목적으로 하는 일 108
제3장 문명의 본지(本旨)를 논함 163
제2권
제4장 한 나라 인민의 지덕(智德)을 논함 193
제5장 앞 논의의 계속 233
제3권
제6장 지(智)와 덕(德)의 변별 267
제4권
제7장 지(智)와 덕(德)이 행해질 만한 시대와 장소를 논함 337
제8장 서양문명의 유래 373
제5권
제9장 일본문명의 유래 401
제6권
제10장 자국(自國)의 독립을 논함 485
참고문헌 541
부록 1_후쿠자와 유키치 연보 553
부록 2_역대 천황 계보도 556
부록 3_일본근대사 주요 연표(1853∼1911) 569
부록 4-1_<난학계제>(1783)에 언급된 네덜란드 도서 현황 573
부록 4-2_<난학사시>(1815)에 언급된 서양번역서 현황 576
부록 5_<역서독법(譯書讀法)>(1883)의 도서분류체계 및 서양번역서 목록 580
부록 6_양현당 목록 도서(1868) 현황 586
찾아보기 5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