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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피지 않은 꽃을 생각했다
시인동네 | 부모님 | 202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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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시인동네 시인선 163권. 철필(鐵筆)로 꽃을 새기는 문객(文客)의 운명. 이용진 시인의 첫 시집. 등단 이후 26년 만에 세상에 첫선을 보이지만 여전히 살아있고, 여전히 아름다운 이 시집은 시와 삶을 향한 시인의 치열한 육박을 보여준다. 시에 대한 생각이 오랜 시간 내면화된 터라 어떤 걸림이나 어려움도 없다. 그 자체로 시의 진경을 보여준다.

  출판사 리뷰

이용진 시인,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이다. 오래전 그와 함께 축구를 했고 서예와 관련된 글 읽기를 좋아했던 탓에 그가 보내준 서예 관련 잡지를 여러 권 받아 보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십여 년 동안 마술처럼 교류 없는 세월을 잘도 살아왔다. 시집 초고와 함께 온 그의 약력을 물끄러미 바라보니 1995년 등단하여 이것이 첫 시집이다. 쓸쓸하니 반가운 생각이 겹쳐온다. 시의 길이란 한번 들어서면 어떠한 운명일지라도 시의 길로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음을 절감하게 되는 바다.
시를 읽으며 변방의 한 검객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칼과 몸이 하나가 되기 위해 온 몸을 베여 가며 연마에 연마를 거듭하다가 흐르는 물에 제 낯을 비추는 검객. 시란 무엇인가를 찾아가는 문객으로서의 그의 여정이 그러하다는 말이다.

나를 앞서간 선생들은 한결같이
무릇 시란 몰자(沒字)와 무문(無紋)으로 빛나는 것
문자로 쓰는 게 아니라 일러주었건만
성미 급한 나는
낙필(落筆)부터 하려 들었다

시간이 지나
내가 꺼낸 말들이 돌고 돌아
다시 나에게 와서
얼룩이 되기도 했다

만들었던 무늬를
하나씩 지워가는 것이 문객의 운명이다

오래전 예언이
내 것처럼 여겨지는 저녁

당분간
나고 죽는 일을 말하지 않더라도
얼룩과 무늬를 분간 못하더라도
여전히 계격(界格)도 구획도 없는
시를 쓸 것이다

얼룩이 된 무늬처럼
무늬가 되는 얼룩처럼
아주 천천히 지워지는
몰골풍(沒骨風) 시를 쓸 것이다
― 「저물녘」 전문

그가 의식하는 시란 “몰자(沒字)와 무문(無紋)으로 빛나는 것”이다. 글을 잃고 무늬 없이 빛나는 경지가 그가 지향하는 시의 세계다. 그러니 검객을 연상케 하는 문객의 운명이란 “만들었던 무늬를/하나씩 지워가는 것”일 터이다. 시란 “문자로 쓰는 게 아니라”는 성찰은 시의 문제를 존재의 문제로 끌어 올린다. 존재를 의미 있는 존재로 존재케 하는 힘을 그는 시에서 본 것이다. 오랜 시간 그가 시를 쓰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자신에게 돌아와 얼룩이 되는 말들에 대한 고뇌는 영혼의 방황을 의미한다. 얼룩을 지워내는 일이란 한껏 부풀어 오른 시적 긴장을 유지하면서도 간결한 시적 언어의 행보를 의미하는 것이다. 염화시중의 미소와 같이 어느 지경에 이르러야만 서로 감지할 수 있는 세계로의 진입이 그가 꿈꾸는 시적 경지라 할 수 있다. “오래전 예언이/내 것처럼 여겨지는 저녁”에 시인으로서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신의 언어가 얼룩일지라도 “몰골풍(沒骨風) 시를 쓸 것이다”라는 투철한 자기 인식은 그가 서 있는 시의 전선이 어디쯤인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치열한 인식의 싸움터에서 얼룩이 무늬가 되고 무늬가 얼룩이 되는, 그러다가 모든 것이 지워져 버리는 “몰골풍(沒骨風) 시를” 쓰겠다는 의지는 시에 대한 그의 생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몰골풍이란 먹이나 물감을 찍어 한 붓에 그리는 화법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시적 수사니 기교를 넘어 삶의 오욕과 환희가 한데 어우러진 비의(秘意)를 드러내고 싶다는 것이 그의 욕망일 터이다. “세상 제각기 장경각인 줄 모르고/깊고 깊게 수만 권 경전 끼고 사는 줄 까맣게 모르고/쓸데없이 허튼 데만 기웃거렸다”(「없는 시를 권함」)는 진술은 젊은 날 시인으로서 자신의 태도에 대한 성찰적 고백을 담고 있다. 세상의 무엇이나 경전을 담은 집이라는 인식은 세계를 바라보는 시점에 변화를 주게 된다. 가르고 나누어 사고하는 편협성을 넘어 통합적으로 세계를 바로보고자 하는 시적 욕망이 몰골풍의 시 쓰기라 할 것이다.
― 우대식(시인)

