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삶에 치인 당신에게 건네는 희망 메시지. 인생의 여러 고비를 넘어 기적 같은 삶을 되찾은 저자의 삶을 돌아보며 힘들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희망을 갖게 한다. 아픔으로 몸부림쳤던 순간도, 행복했던 순간도 언젠가는 인생의 자양분이 되어 보물처럼 남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간과 순간의 조화, 자정도 되고 승화도 되는 수필을 통해 생을 대하는 저자의 긍정적인 태도를 그대로 드러낸다.
출판사 리뷰
나는 기적이다
하루도 같은 날이 없는 하루를 또 받았다
“세 번째로 신장암 수술 때 내 몸을 잘못 옮기다가 건강한 척추뼈 4, 5번이 부러져서 ‘척추 전방 전위증’이란 병으로 발전되었다. 수술 후 앉아있기도 힘든 상황이어서 두 발로 걸어 다니는 사람이면 누구나 부러웠다.
오픈한 가게도 전망이 불투명했다. 날씨가 나쁘거나 운이 안 좋은 날에는 공치기 일쑤였다. 그가 처음 매장을 찾았을 때도 아마 그러했으리라. 실패가 어찌 그만의 전용물이겠는가? 누구나 밟을 수 있는, 지뢰와 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오늘도 그때처럼 비가 내린다. 그도 나도 상처투성이의 긴 터널을 빠져나온 지금, 인생의 고비 고비를 생각하며 적포도주 한 잔 따른다. 부디 이제 더 이상의 고통과 슬픔이 없기를 기원하며 행여 그가 오려나 바깥을 내다본다.”(p. 82~83, ‘노숙자와 와인’ 중에서)
비 오는 날 홍삼 매장은 유독 한가하다. 한 노숙자가 매장 안으로 들어와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소줏값 이천 원만 달라 말한다. 왠지 그 노숙자가 두렵게 느껴지지 않았던 저자는 매장을 나가려는 이를 불러 세워 적포도주 한 병 꺼낸다. 주고받는 술잔에 지난날 서럽고도 힘든 이야기도 같이 담겼다. 수술로 몸과 마음이 지친 사람과 손대는 일마다 꼬이기만 해 노숙자 신세가 된 사람은 어둠이 내려앉을 때까지 아픔을 늘어놓았다.
못난 사람을 인간으로 대해 줘서 고맙다며 바른 사람이 되어서 찾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 노숙자는 3년 뒤 깔끔하게 차려입은 신사가 되어 매장에서 가장 비싼 상품을 잔뜩 사갔다. 전망이 불투명하던 매장은 어느새 확장 이전하게 되었다. 임우희 수필가가 상처투성이 긴 터널에서 빠져나와 인생의 고비를 돌아보며 깨달은 것은, 실패가 누군가의 전용물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어린 시절 객지에서 건설업을 하는 아버지를 도우려 엄마와 삼 남매가 손수레로 연탄 배달을 하다 논바닥에도 빠져 봤다. 팔 남매 맏며느리로 들어간 뒤에도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시어머니가 유행성 출혈열로 심하게 앓아 집안이 뒤집히는가 하면, 시동생이 급히 치료하지 않으면 백혈병으로 갈 수도 있는 재생 불량성 빈혈에 걸려 분유 깡통에 코피를 흥건하게 흘리기도 했다. 공장에서 불이 난 날은 결혼 때 엄마가 만들어주신 솜이불에 물을 적셔 겨우 껐다. 이불도 몰골도 형편없이 망가졌지만 그 와중에도 모두 웃고 있었다.
결혼 13년째에 다섯째, 여섯째 시동생 결혼식을 25일 간격으로 치르게 되면서 무리한 탓인지 자궁내막증으로 대수술을 받았다. 퇴원 전 종합검사에서는 청천벽력 같은 결과가 나왔다. 신장암 말기였다. 여러 차례 수술을 받다 척추뼈에 금이 가는 사고도 당하고, 갑상샘 악성 종양으로 인한 수술로 통곡하기도 한다. 건강에 문제가 생긴 후 좋다는 것은 무엇이든 시도해 왔지만 맨발 걷기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힘들면 그만둘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축복처럼 삶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저자는 오늘을 기적으로 여기며 맨발로 걷고 끝없는 도전 정신으로 새로운 일을 배워 나갔다. 수필이라는 쉽지 않은 길도 저자에게는 행복이었다. 즐거운 일도 죽도록 고통스러운 날도 그 감정을 낱낱이 적어 나가며 삶에서 재미를 찾아간 것이다. 시부모님, 부모님, 형제자매, 남편과 아이들 등 가족과 함께한 일상도 수필의 재료가 되었다. 그렇게 써내려 간 50여 편의 글을 ‘엄마의 손수레’, ‘노숙자와 와인’, ‘맨발로’, ‘우레시노의 달빛’ 4부로 정리해 첫 수필집으로 엮었다.
오랜 투병 생활을 거치며 오히려 희망과 손을 잡고 삶의 자산으로 만들기까지의 이야기는 모두에게 그 희망을 전하는 일이 되어 방송까지 여러 번 나가게 되었다. 박기옥 수필가는 “같은 주제라도 나의 이야기로 적으면 일기가 되고 우리의 이야기로 쓰면 수필이 된다”고 말한다. 나 자신에 갇히지 않고, 사람들 속에서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는 저자의 수필은 독자에게 공감과 감동을 전달하기에 충분하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임우희
• 《수필시대》, 《아동문학세상》 등단• OCU 디지털비즈니스학과 온라인쇼핑몰학사• OCU 사회복지학사• e-book 『다시 사는 인생』 1권~6권• 공저 『기억 저편』• 대구문인협회, 영남수필, 대구수필가협회, 청마수필, 에세이 아카데미 회원• (현)정관장남산점 대표
목차
책을 내며 _ 수필은 삶의 끝날까지 가장 소중한 벗
1부. 엄마의 손수레
음치의 노래 / 어머님의 임종 / 나목 / 아버지 / 엄마의 손수레 / 엄마의 여덟 번째 기일 / 미안해요 고마워요 / 운전 연습 / 그랬구나 / 하루 여행 / 불〔火〕 / 꽃 마중 / 매리드 업married up / 낙조落照
2부. 노숙자와 와인
누름돌 / 일요일의 단상 / 5분의 기적 / 노숙자와 와인 / 아니, 사장님이! / 순간순간瞬間瞬間 / 소리길에서 듣는다 / 기적 / 가을 노을 속에서 / 내일이 없는 것처럼 / 하나가 된 세상 / 끈 / 오일장에서 / 비 오는 3일의 퀵맨
3부. 맨발로
맨발로 / 일상에서 / 삶 속의 옥시토신 / 새벽 / 고비苦悲와 성장成長 / 숨 고르기 / 맨발 1002번의 힘 / 통곡과 은총 사이 / 신발 한 짝 / 벚꽃 엔딩 / 대파 새싹 / 무청 시래기 / 고장 난 시계
4부. 우레시노의 달빛
매물도에서 / 삼청산과 황산 서해대협곡 / 우레시노의 달빛 / 무섬마을의 태극다리 / 미국 방문기 / 롤러코스터 / ‘사랑도’가 아니라‘사량도’이다 / 칠보산에 올라 / 빼래기 능선 / 남덕유산 1,507m / 보스톤에서 / 사문진을 걷다 / 단산지丹山池에서
발문 _ 임우희 수필집 『맨발로』에 부쳐/ 박기옥