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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전
서해문집 | 청소년 | 2021.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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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서해문집 청소년 고전문학 시리즈 첫 권. 재미있고 새로운 온갖 정보를 인터넷으로 접하는 십 대들에게 고전문학을 읽는 즐거움, 각 작품이 갖는 의미와 매력을 설득력 있게 전한다.

<홍길동전>은 고전을 공부하는 소설가 설흔이 풀어썼다. 고전의 멋을 오늘의 언어와 리듬감 있게 이어지는 단문들로 살리고 부가 설명을 최소화해, 청소년들이 쉽게 끝까지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여러 판본을 한데 녹이지 않고 완판 36장본과 경판 30장본을 나란히 실어 원전의 본모습과 변천을 확인할 수 있다. 완판 36장본에는 신출귀몰한 길동의 활약을 묘사한 감각적인 일러스트가 함께한다.

전국국어교사모임·경기도중등독서교육연구회 소속 국어 교사의 해설은 불합리한 사회에 복수하지 않는 품위 있는 영웅의 모습에 주목한다. 뛰어난 능력을 차별받던 사람들이 존중받는 세계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홍길동전>은 권선징악을 실현하는 ‘사이다’ 그 이상의 작품임을 보여 준다.

  출판사 리뷰

서해문집 청소년 고전문학 시리즈 첫 권. 재미있고 새로운 온갖 정보를 인터넷으로 접하는 십 대들에게 고전문학을 읽는 즐거움, 각 작품이 갖는 의미와 매력을 설득력 있게 전한다.
《홍길동전》은 고전을 공부하는 소설가 설흔이 풀어썼다. 고전의 멋을 오늘의 언어와 리듬감 있게 이어지는 단문들로 살리고 부가 설명을 최소화해, 청소년들이 쉽게 끝까지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여러 판본을 한데 녹이지 않아 원전의 본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부조리한 사회를 고발하는 성격이 강하고 화려한 묘사가 특징인 완판 36장본과 경판 중 《홍길동전》의 전체 모습이 가장 잘 나타난 30장본을 나란히 실어, 인기 있는 고전소설이 어떻게 변주되는지 알려 준다. 완판 36장본에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길동의 슬픔, 구름과 비를 부리는 신묘한 도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며 조선 팔도를 쥐락펴락하는 길동의 활약을 재현한 감각적인 일러스트가 함께한다.

부조리한 세상 앞에 눈물짓던 열한 살 길동
차별받던 사람들이 존중받는 나라를 만들다

신분과 가난의 벽을 부수고
더 나은 세계를 펼쳐 보인
품위 있는 영웅의 탄생!


전국국어교사모임·경기도중등독서교육연구회 소속 국어 교사의 해설은 《홍길동전》이 권선징악과 인과응보를 실현하는 ‘사이다’ 그 이상의 작품임을 보여 준다. 구조적 차별 앞에 좌절했던 길동이 조선 사회에 복수하지 않고, 뛰어난 힘으로 타자들이 존중받는 새로운 세계를 만든 점에 주목하는 것이다.
이 품위 있는 영웅의 모습 속에서, 독자는 《홍길동전》의 가치가 누군가를 배척하는 납작한 기준을 의심하게 하는 데 있음을 깨닫게 된다. ‘시절이 태평해 풍년이 이어졌고 나라와 백성이 편안해 사방에 일이 없었다’는 고전소설의 익숙한 문장을 ‘신분에 상관없이 존재를 인정받고 꿈을 펼칠 수 있는 세상의 도래’로 읽어 내게 된다. 사회의 발전이란 기득권의 삶이 나아질 때가 아니라, 없는 존재로 간주되고 배제되었던 이들이 드러날 때 이루어진다고 말하게 된다.
길동은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무결한 고전소설의 영웅들과 다르다. 노비 소생이라는 결핍과 이를 한탄하며 통곡하는 유약함이 있다. 이는 독자에게 완전무결하지 않아도 멋진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작은 용기를 심어 준다. 영웅을 향한 감탄과 동경을 넘어, 무언가 해 보고 싶어지는 실천의 씨앗을 가슴에 품게 한다. 《홍길동전》이 400여년의 시간을 넘어 현재에도 널리 읽히며 각종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의 모티프가 되는 까닭 중 하나다.




