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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빌었던 소원이 나였으면
걷는사람 | 부모님 | 2021.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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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2020년 5월 세상을 떠난 고태관의 처음이자 마지막 시집이다. 래퍼로 활동한 고태관에게 시는 노래이자 삶이었다. 그는 학창 시절부터 시를 써 왔고, 꼬박 스무 해 동안 시로 인한 열병을 앓았다. 해마다 신춘문예의 꿈을 갈망했지만 불시에 찾아온 병으로 살아 생전에는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과 작별해야 했다.

5부로 구성된 시집에는 그가 얼마나 절절하게 ‘기다리는’ 사람이었는지, 얼마나 애끓이며 ‘사랑하는’ 사람이었는지를 보여 주는 시편으로 가득하다. 그에게 시는 피맺힌 절규이자 “암실” 같은 세상에서 발굴해낸 “꼬리별”(혜성)이다.

  출판사 리뷰

시를 노래로, 노래를 시로 불렀던 래퍼 피티컬의 유고시집
“우리가 믿는 것만이 우리를 배신할 수 있다”는 뜨거운 전언

시를 노래하는 밴드 ‘트루베르’의 래퍼 피티컬(PTycal)로 활동한 고태관의 유고 시집 『네가 빌었던 소원이 나였으면』이 걷는사람 시인선 43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네가 빌었던 소원이 나였으면』은 2020년 5월 세상을 떠난 고태관의 처음이자 마지막 시집이다. 래퍼로 활동한 고태관에게 시는 노래이자 삶이었다. 그는 학창 시절부터 시를 써 왔고, 꼬박 스무 해 동안 시로 인한 열병을 앓았다. 해마다 신춘문예의 꿈을 갈망했지만 불시에 찾아온 병으로 살아 생전에는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과 작별해야 했다. 5부로 구성된 시집에는 그가 얼마나 절절하게 ‘기다리는’ 사람이었는지, 얼마나 애끓이며 ‘사랑하는’ 사람이었는지를 보여 주는 시편으로 가득하다. 그에게 시는 피맺힌 절규이자 “암실” 같은 세상에서 발굴해낸 “꼬리별”(혜성)이다.
시집을 넘기다 보면 “나는 기다리는 사람. 뭘 기다리는지 잊었습니다. 뭘 기다리는지 모르면서 기다립니다. 뭐든 오겠지, 뭐든 와서 기다림이 끝나겠지, 어제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오늘은 일어나서 기다리고 있지만 말고 찾아가 보자는 각오를 했습니다. 이내 내가 기다리고 있던 게 왔다가 내가 없는 걸 보고 실망해 떠나면 어쩌나 하고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그게 왔다 갔는지 안 왔는지 나는 알 수 없고 알든 모르든 변함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지만 아무래도 어긋나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해서 말입니다. 여기서 기다리니까 여기 있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신은 나를 미워한다」)라는 구절에서는 시적 화자의 기다림에 동화되어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기다리는 거 잘해요/기다리는 걸 좋아해/(…)/잊지 않으면 기다릴 수 있지/기다리는 걸 잊을 수는 없으니까”(「시네마 베이커리」)라는 문장에서는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심정으로 두 손을 모아 쥐게 된다. 이처럼 끝없는 그의 기다림은 「꿈 바깥이면서 겨우 이불 속」, 「거울의 숲」, 「곁」, 「나무가 되었습니다」 같은 시에서 나무나 돌멩이(돌)에 비유되어 그려지기도 한다. 피터팬처럼 철들지 않는 사람, 계산할 줄 모르는 사람, 한번 기다리기로 했다면 영원히 기다리는 사람 고태관이 시 편편마다 담겨 있고, 그리하여 이 시집을 읽다 보면 우리 모두 기다리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다. 빛을 기다리고 희망을 기다리고 구원을 기다리는 사람. 아니 어쩌면 그 모든 걸 제쳐 두고 단 ‘한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
“꿈에서 배가 아팠는데 내가 아픈 건지 꿈속의 내가 아픈 건지 모르겠더라구 깨어나면 식은땀에 젖어 있었어”(「반투명한 투병」)라고 고백하면서도 고태관은 “무엇이든 감수하려고 했고 누군가에게 심려를 끼치거나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애”(윤석정 시인 발문 중)쓰는 사람이었다. 그의 몸은 지난해 봄 강원도 원주의 옛집 나무 아래 묻혔지만, 그가 부른 노래와 시는 이제 비로소 세상에 태어났다.

애플파이를 만들어요
거품이 반죽될 때까지 기다릴게요
냄비에 잠기는 물음표
흩어진 사과 조각들이 뜨겁게 부풀어 올라요
파이가 구워지는 동안 수수께끼를 낼게요
그거 있잖아 그거, 집을 수 없는 단어

철거된 옆집 벽에 낙서가 맴돌아요
그림자와 술래잡기를 하면
숨을 때마다 쉽게 들키는 사람
사과나무는 탄내가 몸에 밸 때까지
꼼짝 않고 말라 죽었어요
마당 구석에서 쪼글쪼글해진 사과
머리를 박고 그을렸어요

