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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섬
보물창고 | 청소년 | 201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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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심이 결여된 이들에게 바치는 꿈과 열정의 서사시
별다른 꿈도 없이, 무엇이 좋은지도 모른 채 안정만을 찾고자 하는 안타까운 젊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걸어온 길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된다. 하다못해 걸음마를 할 때에도 수없이 넘어지고 깨져야 비로소 첫 걸음을 떼게 된다. 그런데 쳇바퀴 돌 듯 주변에서 정해 준 안전한 길만을 돌고 돌며 살아온 오늘날의 젊은이들에게 원대한 꿈을 꾸고 정열적으로 도전하기를 요구하는 것은 어쩌면 지나친 바람일지도 모른다.
『보물섬』의 주인공 짐 호킨스 역시 평범한 소년이었다. 부둣가에 대어진 범선들을 보고도 가슴 설렐 만큼 소박했으며, 외다리 존 실버의 거짓말에 감쪽같이 속아 넘어갈 만큼 순진했다. 하지만 낯선 세계로 보물을 찾아 떠나게 되면서 소년은 급격하게 성장한다. 목숨을 위협받는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담대함을 배우고, 자신을 속여 죽이려는 사람을 앞에 두고 속내를 숨길 줄 아는 지혜와 인내심을 익혔으며, 번뜩이는 직관에 따라 모험을 감행하는 용기까지 갖추게 된다.
무언가를 얻는 과정은 언제나 절대로 순탄하지 않다. 작은 것이든 큰 것이든, 물질적인 것이든 내면적인 것이든 말이다. 하지만 그 순탄치 않은 모험을 떠나, 시련과 고난을 정면으로 마주한 자는 반드시 무언가를 얻게 마련이다. 보물과 같은 물질적인 것이든 인격의 성장이라는 내면적인 가치이든 말이다.
지금 당장 가방을 들춰 메고 모험을 떠날 수는 없다. 우리에게 주어진 현실은 당장의 모험을 허락할 만큼 녹록치 않다. 하지만 우리 몸 속 어딘가에 깊이 잠들어 있던 동물적 직관과 모험을 향한 본능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면 서둘러 『보물섬』으로의 여행을 떠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우리에게 모자랐던 꿈과 열정, 모험심이 비로소 우리에게 찾아들려는 신호일 테니 말이다.
<클래식 보물창고> 시리즈로 만나는 이 작품은 품격 있는 양장본으로 견고하게 만들어 소장의 가치를 한층 더 높였으며 군데군데 노먼 프라이스의 사실적인 펜화가 더해져 글로 묘사된 장면들의 이해를 친절히 돕는다. 심도 있는 역자 해설과 작가 연보는 작품을 보는 총체적인 안목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선과 악의 경계에서 인간의 본성을 노래하다
『보물섬』은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그의 의붓아들과 함께 지도를 그리며 놀다가 ‘보물섬’의 지도를 그린 데서 아이디어를 얻어 쓴 그의 첫 장편소설이다. 작가는 어려서부터 몸이 약해 자신의 건강에 맞는 기후를 찾아 모험과도 같은 여행을 계속했다. 그리고 여행을 원천으로 자신의 인생과 작품을 이끌어 갔다.
스티븐슨의 작품은 뛰어난 상상력과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탁월한 심리 묘사가 강점으로 꼽힌다. 그중에서도 심리 묘사는 『보물섬』의 중심축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보물섬은 성장소설이고 모험소설인 동시에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와 모순’을 드러낸 작품이다.
해적 무리의 우두머리인 존 실버는 사람을 죽이고, 남의 것을 빼앗으며 주인공 짐 호킨스를 위기에 빠트리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똑똑하고 강인한 인물이며, 유쾌하고 자기 절제도 뛰어나다. 선원으로서의 능력도 탁월하고 통솔력도 남다르다. 때때로 진실성을 보여주기도 해서 영화 <캐리비언의 해적>, <피터팬>의 애꾸눈 선장을 비롯한 많은 해적들의 원형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반대로 ‘선’의 무리로 꼽히는 지주와 의사, 선장은 사람을 죽이고, 남의 것을 빼앗기 위해 보물섬을 찾았으며 실수와 실책을 연발하는 등 과연 ‘선’에 가까운 인물인가를 의심하게 만든다.
이처럼 『보물섬』은 선과 악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는 인물들을 통해 인간의 본성에 대해 깊이 있는 생각을 이끌어 낸다. 그리고 절대적이고 영원한 선과 절대적이고 영원한 악이 과연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진다.
바다 위라는 독특한 공간적 느낌과 해적이 주는 환상적인 요소 때문에 해적에 대한 이야기는 신화처럼 이어져 내려온다. 그 신화는 『보물섬』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물섬』은 모험과 낭만, 독특함과 재미는 물론 인간 본성에 대한 다양한 변주와 깊이 있는 통찰력으로 백 년이 넘는 세월을 독자들에게 사랑받으며 해양문학의 고전으로 오래오래 자리매김하고 있다.

