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문호 도스또옙스끼의 최후의 걸작. 인간 존재와 세계에 대한 탐구의 결정체로 평가받는 『까라마조프 형제들』은 러시아 소도시의 지주 표도르 까라마조프가 살해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1880년 출간 이래 문학과 철학, 심리학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세계 독자를 사로잡아왔다. 도스또옙스끼는 이 소설에서 당대 러시아와 유럽의 현실이 빚어낸 다양한 세계관을 극단까지 탐구했으며, 추리적 기법을 활용해 범인 탐색과 심판의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독자들에게 ‘최고의 번역’이라 일컬어지는 『죄와 벌』의 번역가 홍대화가 원문 문장의 맛을 최대한 살렸을 뿐 아니라, 번역 저본인 러시아어판(1982)을 참조해 주석을 꼼꼼히 달았다. 또한 러시아정교 사제들의 자문을 받아 작품의 주요 세계관의 한 축인 종교 관련 용어와 주를 보충해 이해를 높였다. 각기 정념과 충동, 이성과 논리, 종교적 영성을 대변하는 까라마조프 세 형제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인간 본성의 근원적 악과 구원의 가능성에 대한 물음의 중요한 열쇠를 만나게 될 것이다.
출판사 리뷰
도스또옙스끼의 사상과 예술세계를 집대성한 마지막 작품
모순덩어리 인간의 본질을 총체적으로 탐구한 세기의 걸작
『까라마조프 형제들』에는 인생에서 알아야 할 모든 것이 있다.―커트 보니것
★ 노벨연구소 선정 ‘100대 세계문학’
★ 『가디언』 선정 '세계 100대 도서'
★ BBC 선정 '지난 천년간 최고의 작가 10'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문호 도스또옙스끼의 최후의 걸작이자 문학사상 최고 성취 가운데 하나인 『까라마조프 형제들』(전3권)이 창비세계문학 85~87번으로 출간됐다. 인간 존재와 세계에 대한 탐구의 결정체로 평가받는 『까라마조프 형제들』은 러시아 소도시의 지주 표도르 까라마조프가 살해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1880년 출간 이래 문학과 철학, 심리학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세계 독자를 사로잡아왔다. 도스또옙스끼는 이 소설에서 당대 러시아와 유럽의 현실이 빚어낸 다양한 세계관을 극단까지 탐구했으며, 추리적 기법을 활용해 범인 탐색과 심판의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독자들에게 ‘최고의 번역’이라 일컬어지는 『죄와 벌』의 번역가 홍대화가 원문 문장의 맛을 최대한 살렸을 뿐 아니라, 번역 저본인 러시아어판(1982)을 참조해 주석을 꼼꼼히 달았다. 또한 러시아정교 사제들의 자문을 받아 작품의 주요 세계관의 한 축인 종교 관련 용어와 주를 보충해 이해를 높였다. 각기 정념과 충동, 이성과 논리, 종교적 영성을 대변하는 까라마조프 세 형제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인간 본성의 근원적 악과 구원의 가능성에 대한 물음의 중요한 열쇠를 만나게 될 것이다.
정념, 이성, 믿음과 실재하는 악
인간의 본성과 현실세계로부터 빚어낸 상징
당대 유럽과 러시아는 근대과학과 인간 이성에 기반한 개혁의 바람이 불던 시기였다. 그 가운데서 해체되고 파편화되는 인류공동체를 어떻게 결속시킬 것인가, 인간 본성에 내재하는 죄와 악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는 청년 시절 공상적 사회주의에 심취했다 전향한 이래 도스또옙스끼가 평생을 탐색한 문제였다. 까라마조프 집안의 세 아들 드미뜨리, 이반, 알렉세이가 각기 인간 본성의 세가지 측면을 구현한 인물들인 동시에 세가지 세계관을 상징하는 것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비롯한다. 가장 세속적인 존재 드미뜨리는 본능적 충동을 좇아 술과 노래, 여자로 이루어진 세상을 산다. 폭력성과 고결함, 죄의식과 정직성을 동시에 지니고 선과 악 사이에서 몸부림치는 가장 인간적 면모를 지닌 존재이기도 하다. 이성과 논리를 좇아 신이 만든 세계를 부정하며 인간의 모든 죄와 고통의 책임을 신에게 돌리는 이반은 근대적 합리주의를 상징한다. 인간의 영성과 신을 긍정하여 수도사의 삶을 사는 알렉세이는 이반과 대척점에 선 존재로, 믿음과 사랑 안에서 구원의 길을 발견하려 한다. 이들 셋의 아버지 표도르 빠블로비치는 천하에 둘도 없는 호색한에 패륜아, 냉소적 무신론자로, 인간 세상의 근원적 죄를 짊어진 인물이다. 소설 속에서 이 세가지 세계관은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격전을 벌이며, 돈과 애욕을 놓고 맞서 싸우는 이들에게 ‘부친 살해’ 사건은 근원적 비극을 궁극적으로 표현한 모티프다. 이들이 사는 도시의 이름이 ‘가축시장’에서 유래한 것은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소설의 무대는 우리가 사는 곳, 욕망과 본능으로 충만한 ‘가축시장’이며, 등장인물들은 우리의 단면을 극대화한 존재들이다.