애플파이가 완성됐어요
차게 식지도 않고 바스러지지도 않아요
돌아누울 수 없어요

빈 접시에 귀를 기울여 주세요
나를 담고 지워진 내가 오븐에 남았습니다
─「애플파이 레시피」 부분

허물어진 망루를 향해 살수차가 들어섭니다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음에 다시
다시는 만날 수 없어요
물보라가 계단을 무너뜨립니다
3층에서 떨어진 출입문이 바닥에서 구겨집니다

로켓을 쏴 올린 적이 있습니다
뾰족한 동체에 적힌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아직 꼭대기에 갇혀 있습니다
고무줄 행글라이더가 착륙했던 옥상에서
시든 화분들이 파수병처럼 산산조각 났습니다
불꽃놀이를 보려고 일몰을 기다렸던 소년들
까맣게 탄 정수리가 기울어집니다

여기도 사람이 살아요
거대한 횃불을 뚫고 목소리가 타오릅니다
불붙은 현수막이 흔들리고
물러서서 바라보기만 하는 봉화가 높이 오릅니다
짝이 다른 신발이 추락합니다
녹아내린 얼굴이 벽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검은 거울이 되어 노려보고 있습니다

함께 나눠 먹을 저녁밥을 지을 때마다 깃발처럼 흔들리는 노을
오늘은 장송곡으로 차오릅니다
─「노을센터전망대」 전문

8 다섯 번째 계절

눈 내리는 만우절 아침
빨래를 널고 차가워진 두 손을 모아 입김을 분다

어디로든 떠날 수 있다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

나는 당신이 기다린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당신이 기다렸던 사람이 아니다

아무도 나를 기다리지 않는다
당신은 나를 기다리지 않았다

얼었던 빨래가 녹았다
봄이 오지 않아도 겨울 밖으로 떠날 수 있었다

9 기억상실 연구자의 기억상실

나는 기다리는 사람. 뭘 기다리는지 잊었습니다. 뭘 기다리는지 모르면서 기다립니다. 뭐든 오겠지, 뭐든 와서 기다림이 끝나겠지, 어제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오늘은 일어나서 기다리고 있지만 말고 찾아가 보자는 각오를 했습니다. 이내 내가 기다리고 있던 게 왔다가 내가 없는 걸 보고 실망해 떠나면 어쩌나 하고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그게 왔다 갔는지 안 왔는지 나는 알 수 없고 알든 모르든 변함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지만 아무래도 어긋나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해서 말입니다. 여기서 기다리니까 여기 있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엔 그랬던 적도 있습니다. 내가 뭘 기다리고 있었을까 상상해 보았습니다. 보라색 고양이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까만 눈동자가 보름달처럼 땡그란 고양이가 내 품에 안겨 잠들었습니다. 나는 고양이를 위해 밥을 준비하고 푹 잠들 수 있는 담요를 펼쳐 놓았습니다. 어쩐지 보라색 고양이가 아닐 것 같아서 다른 생각을 했습니다. 어딘가 멀리에서 누군가가 나를 기다리는 건 아닐까요? 나처럼, 그도 나를 기다린다는 사실을 잊은 겁니다. 내가 올까 봐 나와 똑같이 거기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보라색 고양이에게 덮어 줄 담요를 뒤집어쓰고 기다립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우리는 기다리는 사람. 뭘 기다리는지 잊었습니다. 뭘 기다리는지를 기다립니다.
─「신은 나를 미워한다」 부분

  작가 소개

지은이 : 고태관
래퍼 피티컬(PTycal). 1981년 경남 울산에서 태어나 1999년 고등학교 락밴드에서 래퍼로 활동했고 2000년부터 대학에서 시를 쓰기 시작했다. 2007년 결성한 시를 노래하는 ‘트루베르’에서 리더로 활동하다 2020년 5월 15일 세상과 작별했다.

  목차

1부 아무것도 아니지만 이상하게 모든 것이었다
스노우볼
바다에 눈이 내리면
모르는 일
꿈 바깥이면서 겨우 이불 속
내 뼈가 내 몸에 배길 때
가로등은 모른다
촛불 동화
반투명한 투병
딸기는 마지막에 먹어
애플파이 레시피
노을센터전망대
색약경보
긍긍
7층은 괜찮아요
보문
노인을 위한 공원은 없다
월혈
현수막의 궁금증

2부 내가 나인지 아는 건 너무 어려워

신은 나를 미워한다
낮잠 3호의 수면장애 치료
나를 만들었습니다
유리관람차
전시회
가위 반지
에그 무비
마감뉴스는 자정을 지나온다
무릎의 인력
오토스카피
거울의 숲
불가항력

3부 식구가 되는 일


나무가 되었습니다
플래토
코딱지 브라더스
술래는 계단에 있다
미풍노도
우물에서 건진 반짇고리
엄마조리법
아름다운 비행
소실점
거울의 내생

4부 우리는 자꾸 어디로 가려고 해요

비밀의 기분
오 분만
날개의 무덤
숲으로 온다
녹색광선
골드스미스
돌연사한 나의 복제인간이 남긴 유서
아름다운 문장을 찾습니다
실어증
일기예보 허용오차
토끼를 꺼냈습니다
추락사

5부 폭설을 알리는 첫 눈꽃이 파도쳐 옵니다

사막동화
별자리를 보는 방법
지구라서 다행이야
슬도
꿈꾸는 이글루
곶자왈
오늘 입은 옷
폴라로이드
암실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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