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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우먼 윤채선
걷는사람 | 부모님 | 2020.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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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걷는사람 시인선 31권. 피재현 시집. 첫 시집 이후 4년 만이다. 시인은 이 시집이 "엄마의 무덤"이라고 했다. 시집 전반에 그 의미가 위트 있게 또는 반어적으로 스며 있어 원더우먼 '윤채선'과 '윤채선들'의 삶을 유추할 수 있다. '무적의 원더우먼'인 동시에 삶의 가장 밑바닥에서 평생을 노동하는 사람으로 살았던 '윤채선'의 이야기가 순정하고도 습도 높은 언어로 새겨져 있다.

"아버지는 엄마를 끔찍이 사랑했는데요/가령 엄마는 꼼짝 안 하고도 살 수 있었지요/반찬도 사다 주고 은행도 잔칫집도 아버지가 다녔지요//엄마는 그래서 밭에서 부엌으로 난 길만 알면 됐지요/아버지가 얼마나 끔찍이 엄마를 사랑했는지/가령 아버지 죽고 엄마는 은행 가는 길을 몰라/밭에다 구덩이를 파고 돈을 묻었어요/어떤 날은 그 돈을 파내 처음으로/읍내 마트에 두부를 사러 갔지요"(「얘야 나는 그만 살고 싶구나」)라는 대목은 어떤 설명도 필요 없이 무성영화를 보듯 사실적이다.

  출판사 리뷰

원더우먼 윤채선과 윤채선들에게 바치는 진혼곡
걷는사람 시인선 31번 작품으로 피재현 시집 『원더우먼 윤채선』이 출간되었다. 첫 시집 이후 4년 만이다. 시인은 이 시집이 “엄마의 무덤”이라고 했다. 시집 전반에 그 의미가 위트 있게 또는 반어적으로 스며 있어 원더우먼 ‘윤채선’과 ‘윤채선들’의 삶을 유추할 수 있다. ‘무적의 원더우먼’인 동시에 삶의 가장 밑바닥에서 평생을 노동하는 사람으로 살았던 ‘윤채선’의 이야기가 순정하고도 습도 높은 언어로 새겨져 있다. “아버지는 엄마를 끔찍이 사랑했는데요/가령 엄마는 꼼짝 안 하고도 살 수 있었지요/반찬도 사다 주고 은행도 잔칫집도 아버지가 다녔지요//엄마는 그래서 밭에서 부엌으로 난 길만 알면 됐지요/아버지가 얼마나 끔찍이 엄마를 사랑했는지/가령 아버지 죽고 엄마는 은행 가는 길을 몰라/밭에다 구덩이를 파고 돈을 묻었어요/어떤 날은 그 돈을 파내 처음으로/읍내 마트에 두부를 사러 갔지요”(「얘야 나는 그만 살고 싶구나」)라는 대목은 어떤 설명도 필요 없이 무성영화를 보듯 사실적이다.
또한 슈퍼맨 같은 원더우먼은 “하루 종일 밭일을 하고 돌아와서는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밥을 안치고 마당에 난 풀을 뽑고 밥을 푸고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해서 달빛에 널고 뚫어진 양말을 다 깁고 잠깐 적의 공격을 받은 양 혼절했다가 새벽닭이 울면 일어나 밥을 안치고 들에 나가 일을 하고 밥을 하고 일을 하고 빨래를 하고 또 밥을 하고 그 많던 왕골껍질을 다 벗겨서는 돗자리를 짜”(「원더우먼 윤채선」)는 것이다. 이는 한 개인의 삶이기도 하지만 동시대 그와 비슷한 윤채선들의 삶이기도 하다.
해설을 쓴 김대현 문학평론가는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있는 노년의 생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 줌으로써 우리의 마음 어딘가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있다”고 평하며, 이 시집이 “시인의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앞으로 그와 같은 현실을 겪을 우리 모두를 긍휼히 여기는 진혼곡”이라고 표현한다.
안도현 시인은 시집 『원더우먼 윤채선』에 대해 “그의 손에 확성기는 없고 시인이 자분자분 말하고자 하는 대상은 오로지 이 세상에서 가장 가난하고 연약하고 안쓰러운 어머니 한 사람뿐이다. 피재현의 사모곡은 어머니에게 칭얼거리고 싶은 소년의 마음과 닿으면서 적지 않은 물기를 만들어 낸다.”라고 헌사하고 있다.

아주 잠깐 사이 풍을 맞아
말씀이 어눌해진 엄마를 병실에 눕혀 놓고
수발드는 봄날

나물국에 밥 말아 먹은 엄마는
입가에 이팝꽃처럼 붙은 밥알도 떼어 내기 전에
약을 찾고
혈압약, 뇌경색약, 우울증약
인사돌, 영양제, 변비약까지 한 손바닥
가득 쌓인 약 알갱이
두 번에 나눠 삼킨다

