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네 상상력이 세상을 구원할 거야!”
‘지원이와 병관이’ 시리즈의 그림 작가 김영진이 선보이는
두근두근 짜릿짜릿 가슴 뭉클한 판타지!“너, 나랑 같이 좀 가자.”
어느 날, 나로네 강아지 펄럭이가
사람처럼 벌떡 일어나 나로에게 말을 건네는 거야.
사실 펄럭이는 상상 세계 이루리아에서 온 특수 요원인데,
이루리아에 문제가 생겨서 나로의 도움이 필요하대.
왜 하필 틈만 나면 딴생각에 빠져 있는 나로냐고?
그야 나로가 세상에서 가장 상상력이 뛰어난 어린이니까!
상상력이라면 너도 나로한테 뒤지지 않는다고?
그럼 너도 같이 갈래?
세상을 바꾸는 힘, 아이들의 상상력흔히 아이들을 ‘현실 속에 존재하는 미래’라고 합니다. 아이들은 늘 세상에 없는 것을 상상하고, 그 상상은 머지않은 미래에 현실이 되곤 합니다. 책상마다 컴퓨터가 놓이는 상상을 했던 빌 게이츠나, 걸어 다니며 인터넷을 하는 상상을 했던 스티브 잡스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말이지요. 그럼에도 아이들의 상상은 ‘허튼 생각’으로 치부 당하기 일쑤입니다.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들은 어른들이 짜놓은 틀에서 벗어난 생각이나 행동을 할 때가 많으니까요. 이 책이 주인공 나로처럼 말이지요.
나로는 그야말로 틈만 나면 딴생각을 하는 아이입니다. 수업 시간에도, 강아지 산책을 시키면서도, 횡단보도를 건너면서도 나로의 머릿속에선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가 모락모락 피어 납니다. 그러니 학교 성적이 좋을 리 없고, 친구들한테 인기가 있을 리도 없습니다. 걸핏하면 선생님은 물론이고 낯모르는 어른들한테까지 지청구를 듣기 일쑤지요.
하지만 오늘은 선생님한테 꾸중을 들어도, 어른들한테 욕을 먹어도 구름 속을 걷는 것 같기만 합니다. 내일 엄마랑 놀이동산에 가기로 했기 때문이지요. 바쁜 엄마 밑에서 자라는 나로는 어쩌면 놀이동산에 가는 것보다도 온종일 엄마랑 함께 지낸다는 것이 더 설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저녁 늦게야 피곤에 절은 얼굴로 돌아온 엄마가 그러는 겁니다. “나로야, 미안. 엄마가 내일도 일을 해야 될 것 같아. 놀이동산 가는 건 다음으로 미루자.” 공부는 못해도, 인기는 없어도, 속은 누구보다 깊은 나로는 엄마 앞에선 싫은 내색도 하지 못하고 제 방으로 돌아와 창밖을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입니다.
그때 누군가 나로의 어깨를 툭툭 건드립니다. “왜 또!” 나로가 볼멘소리를 하며 돌아봤더니…… 나로네 강아지 펄럭이가 사람처럼 두 발로 서서 말을 하는 게 아니겠어요! “너, 나랑 같이 좀 가자.” 하고 말이에요. 사실 펄럭이는 평범한 강아지가 아니라 상상 세계 이루리아에서 온 특수 요원이라네요. 평소에는 정체를 숨기고 현실 세계의 아이들이 뿜어내는 상상 에너지를 모아 이루리아에 보내는 일을 한다지요. 그런데 지금 이루리아에 문제가 생겨서 나로 도움이 필요하답니다. 그런데 왜 하필 나로냐고요? 그야 나로가 이 세상에서 가장 상상력이 뛰어난 어린이니까요!
펄럭이를 따라 이루리아로 간 나로는 현실 세계에서는 욕을 먹기 일쑤였던 상상력을 한껏 발휘해 문제를 해결합니다. 그러고 돌아와 보니 나로의 현실도 조금, 아주 조금 바뀌어 있습니다.
마음을 담아 간절하게 상상하라!《엄마를 구출하라!》는 누구도 그 빛나는 부분을 몰라주었던 외로운 아이의 오랜 상상이 빚어 낸 결과물입니다. 일하는 엄마 밑에서 외롭게 자란 아이는 늘 엄마가 조금만 덜 바빴으면 하고 바랐습니다. 엄마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아쉽기도 했지만, 엄마에 대한 연민도 그에 못지않았던 까닭이지요.
