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함께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거야.
그 기회를 너 스스로 막아 버리지 마.”“처음 만났을 때 내가 말했지. 자기 집에 불이 났을 때, 빠르게 퍼지는 불길에 쫓겨 급하게 제 몸부터 나오는 자가 있는가 하면……. 그 와중에도 바로 나오지 않고 불길 속에 있는 소중한 것을 구하려다 타 죽는 자가 있다고.”
“무언가 소중한 것이 생기면 그게 곧 네 약점이 된다고.”
정원사에게 선물 받은 약초를 구하고 말리며 어느새 시아와 쥬드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게다가 시아는 레스토랑에서의 첫 번째 미션을 수행하며 요괴들의 도움을 받게 되는데, 이들의 도움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이가 있으니 바로 하츠였다. 루이의 공연장에서 만난 시아와 하츠. 하츠는 시아를 불러 친구들을 향한 경고를 하는데….
친구들을 위험에 빠지게 할 수도, 자신이 죽을 수도 없는 시아는 어떠한 결정을 하게 될까.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한국형 판타지의 등장! 《기괴한 레스토랑》은 총 3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1권은 주인공 시아가 기괴한 레스토랑에 들어가게 되며 닥치는 시련과 이를 이겨나가기 위해 만나는 요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구성된다.
2권에서는 정원사에게 약초를 선물 받은 시아가 약초를 말리고 끓이기 위해 겪게 되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만나는 요괴들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또한 쥬드를 비롯한 요괴들과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책은 주인공 시아 뿐만 아니라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한 명 한 명이 각자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인간의 욕심, 행복 등 삶의 보편적인 가치들을 공유하는 인물들을 통해 대중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이야기를 상상력과 특유의 문체, 섬세한 묘사력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왁자지껄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담고 있으면서도,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가치를 매력적으로 다루고 있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이 책을 읽는 동안 다양한 재미와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
《기괴한 레스토랑》은 판다플립에서 무료 연재를 시작으로 베스트 연재 글에 오르며, 네이버, 조아라 등의 플랫폼에서 많은 독자의 출간 요청이 있었던 작품이다.
미리 연재 플랫폼을 통하여 이 글을 읽어본 독자들은 “왁자지껄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가 마치 동화책을 읽는 듯 느껴진다. 새로운 인물들이 나타날 때마다 신선하고 재미있어 도저히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다.”, ““마치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데 저자가 한국 사람이라 놀라웠어요!”, “다음 편이 너무 보고 싶어요. 무엇보다 중독성이 엄청난 듯. 얼른 책으로 만나고 싶어요.”, “오랜만에 제 취향인 소설을 찾았습니다. 당분간 집중 모드입니다.”, “이거 진짜 재밌습니다. 독창적이면서도 진짜 재밌어요.”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고, 독자들의 출간 요청에 의해 종이책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하츠의 입가에 요사한 미소가 그려 졌다. 사실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처음 만났을 때 내가 말했지.”
하츠가 운을 뗐다.
“자기 집에 불이 났을 때, 빠르게 퍼지는 불길에 쫓겨 급하게 제 몸부터 나오는 자가 있는가 하면…….”
들어 본 적 있는 이야기에 시아는 불안한 눈빛으로 하츠를 마주 보았다.
“그 와중에도 바로 나오지 않고 불길 속에 있는 소중한 것을 구하려다 타 죽는 자가 있다고.”
하츠는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이며 시아를 들여다보았다.
“내가 분명 말했을 텐데?”
그가 고개를 숙여 시아와 눈높이를 같게 했다. 바로 앞까지 다가온 검은 눈동자가 시아를 똑바로 바라보며 잔인한 눈웃음을 흘렸다.
“무언가 소중한 것이 생기면 그게 곧 네 약점이 된다고.”
그 의미를 파악한 시아의 표정이 허물어졌다.