길동이 빠르게 자라 여덟 살이 되었다. 눈에 띄게 총명해서 하나를 들으면 백을 알았다. 공이 더 사랑하고 소중히 여겼으나 근본이 천한 까닭에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고 형을 형이라 부르면 꾸짖었다. 길동은 열 살이 넘도록 감히 아버지와 형을 부르지 못했다. 하인들마저 길동을 무시하자 원통한 마음이 뼈까지 사무쳐 좀처럼 마음을 잡지 못했다.
구월, 가을 보름이 되었다. 둥근 달은 밝았고 맑은 바람은 쓸쓸히 불어와 사람의 마음을 어지럽혔다. 길동이 글을 읽다가 책상을 밀치며 탄식했다.
“대장부가 세상에 태어나 공자와 맹자를 본받지 못하면, 병법을 공부해 대장군의 도장을 허리에 비껴 차고 동과 서를 정벌해 나라에 큰 공을 세우고 이름을 만대에 빛내는 것이 장부가 해야 할 기쁜 일이다. 그런데 내 한 몸은 왜 이렇게 외로울까? 아버지와 형이 있어도 아버지와 형이라 부르지 못하니 심장이 터질 지경이다. 참으로 원통하구나!” _경판 30장본 〈깊은 한을 품고서〉 중에서

‘내 팔자가 사나워 집을 나와 도적 소굴에 몸을 맡기게 되었으나 본심은 아니다. 입신양명해서 임금을 도와 백성을 구하고 부모가 영화를 누리게 해야 하거늘, 남의 천대를 못 참아 이 지경에 이르렀다. 차라리 이를 기회로 삼아 큰 이름을 후세에 전해야 하리.’
길동은 짚으로 허수아비 일곱을 만든 후 군사 오십 명씩과 함께 팔도에 보냈다. 혼과 넋이 다 따로 있어 조화가 무궁했다. 군사들 또한 진짜 길동이 어느 도로 가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길동과 허수아비 일곱은 팔도를 마음껏 누비며 나쁜 사람의 재물을 빼앗아 불쌍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수령의 뇌물을 훔치고, 창고를 열어 백성에게 베풀었다. 곳곳마다 한바탕 소동이 일어 각 읍의 군사들은 뜬눈으로 창고를 지켰다. 그러나 길동이 수단을 한 번 부리면 비바람이 크게 불고 구름과 안개가 짙게 깔려 하늘과 땅을 구별하기 어려워지니, 손이 묶인 듯 전혀 막지 못했다. 길동은 팔도에서 난을 일으키며 이름을 똑똑히 외쳤다.
“활빈당 장수 홍길동이다.” _완판 36장본 〈포도대장을 쫓다〉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허균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문학가다. 1597년 문과에 급제했으며 여러 벼슬을 거쳐 1610년에는 명나라에 가서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신자가 되었다. 1617년에는 인목대비 폐모론을 주장하며 대북파의 일원으로 왕의 신임을 받았다. 시문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 천재였으나 3번의 파직을 겪었으며, 12세에는 아버지, 20세에는 형, 22세에는 누이 허난설헌, 임진왜란 당시에는 처와 아들을 잃는 등 파란만장하고 불우한 생애를 보냈다. 서자를 차별 대우하는 사회 제도에 반대했으며, 광해군 때인 1618년 반란을 계획한 것이 탄로나 처형당했다. 사회제도에 비판을 가하는 허균의 진면목이 드러난 작품이 <홍길동전>이며, 『한정록』은 중국의 여러 책에서 은둔과 한적에 관한 내용을 모은 후 선별해 펴낸 책이다.

  목차

머리말

완판 36장본
청룡이 깃든 아이
깊은 한을 품고서
초낭의 음모
집을 떠나다
활빈당의 습격
포도대장을 쫓다
뒤집힌 홍 씨 가문
진짜 길동 찾기
압송 작전
제도를 향해
을동과 세 부인
아버지의 초상
율도국 정복
모든 뜻을 이루다

경판 30장본

해설 《홍길동전》을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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