아이는 외로운 시간을 그림을 그리고 상상을 하면서 보내곤 했습니다. 하지만 내성적인 성격 탓에 제 세계를 쉽사리 남들에게 내보이지는 못했습니다. 이 아이가 자라서 그림책 작가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동급생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고 합니다. 이 과묵하고 덩치 큰 동급생이 틀림없이 건달이나 운동선수가 되었을 거라고 생각했던 까닭이지요. 이 아이가 바로 그림책 작가 김영진입니다.
김영진은 아이들이 가진 상상의 힘을 누구보다도 신봉합니다. 상상력이야말로 외로웠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견디게 해 준 힘이자, 자신을 그림책 작가로 만들어 준 원동력이었으니까요. 책에 나오는 상상 에너지 사용법, ‘마음을 담아 간절하게 상상한다. 구석구석 자세하게 상상한다. 안 되면 계속한다.’는 허투루 던지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 자신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정말로 상상을 현실로 바꾸는 ‘비법’이지요.
김영진이 《엄마를 구출하라!》를 통해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상상 에너지 사용법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엄마 아빠가 바빠서 외로운 아이들, 남보다 잘난 구석이 하나도 없어서 슬픈 아이들, 그리고 차라리 눈을 돌리고 싶은 현실에 처해 있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 저희들 속에 숨겨진 엄청난 힘을 발견하고, 그 힘으로 현실을 바꾸고, 나아가 세상을 바꾸기를 바라는지도 모릅니다. 그리하여 그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것인지도요.
김영진이 이 책에 담고 싶었던 또 한 가지는 헌사에도 썼듯 ‘존경 받아 마땅한 이 세상 모든 엄마들’에 대한 감사와 위로입니다. 그는 바깥일을 하면서 자신과 누나를 키웠던 어머니를 생각하거나, 바깥일을 하지는 않지만 두 아들을 키우느라 동동거리는 아내를 보면 늘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고 합니다. 《엄마를 구출하라!》는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그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많은 어머니들에게 보내는 선물이기도 합니다. 엄마와 아이가 이 책을 함께 보면서 따뜻한 위안을 주고받기를, 엄마들이 좀 더 행복하게 일하고 좀 더 행복하게 아이를 기를 수 있는 세상을 함께 꿈꾸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이 세상 모든 엄마와 아이가 함께 간절히 상상하면 세상을 바꾸는 것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지 모른다고 상상하면서 말이지요.
이루리아로 가는 입구, 함께 찾아볼까?김영진은 ‘지원이와 병관이’ 시리즈의 그림으로 어린이와 부모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그림책 작가입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 아이들의 일상과 심리를 이보다 더 생생하게 담은 그림책도 드물지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같은 주인공으로 여덟 권이나 되는 그림책 시리즈를 이어 온 점도 놀랍습니다. 그런 김영진이 이번에는 상상력 풍부한 사내아이 나로와 강아지 펄럭이를 주인공으로 한 판타지 그림책 시리즈를 열어 갑니다.
처녀작 《노래하는 볼돼지》부터 줄곧 김영진의 주된 관심사의 아이들의 상상력이었습니다. 아이들의 건강한 상상력이야말로 아이들 스스로의 미래는 물론이고 세상의 미래를 바꾸는 원동력이라 믿기 때문이지요. 김영진은 이번 ‘나로와 펄럭이의 모험’ 시리즈에서 상상 세계 이루리아를 배경으로 그런 평소 생각을 마음껏 펼쳐 보입니다.
나로는 현실 세계에선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이른바 ‘찌질이’입니다. 하지만 상상 세계 이루리아에선 상상력으로 세상을 구원하는 ‘영웅’으로 거듭납니다. 물론 그것이 깨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닌 백일몽이어서는 곤란하겠지요. 강아지 펄럭이와 더불어 이루리아의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가면서, 나로는 스스로의 현실을 극복할 힘도 더불어 길러 나갑니다. 나로가 앞으로 어떠한 모험을 겪으며 얼마나 더 성장해 나갈지, 아직은 작가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말입니다.
어쨌거나 이루리아로 가는 입구는 이미 열렸고, 그곳에서 새어 나오는 빛은 몹시도 유혹적입니다.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가 연주하는 피리 소리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그 빛은 하멜른의 피리 소리와 달리 아이들을 더 건강한 모습으로 세상에 돌려놓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