“모든 이가 모든 이 앞에서 모든 것에 대해 죄인이다”
추악한 현실에서 구원의 가능성까지
이들 세 형제가 특정 세계관을 대변하면서도 생생한 입체성을 얻는 것은 이들이 개념의 화신이 아니라 고뇌하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드미뜨리가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자기 양심의 소리에 따라 오심을 받아들이는 것, 개심하여 용서를 구하는 것은 인간의 복잡성과 함께 누구에게나 깃든 선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가장 극적인 장면 중 하나로 평가받는 제2부 제5편 ‘대심문관’에서 이반은 반박의 여지 없는 탄탄한 논리로 신의 세계에 대한 반란을 꾀하지만, 또한 세상의 절망에도 불구하고 살고 싶은 열망을 표현하며 그리스도의 인정과 사랑을 갈망한다. 즉 그는 사상에 붙박인 존재가 아니라 무한히 고뇌하는 존재이다. 작품 속에서 구원의 담지자로 그려지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청년 알렉세이 역시 아버지와 형제들의 방탕과 대립 속에 슬퍼하며 방황하고, 정신적 아버지 조시마 장상의 죽음 앞에서 신의 세계를 용납해야 하는가 하는 회의에 빠진다.
이들은 흔들리는 존재이며, 끊임없이 죄를 저지르면서도 본래 가진 양심 앞에 흔들리는 인간은 다른 가능성, 구원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 이를 극대화한 것이 “모든 이가 모든 이 앞에서 모든 것에 대해 죄인”이라는 깨달음의 구절이다. 오만하던 조시마 장상의 형이 깨달은 뒤 하인들 앞에서 사죄했듯 드미뜨리도 개심한 뒤 농민들 앞에 용서를 구한다. 가장 사소한 순간에도 내 옆의 존재와 주고받는 사랑과 이해, 그것이 수도원이 아니라 현실세계에서 발견하는 구원의 가능성이다. 에필로그에서 알료샤가 순수한 소년들과 다짐하는 약속이 그것이며, 이 작품의 제사(題詞) “정말 잘 들어두어라.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알 그대로 남아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의 복음서 12:24)가 의미하는 바도 그것이다.
새로운 독자를 위한 새로운 번역
다년간 도스또옙스끼 작품세계를 연구하며 종교철학에도 깊은 관심을 가진 역자는 종교 관련 내용에 더욱 충실한 번역을 선보였다. 꼼꼼한 주를 달아 이해를 높인 것은 물론 한국인 러시아정교회 사제들의 자문을 받아 실제로 쓰이는 러시아정교의 용어를 사용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개신교 명칭 ‘장로’로 번역해온 것을 ‘장상’으로 고쳤으며 ‘수련자’를 ‘수련수사’로 한 것 등도 마찬가지다. 또한 주요 인물이 모두 20대 청년들이며 알렉세이가 10대 소년들과 교류하는 점을 감안해 새 세대의 독자들에게 친근하도록 현대적 언어를 사용했다. 원문을 그대로 살려 제목을 ‘까라마조프 형제들’로 번역했으며, 기존 번역본의 일부 오역을 바로잡았다. 제1부 138면 ‘아이들 돈을 장화 뒤로 빼돌린다/숨긴다’→‘아이들 장화 한짝 살 돈도 숨긴다’ 제2부 392면 ‘말을 더듬었다’→‘말도 튀어나오지 않았다’ 등이 그 예이다.
파괴된 윤리의식에 경종을 울리는 도스또옙스끼의 예언적 통찰력
하느님이 없으므로 모든 것이 허용되는 세상은 부모 살해는 물론 그 어떤 범죄도 ‘죄’가 아니라 단지 사회적 불평등의 결과, 경제적 문제, ‘돈의 문제’일 뿐이라는 무도하고 잔혹한 윤리의식을 팽배하게 할 수 있다. 표도르의 모습에서 알 수 있듯 모든 질서와 도덕적 경계의 파괴, 개인의 무제한적 자유의 허용, 이에 대한 비판의 금지는 결국 인간성의 파괴만을 가속화할 것이다. 과학과 이성의 시대가 인간의 고립과 분열을 부추기던 당대 분위기를 염려하고 인간 본성을 극한까지 탐구한 도스또옙스끼의 이 걸작이 인간 종의 미래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는 오늘날을 사는 새로운 독자들에게 더욱 큰 의미로 다가가리라 믿는다.