눈앞의 악마는 그녀를 해칠 수 없다. 그러나 그녀가 가진 것들을 해칠 수는 있다. 그가 해칠 수 있도록 그것들을 만든 것은 그녀 본인이었다. 바보같이. 후회해도 소용없었다. 이제 와서 버리려 해 봤자, 늦었다. 그들은 이미 소중한 친구 들이니까. 그렇게 되어 버렸다. 불행하게도.
“불은 나야.”
하츠가 다정하게 상기시켜 주었다.
“그리고 저들은 네 스스로가 만들어 놓은 너의 약점이 되겠네.”
저만치에 있는 쥬드와 히로를 응시하며 하츠가 즐거이 속삭였다.
“살려 줄게.”
시아는 눈을 질끈 감았다.
“네가 여유롭게 타 죽을 수 있도록.”
원하는 대답이 들려왔음에도 불구하고 시아는 눈을 뜨지 않았다. 안도할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앞으로 내가 시키는 일은 혼자서 하자, 응? 또이런 식이면 그땐 쟤네 진짜 죽어.”
- 22. 하츠의 경고
“의리를 지킨다. 뭐 이런 거야? 왜 이렇게 감정적이야. 전에 말했잖아, 여기서 그런 건 필요 없다고.” (중략)
아무리 물어보고 협박해도 결국 그뿐이야, 그냥 참으면 돼. 참고 끝까지 입 다물고 있으면 그만일 거야. 나를 죽이 지는 못하잖아.’ “말 안 해 주면, 쟤들을 죽일 건데.”
손가락으로 가리킨 방향을 바라보니 쥬드와 히로가 여전히 악기를 연주하며 놀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드높은 벽 위로 드문드문 나 있는 틈새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쥬드와 히로를 향해 화살들이 겨누어져 있었다.
하츠가 상냥하게 설명했다.
“화살이 총보다 유일하게 뛰어난 점은, 소리가 없어 얌전 하다는 거지. 공연장에서 총소리가 들렸다간 관객이 끊길 거라고 루이가 질색을 해서 말이야.”
“누군지 말해 주면…… 죽일 거야?”
자신이 어떤 목소리를 냈는지 시아는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애원이 담긴 것 같기도 하고, 갈등이 담긴 것 같기도 했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조금이라도 저들을 살릴 여지가 생길 수 있을까.
“그럴 확률이 높다고 봐야지?”
시아가 무슨 말을 해도, 쥬드는 죽게 될 것이다. 그것은 그저 쉬이 받아들이기엔 너무나 잔인한 ‘현실’이었다.
“이제부터는 네가 무슨 일을 시켜도 나 혼자 힘으로 할게.
이번 한 번만 봐줘.”
“네가 식당 일을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준 건, 해돈의 명을 거스른 거나 마찬가지야. 반역자는 어떤 경우에도 축출 해야지.”
그는 떨어지는 물방울들을 지켜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는 악마에게 휘둘려 소중한 인연들을 제 손으로 죽여야만 했던 과거의 기억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가 이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자신의 소중한 이를 제 손으로 죽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감사히 여기며 안도했을 것이다. 그들이 자신의 손이 아닌, 다른 이의 손에 죽는다는 사실 하나에. 눈물겹게 갈아 온 칼을 친구들의 가슴팍에 들이댈 때 그들이 짓는 표정을 보지 않아도 되어서, 원망하는 표정과 그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도 칼을 가슴속에 쑤셔 박고, 그가 죽인 친구들의 시체를 보는 것이 두려워 황급히 고개를 돌려 도망치지 않아도 된다는 그 사실에 감동할 것이다.
“우는 거야?”
‘겨우 이 정도로?’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인연들을 자신의 손으로 죽여야만 했던 그조차 마음껏 울지 못했다. 눈물이 앞을 가리려고 할즈음이면 어느새 자신 안에 깃든 악마가 자신의 손으로 또다시 칼을 갈고 있었고, 나날이 반복되는 참혹한 일상에 감정은 점점 무뎌졌다.
- 22. 하츠의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