내가 빨리 죽어야 니가 고생을 않을 텐데
말로만 그러고 죽을까 봐 겁나서
꽃잎 삼키듯 약을 삼킨다

병실 창밖 한티재에는 산살구꽃도 지고
마구마구 신록이 돋아나는데
엄마가 오래오래 살면 어쩌나
봄꽃 지듯 덜컥 죽으면 어쩌나

내 마음이 꼭 봄바람처럼
지 맘대로 분다
-「봄바람처럼」 전문

오늘 내가 안 가면 엄마는 환장할 것이다
날 이런 데 버려 놓고 와 보지도 않는다고
나는 고만 죽을란다고 내 죽으면 다 편할 일이니
수면제 탁 털어 넣고 죽어불란다고
온 병실 귀먹은 할망구한테도 다 들리게 소리칠 것이다
그럼 한 할망구가 나서서 여보소 김천댁,
아들도 먹고 살아야지 어예 맨날 들따보니껴
나랑 민화투나 한 판 하시더
하면서 엄마를 달랠 것이다
어떤 할망구는 고만 혼자 놀아도 되겠구만 또 저런다
지청구를 할 것이다 이런 참에 내가 나타나면
엄마는 언제 그랬냐는 듯 바쁜데 멀라꼬 왔노,
고만 가라, 가라 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허리며 다리며 아픈 곳을 주워섬기며
에구구구 죽는소리를 할 것이다
그럼 내가 바쁘다고 엄마 보러 안 오나? 하면서
짐짓 효자인 척 엄마 위세를 좀 세워 준 다음
어깨를 주무르며 내일부터는 내가 정말 바빠서
한 며칠 못 온다, 혼자 좀 있어라 하면
엄마는 또 하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외로 꼬고
괜찮다 일 봐라 돈 벌어야 먹고살지
일 봐라 할 것이다 나는 내일 저녁 무렵에나
몰래 와서 엄마가 뭐 하고 노시나 빼꼼히 들여다봐야겠다
고만고만한 것 같으면 그냥 돌아가야겠다
엄마가 너무 시무룩하여 엄마 없는 아이처럼 가여우면
‘짠’ 하고 나타나 병실에 복숭아 통조림 한 통씩 돌리고
엄마 위세나 세워 줘야겠다
그러면 엄마는 또 달짝지근한 복숭아 향에 취해
한 며칠 덜 아프게 살아질 것이다
-「밀당」 전문

할머니가 된 원더우먼 린다 카터를 텔레비전에서 보았을 때, 엄마 생각이 났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돌아와 가방을 팽개치면 텔레비전이 있는 마당집에 모여 별무늬 반바지를 입은 원더우먼을 만났다 무적의 원더우먼!

엄마는 하루 종일 밭일을 하고 돌아와서는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밥을 안치고 마당에 난 풀을 뽑고 밥을 푸고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해서 달빛에 널고 뚫어진 양말을 다 깁고 잠깐 적의 공격을 받은 양 혼절했다가 새벽닭이 울면 일어나 밥을 안치고 들에 나가 일을 하고 밥을 하고 일을 하고 빨래를 하고 또 밥을 하고 그 많던 왕골껍질을 다 벗겨서는 돗자리를 짰다

린다 카터는 할머니가 되어 새로운 캐릭터를 부여받았다 무기는 더욱 강력해지고 그사이 새로 생겨난 영웅호걸들과 어울려 술 한잔하기도 한다

나의 엄마는 여전히 밥을 하고 빨래를 하고 약을 먹고 밥을 하고 냉이를 캐고 약을 먹고 콩을 고르다가 밥때를 놓쳐서 아버지에게 된통 혼쭐이 나고 돌아앉아서 약을 먹고 이렇다 할 전투를 치르지도 않았는데 끙끙 앓으며 잠을 잔다 무릎과 입안에 새로운 무기를 장착하긴 했는데 별 효과가 없다 전동으로 움직이는 슈퍼카를 구입했지만 슈퍼맨을 만나기는커녕 평생 웬수 아버지와 산다

린다 카터는 은퇴를 선택했지만 엄마는 아직도 우리의 원더우먼, 쭈그렁 가슴이 무너져 내려도 별무늬 몸뻬를 입고 혼절한다
-「원더우먼 윤채선」 전문

  작가 소개

지은이 : 피재현
1967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1999년 계간 《사람의 문학》 신인 추천으로 등단하였으며 시집 『우는 시간』을 냈다.

  목차

1부 소반에 콩 고르듯이
봄바람처럼
제비들의 회의
밀당
원더우먼 윤채선
앞니
비밀번호
엄마의 태양계
소반에 콩 고르듯이
비틀거리다
기지떡을 왜 좀 안 줘서
간호사들은 왜 엄마에게 반말을 하나
간호사들은 왜 엄마에게 소리를 지르나
국수는 싫어
겨울은 여기서 나자
제비꽃 보면

2부 냉이가 벌써 끝물이라는데
돈벌레
끝물 1
끝물 2
가을볕
포도는 맵다
난 좀 일찍 죽었으면 해
입원
환한 꽃들이 줄을 서서
푸른 소금
별이 빛나는 감나무 아래에서
아빠 놀자
사랑
아배를 보고 오다

3부 아이처럼 배시시
포옹
사탕을 주세요

콩 한 되
수상한 피자 냄새
아침
아이처럼 배시시
컨설팅
김대중컨벤션은 너무 커
오래된 냄새를 한 움큼 들고
나는 한때 물고기였다
샛노란 파랑
락앤락
동민 여러분
소문이라는

4부 얘야 나는 그만 살고 싶구나
나는 또 화가 난다
엄마는 불쑥
요양보호사 보호하기
엄마는 그때 어디 있었어
장마
지지리 궁상
명자
민들레
일 인치만 줄여 주세요
어린이날은 고추 심는 날
환절기
먼 기억은 오래되어서 낡고
우화羽化
빈혈
얘야 나는 그만 살고 싶구나

해설
우리를 위한 진혼곡
- 김대현(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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