즐거운 상상에 사로잡힌 내 눈앞에 커다란 여관 건물이 들어왔다. 질긴 파란 천으로 해군 장교처럼 옷을 만들어 입은 지주님의 환한 얼굴도 보였다. 그는 마치 뱃사람처럼, 뱃사람의 걸음걸이로 여관 문에서 걸어 나와 우리를 맞아 주었다.
“어서 오너라. 리브시 선생은 어젯밤에 런던에서 바로 도착했지. 좋아! 이제 배에 탈 사람들이 모두 모인 게야!”
지주님이 큰 소리로 외쳤다.
“지주님! 우리 언제 출항해요?”
나도 큰 소리로 말했다.
“출항이라! 바로 내일이다!”

갑자기 맨 앞 왼쪽에서 가던 해적이 끔찍한 비명을 질러 대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이 서둘러 그가 있는 쪽으로 뛰어갔다.
“벌써 보물을 찾았을 리가 없는데, 보물은 꼭대기에 있던 거 아니우?”
늙은 모건이 오른쪽에서 우리를 앞질러 쌩하니 달려가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그곳에 도착해 보니, 보물과는 전혀 관계없이 비명을 지른 것이었다. 키가 큰 소나무 밑동에 사람 해골이 너덜너덜한 옷조각을 걸친 채 뻗어 있었다. 땅에서는 초록 덩굴이 자라 해골의 작은 뼈 몇 개가 이 덩굴 위에 걸쳐져 있었다. 순간적으로 모두 뼛속까지 공포를 느꼈으리라.
“뱃사람이었네”

  작가 소개

저자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인간 내면에 감추어진 선과 악을 깊이있게 탐구한 소설가로서 지금까지도 널리 사랑받고 있는 작가이다. 1850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토목기술자인 아버지와 독실한 장로교파 기독교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867년 에든버러 대학에 들어가 가업을 잇기 위해 토목공학을 전공하나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해 문학으로 전공을 바꾸려고 했다. 그러나 집안의 반대로 문학 대신 법학을 전공하게 되고 1875년에는 변호사 자격시험에 합격해 잠깐 변호사 생활을 하기도 한다. 1877년 첫 단편 「주막에서의 하룻밤」을 발표하였고 1878년에는 첫 장편소설 『내륙 항해』를 출간한다. 만성 폐질환으로 고생하면서도 1881년에 『보물섬』을 연재하여 문단의 총아로 떠오른다. 1886년에 출간한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이한 사례』는 대중소설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진지한 주제로 문학적 성과를 인정받았으며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1890년 남태평양 사모아 섬에 정착한 이래로 그곳에서 계속 생활하다 1894년 뇌출혈로 사망했고 그곳에서 묻혔다.

  목차

1부 늙은 해적
1장 늙은 뱃사람 하나가 손님으로 오다
2장 검둥개가 다녀가다
3장 흑점
4장 궤짝
5장 장님의 최후
6장 선장의 서류

2부 선박 요리사
7장 브리스톨로 가다
8장 ‘망원경’ 간판 앞에서
9장 화약과 무기를 옮기다
10장 항해가 시작되다
11장 사과 통 안에서 엿듣다
12장 작전을 세우다

3부 해안가 모험
13장 모험의 시작
14장 첫 번째 공격
15장 섬에 버려진 자

4부 요새
16장 의사가 들려주는 이야기:배를 포기한 과정
17장 의사가 들려주는 이야기:나룻배의 마지막 항해
18장 의사가 들려주는 이야기:첫날 결투의 결말
19장 요새의 수비대(짐 호킨스가 다시 이어받음)
20장 실버의 사절단
21장 공격

5부 바다에서의 모험
22장 모험을 시작하다
23장 썰물
24장 가죽배
25장 해적기를 내리다
26장 이즈라엘 핸즈
27장 은화 팔 레알

6부 실버 선장
28장 적진에서
29장 또 하나의 흑점
30장 가석방
31장 보물찾기:플린트 선장이 남긴 단서
32장 보물찾기:숲 속의 목소리
33장 실버의 파멸
34장 마지막 이야기

역자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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