기소당하고 모든 민중 앞에서 당할 치욕의 고통을 받아들이고, 고통받기 원하며, 고통을 통해 정화되고자 합니다! 어쩌면 정화될 수 있겠지요, 여러분, 그렇죠? 하지만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들어주십시오. 저는 아버지의 피에 대해서만큼은 무고합니다!
"제 혈육이며 사랑이자 기쁨이신 어머니, 참으로 모든 이가 모든 이 앞에서 모든 것에 대해 죄인이라는 걸 알아주세요.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그렇다고 느끼고 있어요. 우리가 그때는 어떻게 아무것도 모르고 분노를 터뜨리며 살았을까요?”
작가 소개
지은이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1821년 모스크바에서 의사였던 아버지와 신앙심이 깊은 어머니 슬하의 6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공병학교를 졸업하였다. 1842년 소위로 임관하여 공병 부대에서 근무하다 1844년 문학에 생을 바치기로 하고 중위로 퇴역한다. 도스토옙스키는 톨스토이와 투르게네프 같은 작가들과는 달리, 유산으로 받은 재산이 거의 없었기에 유일한 생계 수단이 작품을 쓰는 일이었다. 1849년 4월 23일 페트라스키 금요모임사건으로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는다. 사형집행 직전 황제의 사면으로 죽음을 면하고 시베리아에서 강제노역한다. 1854년 1월 강제노역형을 마치고 시베리아에서 병사로 복무한다. 1858년 1월 소위로 퇴역하고 트베리에서 거주하다 1859년 12월 페테르부르크로 이주한다. 1857년부터 불행한 결혼생활을 함께했던 아내 마리야 이사예바가 1864년 4월 폐병으로 사망한다. 그해 6월 친형이자 동업자였던 미하일이 갑자기 사망한다. 1866년 잘못된 계약으로 급히 소설을 완성해야 했던 작가는 속기사 안나 스니트키나를 고용하여 《도박사》와 《죄와 벌》을 완성하고 이듬해 1867년 2월 속기사와 두 번째로 결혼한다. 1867년 아내와 함께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유럽의 여러 도시를 떠돌며 《백치》, 《영원한 남편》, 《악령》 등을 쓴다. 해외에서 거주하는 동안 세 아이가 태어난다. 작가가 46세일 때 태어난 첫 달 소피야는 태어난 지 석 달 만에 사망한다. 작가에게 삶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준 안나 스니트키나는 작가의 마지막 날까지 든든한 옆지기로 남는다. 1881년 1월 28일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2부를 구상하고 있던 도스토옙스키는 앓던 폐기종이 악화되어 숨을 거둔다. 1881년 2월 1일 장례식을 찾은 6만여명의 인파가 떠나는 작가의 마지막을 지켜보았다. 도스토옙스키는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 티흐빈 묘지에서 안식하고 있다. 대표작은 《가난한 사람들》, 《백야》, 《분신》,《죽음의 집의 기록》, 《지하에서 쓴 회상록》, 《도박사》,《죄와 벌》, 《백치》, 《악령》, 《미성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등이 있다.
목차
제6편 러시아의 수도사
1. 조시마 장상과 그의 손님들
2. 주 안에서 안식하신 계율 수도사제 조시마 장상이 살아생전에 하신 말씀을 바탕으로 알렉세이 표도로비치가 작성하다
3. 조시마 장상의 담화와 가르침 중에서
제3부
제7편 알료샤
1. 썩는 냄새
2. 그런 짧은 순간
3. 파 한 뿌리
4. 갈릴리의 가나
제8편 미쨔
1. 꾸지마 삼소노프
2. 랴가비
3. 금광
4. 어둠 속에서
5. 갑작스러운 결정
6. 내가 직접 간다!
7. 맞설 수 없는 옛 애인
8. 헛소리
제9편 예심
1. 관리 뻬르호찐이 출세의 길에 접어들다
2. 소동
3. 시련을 통과하는 영혼. 첫번째 시련
4. 두번째 시련
5. 세번째 시련
6. 검사가 미쨔를 낚아채다
7. 미쨔의 크나큰 비밀, 모두가 야유하다
8. 증인들의 증언, 아이들
9. 미쨔, 끌려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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