■ 시인의 산문

독좌(獨坐)는 만상을 수용하는 하나의 과정이다.

몸이 한 일과
마음이 세운 한 채 집이 다를 바 없구나.

새 한 마리 물가에 날아와 제 낯을 비춰본다

얕은 물
먼 뒤편

평생 날아도 다 날지 못할 허공은 그대로인데

아직 할 일이 남았구나

다행이다
― 「관상」 전문

이 책은 미완의 경전
그것이 못내 아쉽다
한때는 뜨거움이었으나
이제는 재도 남기지 못하였으니
나머지는 침묵으로 견뎌야 했다
오래도록 사하촌 배회하다
일찍 불 끄고 어둠이 된 책

나는 이 책의 적지 못한 뒤쪽을 조금 안다
떠돌고 떠돌았고
잠깐 돌아왔으나 다시 먼 곳을 헤매던,
마침내 아내와 자식도 떠나버리고
사하촌에서도 밀려나 길에서 책을 마쳤다
어쩌면 그는 오래전에
짓던 책을 스스로 덮었는지도 모른다

다만 시간이 한참 지난 후
누구는 구름이라 하고
누구는 바람이라 하였지만 나는 안다
필 때마다 망설이고
피어서도 웃지 못하던,
그늘만 찾아서 피었다가 고요히 시드는
그는 꽃이었다

짓다가 그만두고
다시 짓다가 끝내 그만둔
화경(花經)을 잠깐 빌려 읽었다
― 「미완의 꽃」 전문

오랜만에 뵌 시인은
덜컹거린 십 년을 얘기했다

산다는 게
덜컹거리며 가는 것 아니겠냐는 그 말
바닥이 울려서
잠시 나를 견줘봤다

선생에 비하면
내 덜컹거림은 한참 멀었고

대신
덜컹거리는 여운을
마음 바닥에 옮겨놓고
때마다
가만히 손을 대보곤 했다
― 「위로」 전문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용진
경북 울진에서 태어나 1995년 《세계의문학》으로 등단했다.

  목차

제1부

관상13/미완의 꽃14/아직 피지 않은 꽃을 생각했다16/저물녘18/없는 시를 권함20/첫사랑22/시를 읽다23/꽃을 보내다24/시26/말단의 힘28/뜸을 들이는 이유30/사랑32/낡았다는 건33/이별34/시집36/짝사랑38/절필40/뻐꾸기 사경42/너라는 꽃44

제2부

위로47/단추48/글꽃50/쉼52/코스모스53/여름54/오래된 달력56/제비58/나의 이력서59/상한 밥60/보풀62/나는 가구다64/동행65/동행 266/동행 368/동행 470/복기(復棋)72/오래된 미래74/따뜻한 꽃76

제3부

직관79/시인80/몽유도원82/노계불(老鷄佛)84/도강록(渡江錄)86/차를 탐하다88/요양병원90/꽃그늘91/검은 새92/부고를 적다94/봄날96/월명(月鳴)98/학생100/내가 아팠구나102/도화(桃花)에 머물다104/화개(花開)106/과제108

해설 우대식(시인)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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